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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꿈은 축구선수였지만 정작 배구선수를 하고 만, 당근 기자노릇은 축구였으되 야구 육상 사격 역도 배드민턴 농구를 섭렵하다 방송영화계를 출입하며 연예와 씨름한 방랑의 취재인생. 전직 스포츠신문 기자가 전하는 스포츠와 연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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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호’의 브라질전 미스테리

글쓴이 : 로빈 날짜 : 2012-08-09 (목) 04:17:26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게 아니다. 한국축구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쳤다. 세계최강 브라질을 어떻게 이기냐고? 레벨이 다르지 않냐고? 브라질에 맥을 못추는 태극전사들의 무력함을 보고도 그런 소릴 하냐고?

동의한다. 브라질은 현란한 개인기와 감각적인 슈팅으로 한국을 농락했다. 브라질 선수의 개인기는 한국선수 두세명이 붙어도 공을 뺏기 힘들만큼 탁월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3-0의 스코어는 타당했고 한국의 패배는 지극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것은 한국이 제 실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은 주최국 영국통합팀을 상대할 때와는 달리 너무도 무기력했다. 영국보다 브라질이 너무 강해서일까?

적어도 이번 올림픽에서 영국은 브라질보다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팀이었다. 선수 개인의 기량이 다소 떨어진다해도 영국은 주최국이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은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기에 충분한 변수다.

반면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평소보다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온두라스와의 8강전은 사실상 진 경기였다. 선제골을 먹기도 했지만 전반 상대가 1명이 퇴장당했음에도 2-2로 접전을 벌이다 막판 역전결승골을 간신히 터뜨렸다. 종료 수분전엔 한명이 더 퇴장당해 9명이 된 온두라스와 싸우기도 했다.

온두라스가 전반 한 선수가 연속경고를 받는 납득안가는 퇴장을 당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전통의 강호는 실력외에 프리미엄이란게 있다. 흥행을 위해서라도 강팀이 올라가야 하기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은 초반부터 불안감을 주었다. 심판의 연속적인 경고 두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한국도 영국전에서 심판의 강력한 견제를 받았다. 한국이 예상외의 강력한 면모로 선제골을 작렬하자 영국은 허둥댔다. 공교롭게 우리 수비의 어정쩡한 핸들링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동점골 성공후 두 번째 페널티킥이 나왔다. 무시할수 있는 파울이었다. 그러나 주최국의 기사회생(起死回生)을 위해선 ‘반드시 불어야 하는’ 파울이었다.

두 번째 페널티킥 선언직후 한국선수들의 거센 항의는 또다른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주장 구자철이 선수들을 자제시키고 강력한 어필하지 않았다면 밀레니엄스타디움의 쾌거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레프리는 명백히 주최국을 도왔지만 하늘은 영국 편이 아니었다. 7만5천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업은 ‘축구종가’ 영국이 ‘변방축구’ 코리아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브라질-온두라스전과 한국-영국전을 보고 한국이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는 실력이상의 기량으로 상승세를 타고 브라질은 평소에 미치지 못한 전력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영국을 상대로 120분의 피말리는 연장과 승부차기 격전을 승리로 이끈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안그래도 우승후보인 영국은 주최국의 프리미엄에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4개리그 연합팀이 아닌가.

‘쇠가 달아올랐을때 치라’는 격언이 있다. 뭐든지 ‘때’가 있는 법이다. 2002월드컵은 한국축구로서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였다. 우리가 4강에 오른 것은 주최국의 잇점이 크게 작용했을뿐더러 물실호기(勿失好機)를 인식한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 ‘붉은 악마’로 하나가 된 온 국민의 열정이 있었던 덕분이다.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충분히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우리 스스로 믿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독일은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4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결승진출을 분수에 맞지 않는 호사로 생각했다.

그런 소극적인 태도가 자세가 결승진출의 기회를 사그라들게 했고 나아가 3-4위전에서도 터키에 패한 이유가 된 것이다.(월드컵 4강과 월드컵 3위는 분명 다른 레벨이다.)

대한민국축구의 올림픽 운 역시 월드컵 못지않은 것이었다. 만일 브라질을 꺾었다면 결승에서 멕시코를 이길 확률이 정말 높기에 두고두고 애석하다.


  

다시한번 말하건대 주최국 영국은 브라질보다 더 힘든 상대였다. 그런 팀을 스코어와 경기내용에서 이겼는데 브라질에게 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건 모순이다. 실제로 한국은 브라질에게 전반 20분까지 경기내용을 지배했다.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하며 급격히 얼어붙었다. 상대에 대한 압박을 포기하고 어정쩡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브라질은 본래 모습(?)으로 돌아간 한국을 어린아이 손목비틀듯 자유자재로 다루며 두골을 추가했다. 마음만 먹었다면 다섯골 이상의 대승도 가능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이상한 것은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올림픽 이전부터 병역기피논란을 빚은 박주영을 한사코 감싸며 와일드카드로 기용한 홍감독의 선택은 4강진출과 상관없이 실패였다. ‘한방을 작렬할 골잡이가 필요하다’는 명분에 박주영은 턱없이 모자랐다. 가장 큰 실망은 영국과의 4강전이었다. 120분을 출장했음에도 경기내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그는 절체절명의 순간인 승부차기에서도 구경꾼이 되었다.

