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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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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지진으로 왜 독도를 눈치보나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03-20 (일) 06:02:06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인간의 실수로 대재앙으로 번진 일본 원전사태는 인류 역사에 기록될 뼈아픈 교훈이 될 것입니다. 안전문제에 대한 자만과 소홀이 얼마나 큰 비극을 불러 일으키는지 말입니다.

한가지 의문은 지진과 화산활동이 활발한 나라에 왜 그렇게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했느냐는 것입니다. 일본 전역에 재처리가 가능한 플루토늄 폐연료봉이 6만개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얼른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참화(慘禍)를 겪었기에 누구보다 원자탄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 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로 마땅히 참회의 길을 걸으며 ‘핵없는 세상’을 부르짖어야 할 일본이 누구보다 많은 핵발전소를 짓고 플루토늄을 비축(備蓄)한 것은 비록 평화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언제든 자신과 남을 위해할 수 양날의 칼이 된다는 점에서 눈 감을 일은 아닙니다.

일본은 자국과 해외에 약 65톤의 분리된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단순 계산하더라도 핵무기 1만3,000기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2006년 가동을 시작한 로카쇼무라 핵연료 재처리 공장은 연간 7톤의 분리된 플루토늄을 추가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로카쇼무라에 있는 우라늄 농축 공장을 용도만 변경하면 핵무기 400~500기 분량에 해당하는 연간 7.7톤의 핵무기용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다니 이미 일본은 가공할 준핵보유국인 셈입니다.

대지진과 쓰나미에, 핵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사고라는 3대악재가 지구촌 곳곳에 산재한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언젠가는 핵무장을 하겠다는 일본의 망상(妄想)을 깨부술 수 있다면 불행중 다행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일본 국민들의 처참한 비극에 불행한 과거사를 뒤로 하고 인류애를 발휘하는 우리 민족의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독도수호운동으로 잘 알려진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가수이자 사회운동가 김장훈 씨가 성금 모금 등 일본국민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계획하는 것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독도수호와 동해표기, 한국에 관한 오류를 시정하는 노력과 일본 국민들을 위로하는 그것은 분명히 구분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 국민들의 비극과 우리의 의로운 활동은 하등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수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가 한때 금지곡으로 규제됐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다름아닌 한국에서 말입니다. 80년대 전두환 정권 때 방송 6개월만에 금지곡으로 묶인 이유가 일본과의 외교마찰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본의 전략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 땅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는 것인데, 한국 정부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를 금지시켰으니 독도의 영유권에 대한 정당성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5.17의 야만으로 집권한 군사정권다운 ‘삽질’이었습니다.

‘독도는 우리땅’이 처음 방송을 탔을 때 일부에서는 “아니 우리 땅을 왜 우리땅이라고 노래하냐?”는 비웃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우리 정부가 ‘독도는 우리 땅’을 금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作態)를 보면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몸이 떨렸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을 빙자(憑藉)해 독도동해운동의 목소리를 갑자기 낮추는 이상한 일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볼까요. 뉴욕한국문화원이 21일 예정된 독도콘서트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독도콘서트는 6개월간 세계 26개국을 돌며 독도 홍보의 대장정을 벌이는 ‘독도레이서’ 대학생들이 그 시작을 뉴욕에서 알리는 이벤트입니다. 그런데 이 행사를 불과 사흘 앞두고 뉴욕한국문화원은 ‘동일본 대지진 등 최근의 제반 상황으로 개최할 수 없게 돼 취소한다’는 한줄짜리 메일을 각 언론사에 통보했습니다.

참으로 희한한 일입니다. 독도콘서트를 일본에서 개최하는 것도 아니요, 일본 지진으로 독도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별안간 취소하다니요. 억지해석을 하자면 ‘이번 행사가 대지진의 비극을 겪고 있는 일본을 자극할 수 있으니 참화를 겪은 이웃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정도로 봐야할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큰 착각을 하는 겁니다. 수십년전 ‘독도는 우리땅’을 금지시킨 전두환 정권의 몰염치(沒廉恥)와 별반 다를 것도 없는 한심한 역사의식이니까요. 일본의 간교한 책략으로 진실이 오도(誤導)된 세계인들을 향해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소리쳐 부르는 것도 원통한데 일본의 지진과 하등 관계없는 행사를 부랴부랴 취소하는 과민한 정부는 어느 나라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요.

한국정부가 멍청한 배려를 하는 사이 일본은 이달말이나 다음달초에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사실을 명기할 예정입니다. 대지진이 났다고, 쓰나미가 몰려왔다고, 원전이 폭발했다고, 일본은 독도를 한국땅이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저라면 이번 독도콘서트를 통해 대지진으로 희생된 일본 국민들을 애도하며 왜곡과 위선의 장막에 싸인 일본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몸짓을 더욱 열정적으로 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일본국민들에게 구호물자와 성금과 따뜻한 위로를 전달하는 것이 따뜻한 인류애의 구현이라면 독도수호운동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고양하고 일본의 양심회복을 촉구하는 준엄한 목소리입니다. 독도운동은 멈출 수도, 멈춰서도 안되는 위대한 평화운동이기도 합니다.

독도를 지키는 애국심과 인간애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注文)과 함께 한국 정부보다 100배는 나은 가수 김장훈의 한 마디를 소개합니다.

“제가 구호활동을 아예 외면하진 않을 겁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죠. 대지진이 났다고 독도 운동을 안 하진 않죠. 아마 더 열심히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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