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주말인 28일 종로2가 문화공간 온에서 2019년을 마무리하는 방북강연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강연은 시민단체 통일문화연합(상임대표 이경태) 주최로 열렸는데요. 이 곳의 송년 모임에 강연을 하게 된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지난 12월 5일 한 단톡방에 이경태 상임대표가 올린 글을 보고 칼럼에 인용하기 위해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용문은 ‘소곤이의 세상뒷담화’에 실린 <게임체인저는 촛불시민이다>라는 칼럼입니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sge&wr_id=175
이날 SNS를 통해 인사를 나누면서 바로 단톡방에 초대받았는데 그것이 통일문화연합 회원분들이 모인 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이 주목할만한 의제들이 많았습니다. 활발하게 오가는 의견이나 제안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들이더군요.
그래서 이방에 계신분들을 중심으로 연말 모임이 있다면 ‘북 바로알기’를 주제로 한 저의 방북기를 소개하면 어떨까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경태 상임대표는 평소 저의 방북기와 북녘 소식을 고맙게 잘 보고 있다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화답하였구요.
그래서 송년 모임 겸 방북강연회가 속전속결(速戰速決)로 열리게 되었답니다. 문화공간 온은 지난 11월 초 풀뿌리통일단체 AOK한국이 마련한 방북강연회가 열렸는데 약 50일만에 같은 장소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머피의 법칙’인지 유난히 일이 헝클어지더군요.
* ‘머피의 법칙’은 1949년 미국의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일하던 머피 대위가 처음 사용한 말입니다. 어떤 실험에서 번번이 실패한 머피는 그 원인을 무척 사소한 곳에서 찾게 되었는데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사용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안 좋은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되레 꼬이기만 할 때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쓰게 됐습니다. 반대로 일이 자꾸 잘 풀리는 것은 ‘샐리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강연 PPT를 준비했는데 이상하게 USB에 담아지지 않는 겁니다. USB 용량이 16기가인데 4기가 짜리 PPT가 용량이 넘친다고 계속 뜨면서요. 노트북에 원본이 있지만 지난번 강연때 그곳의 프로젝터와 연결이 안되서 예비로 USB에 담아간 것을 행사장 노트북에 꽂아 간신히 작동됐는데요. 그나마 동영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강연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어쨌든 마지막이다 하면서 시도한 다운로드가 마침내 진행되는데 어찌나 느린지 20분 넘게 걸리더군요. 간신히 파일을 담고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경의선 전철을 타고 가다 홍대입구에서 2호선으로 갈아탔습니다. 평소라면 시청에서 내려 걸어서 종로 2가까지 갔을텐데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려고 1호선을 택한게 또한번 ‘머피의 법칙’에 걸려든 결과가 되었습니다.
종로 방향 지하철이 10분이 지나도록 올 생각을 안하더군요. 반대 방향은 3대가 지나가는데 말이죠. 지금이라도 나가서 뛰어야 하나 고민할 무렵, 마침내 지하철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떠날 생각을 안하더군요. 전동차에 문제가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ㅠ 그렇게 몇분을 기다리다 마침내 출발, 대망의(?) 종각 역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오는데 걸어오는 시간의 두배가 걸렸습니다. ㅠㅠ
그러는 사이 두분의 뉴스로 필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안정훈 필진과 황룡 필진이었습니다. 두 분 다 저의 강연 소식을 접하고 찾아온 분들이었는데 강연 시간이 되도록 제가 오지 않자 연락을 한 것이죠.
안정훈 필진은 60대 중반에 약 2년에 걸친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떠나 좌충우돌 여행기를 실어 독자들의 인기를 모았구요. 황룡 필진은 이 사회의 적폐청산(積弊淸算)을 위한 호소력 넘치는 메시지를 페북에 연재하던 중 뉴스로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빼어난 필력과 사진들은 이미 소문이 났구요. ^^
20분 이상 지각을 했지만 앞서 열린 행사 순서가 늦어져 다행이었는데 머피의 문제는 여지없이 발생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행사장 프로젝터가 제 노트북으로 출력이 안되고 예비용으로 가져간 USB 또한 PPT 동영상 용량이 많은 탓인지 뜨질 않더군요. 엎친데 덮친격이었습니다.
강연에서 북녘 땅에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이 프로젝터로 출력이 안되면 강연은 하나마나가 되버리니 난감했습니다.
별수 없이 특단의 대책을 내렸습니다. 프로젝터는 포기하고 제 노트북으로 PPT를 보여주는 것으로요. 불행중 다행이라면 생각보다 적은 분들이 오셔서 노트북 사용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뒤에 자리한 분들도 그런대로 노트북 동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우여곡절로 ‘머피의 법칙’을 물리치고 강연을 무난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에 오신 분들은 홍혜수 단군조선연구회 이사장을 비롯, 김혜련 서울나누드리라이온스클럽 회장, 혜등 스님, 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 양성호 교수, 허재원 선생, 김순아 시사타임즈 발행인 등 단체를 이끌고 있는 리더분들이 많았습니다.
약 1시간반의 강연을 마치고 참가자 모두가 식사와 막걸리를 하면서 북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를 추가로 나누었어요. 여러 건설적인 시민활동 제안들, 통일문화연합의 새해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방북 강연은 그간 많이 소개했으니 오늘은 강연 뒷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애독자 여러분, 며칠 남지 않은 2019년 잘 마무리하시고 2020년 새해 경자년은 늘 행복하고 건강하고 좋은 결실 많이 이루시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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