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5월12일, PM 05:55:05 파리 : 5월13일, AM 00:55:05 서울 : 5월13일, AM 07:55:05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뉴욕필진
·Obi Lee's NYHOTPOINT (103)
·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40)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 (14)
·김기화의 Shall we dance (16)
·김성아의 NY 다이어리 (1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45)
·김치김의 그림이 있는 풍경 (107)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173)
·로창현의 뉴욕 편지 (497)
·마라토너 에반엄마 (5)
·백영현의 아리랑별곡 (26)
·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9)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42)
·신기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7)
·신재영의 쓴소리 단소리 (13)
·안치용의 시크릿오브코리아 (38)
·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37)
·제이V.배의 코리안데이 (22)
·조성모의 Along the Road (50)
·차주범의 ‘We are America (36)
·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15)
·폴김의 한민족 참역사 (410)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37)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244)
·훈이네의 미국살이 (115)
·韓泰格의 架橋세상 (96)
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총 게시물 497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유령칼럼의 부활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11-26 (금) 14:53:32

얼마전 뉴스로 필진(筆陣)이신 박상건 성균관대 교수께서 ‘칼럼다운 칼럼은 어디에..’라는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한국기자협회보에도 실린 이 글에서 “세계 최초 칼럼전문지 뉴스로가 창간됐다”는 소식을 전국의 언론인들과 네티즌들에게 전해주셨는데요. 글 가운데 흥미로운(?)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이 대목입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이건희 회장을 특별사면(特別赦免) 명분으로 평창 올림픽 유치를 내걸자 한 통신사 뉴욕특파원이 ‘평창은 이건희를 거부하라’는 제목의 특파원칼럼을 송고했는데, 웹에 보도됐다가 윗선의 지시로 바로 사라졌다. 삼성 고위층이 언론사를 방문해 빼달라고 했고 이를 수용했다는 것이 전말이다. 스포츠대기자(大記者) 출신의 칼럼은 그렇게 포탈에서도 종적을 감춰 ‘유령칼럼’이 되었다...

뉴욕특파원은 다름아닌 저였습니다. 칼럼이 그렇게 삭제된 것은 기자생활 이십수년 중 처음 겪은 일이었지요. 그 통신사 웹에서만 사라진게 아니라 칼럼이 공급된 모든 포탈 사이트에도 삭제 요청을 해서 검색을 해도 전혀 나오지 않게 됐습니다. 유령칼럼이 됐다는 말은 바로 그런 뜻입니다.

문득 고 신상옥 감독이 말년에 연출한 영화 ‘증발’이 떠오르는군요. 어느날 의문의 실종을 한 배우 최은희 씨를 찾기 위해 홍콩까지 갔다가 그 역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지요. 그로부터 수년 뒤 북한에서 두 사람이 함께 있다는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구요.

고인이 최은희 씨와 북한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후 만든 영화 ‘증발’은 분단의 이데올로기 속에 흔적없이 사라진 이들을 위한 헌정(獻呈)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웹에 두시간 정도 머물다 사라진 문제의 칼럼을 뉴스로에서 되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유령칼럼의 화려한 부활이라고 할까요.^^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여러분께서 판단해 보시면 어떨런지요. 

[특파원칼럼] 평창은 이건희를 거부하라

지금도 그때의 감격이 살아나는듯 합니다. 1981년 9월 30일 독일의 소도시 바덴바덴에서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쎄울 52..” 순간 초조하게 기다리던 한국대표단이 있는 쪽에서 ‘와~’하는 함성이 나왔습니다. 52표라는 말만 듣고도 승리를 알 수 있었기때문입니다.

잠시 끊어졌던 사마란치 위원장의 말이 다시 “쎄울 52, 나고야 27”로 이어지면서 88올림픽은 서울의 품에 안겼습니다. 극적인 뒤집기 드라마였고 80년 광주민주항쟁의 아픈 상처와 군사정권의 오욕을 얼마간 씻어준 짜릿한 쾌거였습니다.

