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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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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2)주마간산 코리아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10-15 (토) 21:19:44

   

요즘 들어 부쩍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국내 미디어가 외국미디어를 d이용해 자가발전(?) 하는식의 평가가 아니라 외국서 살면서 저절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삼성과 LG의 셀폰이나 가전제품은 일찌감치 미국 시장을 접수했지만 자동차의 경우는 아무래도 쉽지 않았습니다. 뉴욕에 처음 온 2003년말만 해도 도로를 달리면 현대 기아차는 어쩌다 눈에 띄었을뿐인데 2~3년전부터 슬금슬금 늘어나더니 이젠 아주 흔하게 보이는 차가 하나 되었습니다. 한번은 제 앞과 옆을 모두 현대 기아차가 둘러싼 적도 있어 공연히 신이 난 적도 있었습니다.

  

TV나 영화 광고등에서도 한국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 등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는데요. 한가지 중요한 것은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가벼운 小品(소품)처럼 등장한다는 겁니다. 즉 드라마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한국이 언급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이 미국문화와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뉴욕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기내영화를 보다가 우연히 접한 한국의 내용도 그렇습니다. 비스틀리(Beastly)라는 영화였는데 극 종반부에 남자 주인공이 TV로 한국 드라마를 보는데 여자 주인공이 “너 한국 말 알아?”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남자 주인공이 “좀 알아”하며 뜻을 설명해주는 신이지요.

  

상영시간이 채 2분도 안되고 극의 흐름과는 무관한 것이었지만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새삼 한국 문화가 미국속에서 어느새 이렇게 큰 비중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덕분입니다.

 

살제로 최근들어 한국을 방문하면 많은 이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지고 친절한 태도와 남을 배려하는 말씨가 느껴집니다. 이른바 선진시민다운 品格(품격)이 우러나오고 있는게지요. 그러한 배려는 대중교통 등 서비스 시설에서 특히 두드러진데요. 저는 한국의 지하철과 전철 등 대중교통을 탈 때마다 푸근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장애인 석은 좌석이 없어 휠체어도 여유있게 자리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갖고 타는 사람을 위해서 계단에도 자전거를 끌고 가기 좋은 경사로까지 만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세심한 배려 아닌가요? ^^

 

90년대까지 서부역에서 문산까지 가던 경의선 비둘기호는 이제 이렇게 쾌적한 최신식의 전철로 개조돼 운행이 되고 있습니다.

 

한줄에 1천원짜리 추억의 김밥도 전철역 주변에선 흔한 풍경이죠.

 

남산 타워가 보이는 충무로에서 대한극장 방향으로 지나는 길입니다.

 

과거 대한극장은 단일 상영관으로는 아시아 최대규모였지요. 벤허나 십계, 클래식 대작영화들이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라며 자랑스럽게 상영되던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멀티플렉스가 대세이므로 이처럼 12개의 스크린을 갖추고 있습니다.

  

충무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있지요. 바로 애견 숍입니다. 정말 귀여운 강쥐들이 행인들의 시선을 끕니다. 꼬물대는 강아지들을 넋을 잃고 보기 일쑤죠.  

 

올림픽대로에서 여의도를 향하다 6.3빌딩이 자태를 드러냅니다. 63층의 6.3빌딩이 맨해튼에 오면 중간급의 평범한 건물이겠지만 높이가 260 m로 여의도에서 가장 높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269 m 입니다.) 하지만 여의도에서 곧 완공되는 국제금융센터가 6.3빌딩보다 40미터 높게 지어지니 최고층의 왕좌를 내줄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월마트는 소매체인의 대명사이지만 한국에선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98년 한구시장에 진출했다가 8년만에 16개 체인을 이마트에 매각하고 철수했습니다. 지금 이곳은 일산의 이마트입니다. 하지만 한미FTA 비준을 계기로 다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시장에 진출한다니 두고 볼 일입니다.

 

매장을 둘러보다 색다른 상품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맥주 등의 주류에 뭔가 붙어 있었습니다.

  

네, 맥주에 신라면이 몇개씩 붙어 있네요. 맥주를 사면 라면 몇개를 보너스로 얻는 셈이죠. 이런걸 어부지리 마케팅이라고 하나요? ^^

 

소주에도 신라면이 붙어 있네요. 고목나무에 매미가 아니라 맥주에 라면이 업힌 셈이네요.

  

한국의 서브웨이를 보니 문득 미국의 서브웨이가 떠오르네요. 미국엔 지하철과 패스트푸드의 두가지 서브웨이가 있다면 한국은 지하철과 편의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ㅎㅎ

그런데 떡볶이도 국가대표가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이름하여 국대 떡볶이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추억의 떡볶이는 빨갛게 범벅이 된 길거리표 떡볶이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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