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공식 웹사이트
차붐(차범근) 이래 최고의 글로벌 축구스타로 기대를 모으는 손흥민(토트넘)의 오늘이 있기까지 아버지 손웅정씨가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자신 축구선수였던 손씨는 아들을 어린 시절부터 기본기에 치중하는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
최근 BBC스포츠는 손흥민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내며 “손흥민은 아버지로부터 몇 시간이고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 발재간 연습을 하게 하는 징벌을 받았다. 더 혹독한 징벌도 있었다”며 ‘필요한때(?) 많이 때렸다’는 유럽인의 관점에선 폭력일 수밖에 없는 체벌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한국의 학교스포츠에서는 體罰(체벌)이라는 이름으로 지도자의 폭력이 합법적으로 자행되는게 사실이다. 오래전 한국에서 농구기자를 할 때 모 대학팀은 하프타임때 라커룸을 지나면 선수들을 구타하는 소음(?)으로 지나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모 여성농구팀의 남자감독은 연습경기에서 신인센터가 조금 부진했다는 이유로 작전시간중 스윙하듯 선수의 뺨을 갈겨 지켜보던 기자를 아연실색케 한적도 있다.
한 중학교 농구팀에선 선수들의 정신력이 해이하다며 학부모들이 코치에게 “아이들을 좀 때리라”고 주문한 것도 믿거나말거나 기자가 목격한 실화이다.
신체적 체벌은 문제가 있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손정웅씨의 지도법은 확실히 동의할만하다. 필경 손씨는 그 자신 선수시절 폭력적 체벌이 만연하고 오직 승부에만 치중하는 지도자의 훈련법에 염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기는 경기에 치중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니라 한국의 학교스포츠의 구조적 문제이다. 무조건 일정한 성적을 내야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지도자의 능력또한 그것으로 판단받기 때문이다. 장기리그가 아니라 단기간 짧은 일정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니 잘하는 선수를 매번 과도하게 쓸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좋은 자질의 선수들이 혹사되어 부상을 당하고 선수생명을 갉아먹게 되는 것이다. 손웅정씨는 아들의 자질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부상이나 혹사를 막기 위해 자신이 직접 지도를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손흥민은 오늘만큼 성장하지 못했거나 부상으로 쓸쓸히 조기은퇴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칼럼 초기에 미국의 학교스포츠를 소개하면서 모든 학생선수들이 계절별로 나눠진 스포츠를 선택하도록 하는 이유가 특정한 스포츠만 할 경우, 신체의 불균형한 발달이 招來(초래)되고 부상의 위협이 증가하기때문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또한 최소 중학교까지는 주전 비주전 구분없이 고른 출장기회를 보장해 과도한 출전을 원천 봉쇄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학생선수들이 기본에 충실하고 2~3가지의 스포츠에 능한 것도 그 덕분이다. 적어도 청소년기까지 미국 선수들은 혹독한 조련이 아니라 성장기에 맞는 적절한 지도를 받고 고교 졸업후 대학이나 프로에서 본격적인 승부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청소년대회에서 잘하다가도 성인대회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나름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승부위주의 경기에 능하지만 과도한 출전으로 막상 성인이 되면 부상에 시달리거나 기본기의 부재로 더 이상의 발전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2, 제3의 손흥민을 기대하는가. 그러기 위해선 개인의 재능이나 ‘특별한 아버지’에 기댈게 아니라 학교스포츠를 정상화하고 기본에 충실한 스포츠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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