국제 스포츠 제전 유치의 개가는 2002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재현됐습니다. 이번에도 숙명의 라이벌은 일본이었지요. 월드컵 역시 일본이 한발 빨리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특유의 뚝심으로 저돌적인 대시를 했고 분위기를 우리쪽으로 기울어지게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공동월드컵으로 마무리된 것도 세불리를 느낀 일본의 적극적인 제안을 한국이 마지못해 받아들인 것이므로 사실상 한국의 승리였습니다.

이제 한국은 세 번째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과 하계올림픽, 월드컵까지 개최했으니 아직 한 번도 유치하지 못한 동계올림픽에 대한 간절함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그 길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대표주자로 나선 평창은 두 번 고배를 마시고 이제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미주 동포들도 모쪼록 이번에는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꼭 유치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엊그제 들려온 한 가지 소식은 평창의 올림픽 유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우려를 하게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 가장 큰 이유를 평창의 올림픽 유치에 IOC위원이기도 한 이 전 회장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이 대통령의 결정에 앞서 평창 올림픽 유치위와 재계 정계 인사들이 이같은 요청을 청와대에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는 IOC의 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너무 단순하고 일방적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IOC는 한때 ‘올림픽 영주들’이라는 책에서 고발했듯 부패가 만연한 스포츠마피아요, 신귀족층의 사교모임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IOC가 자크 로게 위원장의 취임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고 끈질긴 자정활동을 폈습니다. 이건희 전 회장이 지난해 조세포탈혐의로 유죄가 확정됐을 때 자진해서 IOC위원직의 정지를 요청했다시피 문제가 있는 위원들은 IOC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퇴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패한 조직은 로비를 펴기도 쉬운 법입니다. 과거의 부패투성이 IOC라면 뇌물공세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면 성공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IOC는 적어도 외형상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직입니다.

오늘날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이건희 전 회장의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압니다. 그러나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고 했습니다. 뇌물과 세금포탈 등 범법행위로 유죄가 선고된 그에게 특별사면의 관대함을 보인 것은 대한민국 정부이지, IOC가 아닙니다. 뉴욕타임스가 한국정부의 특별사면에도 불구하고 이 전 회장이 IOC 위원직을 회복할지는 불투명하다고 한 것도 그때문입니다.

   

올림픽 유치라는 속내가 있어도 정부 스스로 “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 전 회장을 사면했다”고 발표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로비를 하더라도 드러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해야 할 이 전 회장의 입장을 고려치 않고 전 세계에 알렸기 때문에 IOC는 되레 밀어주고 싶어도 밀기 어려운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당장에 “범법자를 내세워 올림픽 유치를 하려한다”는 내외의 비판이 제기되면서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을 다짐해온 IOC가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때문입니다. 평창과 경쟁할 다른 개최국 후보도시들이 이건희 전 회장의 로비를 집중 부각시켜 마이너스 전략을 펼 것이 뻔합니다.

특별사면의 명분으로, 올림픽 유치를 위한 것이라는 핑계는 솔직히 낯 뜨겁습니다. ‘이건희’라는 이름 석자만 듣고도 IOC 위원들이 알아서 평창에 올림픽 개최권을 안겨주겠습니까? 만일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 특별사면은 없던 일로 한다는 건가요?

2016년 하계올림픽의 유력한 주자였던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위원들을 만나서 러브콜을 했지만 1차에서 꼴찌로 충격적인 고배를 들이켰습니다. 오바마의 어설픈 로비가 되레 역효과를 낸 것입니다.

삼성이 IOC의 주요 스폰서이고 이건희 전 회장의 막후 영향력이 크다한들 이미 두 차례 실패에서 드러났듯 절대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더구나 지금은 이 전 회장의 존재가 친한파 IOC 위원들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는 현 시점에서 이건희 전 회장의 조력을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올림픽의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 승리를 쟁취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도 안된다면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당한 패자가 되야 합니다. 영화 ‘국가대표’의 아름다운 선수들처럼 말입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QR CODE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창간일 : 2010.06.05. l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