그가 실축할 경우 파장이 너무 커질 것을 경계한 홍감독의 고육책이었다면 써먹지 못할 와일드카드를 선택한 것부터 자기모순이다. 그의 부진에도 4강 진출의 쾌거를 일구었기에 ‘묻어가는 박주영’ 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비록 묻어갈지언정 브라질전에서 박주영이 ‘원킬 한방’을 터뜨려 그간의 마음고생과 비난을 모두 날려버리길 바랬다. 결승만 진출하면 병역면제는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 건국이래 가장 기쁜 금메달이 유력한데 젖먹던 힘까지 발휘하지 않겠느냐는 순진한(?) 기대를 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출장시키지 않았다. 그전까지 원톱 선발의 핵심보직을 부여한 선수를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것도 홍 감독의 자기모순이다.)

한국이 4강진출에 성공하면서 병역미필선수들의 면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가지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면제혜택은 1분이라도 뛴 선수만 가능하다는 규정에 관한 것이었다. 8강전까지 출장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는 정우성과 김기희, 두명이었다.

 

사실 이 규정은 명백히 잘못됐다. 엔트리에 포함됐다면 출장여부에 상관없이 똑같이 혜택을 줘야 한다. 축구는 단체경기이다. 공헌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연습을 같이 하고 동고동락한 선수가 공식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고 제외한다는건 코미디다.

홍명보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을 것이다. 메달을 따고도 면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제자가 나오는 안타까움을 어떻게 견디란 말인가. 그렇다고 최대 승부처에 감독이 신뢰할 수 없는 선수들을 어떻게 기용하란 말인가.

축구를 모르는 이들은 1분이라도 뛰게 하고 바로 교체하면 되는게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공식적인 축구경기는 한경기에서 3명까지만 교체할 수 있다. 교체카드를 분별없이 썼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 사용할 수 없다면 승부가 달라질 수도 있는게 축구다.

4강전까지 단 두명만 남기고 모두 한번씩 출장기회를 부여한 것은 홍 감독이 모험을 건 배려를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공식대회에서 엔트리 대부분이 출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이나 영국처럼 한 수위의 팀들이라면 부담이 덜한 조예선에서 비주전의 출장이 가능하겠지만 한국처럼 매 경기 결승이나 다름없는 팀들은 ‘운영의 묘’를 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봉전 등 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도 비주전의 무리한 출장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솔로몬의 지혜’는 순리대로 하는 것이다. 감독이 확신하는 최상의 스타팅멤버로 최선을 다하되 자연스럽게 상황이 주어진다면 비주전을 기용하면 되는 것이다. 후보선수가 나오는 사례가 거의 없는 GK의 경우 영국전에서 정성룡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범영이 등장할 수 있었듯 말이다.

만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여론의 힘으로 부당한 규정이 수정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2002월드컵에서 4강에 그쳤지만 홍명보 감독을 포함 미필선수들이 병역면제혜택을 받지 않았는가.

그런데 홍감독은 ‘묘수’(내가 보기엔 꼼수)를 궁리한 것 같다. 계륵인 박주영 딜레마의 해법(?)도 흥미롭다. 박주영을 선발에서 제외한 것은 브라질전에서 잘하면 다행이지만 부진할 경우(그럴 확률이 아주 높았지만) 두사람에게 쏟아질 비난을 고려했을 것이다. 박주영없이 브라질과 정면으로 부딛쳐 보고 혹시 좋은 결과가 생기면 용병술도 찬사를 받고 ‘묻어가는 박주영’도 슬그머니 넘어갔을 것이다.(영국전 승리후 부진했던 박주영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상기하라.)

적어도 전반 20분까지 한국은 정상적인 팀이었다. 영국전처럼 브라질을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경기운영을 했다. 그러나 어이없는 백패스 미스로 실점위기를 겪은 이후 급격히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선제골도 실책성 플레이로 너무 쉽게 허용했다.

 

홍 감독의 용병술에 깜짝 놀란 것은 2-0으로 뒤진 후반 12분 주장 구자철 대신 공식경기를 한번도 뛰지 못한 정우영이 나온 장면이다.

홍 감독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서 정우영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먼저 두골을 먹은 것이 구자철이 수비에 심각한 구멍을 냈단 말인가? 설사 교체할 필요를 느꼈다해도 1분도 안뛴 선수가 어떻게 갑자기 베테랑을 대신할만큼 믿음직스럽게 보인걸까.

많은 축구팬들은 그 순간 홍 감독이 준결승을 포기했다고 느낀 것 같다. 두골을 먹었을지언정 한골만 만회해도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로스타임까지 35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주장을 뺀 것은 3-4위전을 위한 체력비축과 ‘병역면제용 카드’를 살리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남은 시간 선수들에게 굳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닐까.

두골을 뒤진 팀이 마치 굳히기에 나선 것처럼 횡패스와 백패스를 주로 하며 시간을 보내는듯한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며 난 자괴감을 느꼈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아니 항복할테니 살살 다뤄달라는 상대를 장난스럽게 찔러보던 브라질은 감각적인 볼터치로 3골째를 얻었다.

종료 20분전 교체투입된 박주영에 대해선 차라리 헛웃음이 나왔다. 사실상 승부는 끝났으니 ‘박주영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라는 비난도 피하고, 뛰지도 못한 선수라는 조롱도 막으며, 혹시 재수가 좋다면(브라질이 결승을 대비해 주전들을 빼는 상황이므로) 승부와 무관한 골을 터뜨려 ‘역시 박주영’하고 이미지 쇄신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축구의 기념비적인 올림픽 4강의 기쁨을 깨끗이 날려버릴만큼 브라질전은 치욕의 졸전이었다. 감독의 이상한 용병술과 압박전술의 포기로 영국전과 180도 다른 팀이 빚은 당연한 결과였다.

‘동메달을 위해 금메달의 가능성을 포기했다’는 억측을 믿고 싶지 않다. 다만 홍 감독이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병역면제용카드에 신경쓰다 일본과의 3-4위전에서 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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