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5월11일, AM 09:41:39 파리 : 5월11일, PM 04:41:39 서울 : 5월11일, PM 11:41:39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뉴욕필진
·Obi Lee's NYHOTPOINT (103)
·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40)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 (14)
·김기화의 Shall we dance (16)
·김성아의 NY 다이어리 (1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45)
·김치김의 그림이 있는 풍경 (107)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173)
·로창현의 뉴욕 편지 (497)
·마라토너 에반엄마 (5)
·백영현의 아리랑별곡 (26)
·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9)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42)
·신기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7)
·신재영의 쓴소리 단소리 (13)
·안치용의 시크릿오브코리아 (38)
·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37)
·제이V.배의 코리안데이 (22)
·조성모의 Along the Road (50)
·차주범의 ‘We are America (36)
·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15)
·폴김의 한민족 참역사 (410)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37)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244)
·훈이네의 미국살이 (115)
·韓泰格의 架橋세상 (96)
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총 게시물 497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자랑스러운 비빔밥유랑단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12-15 (목) 06:15:37


미국도 마찬가지만 모국에서는 취직하기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하물며 유수의 기업에 취업하기란 거짓말 좀 보태어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습니다. 그런 직장을 스스로 박차고 나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더구나 직장을 그만둔 이유가 자기 돈을 들여 한국의 비빔밥을 홍보하는 세계일주를 하기위해서라면 시쳇말로 정신나간게 아니냐고 혀를 찰 일입니다.

그러나 이들 열혈청년(熱血靑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 젊은 세대가 얼마나 가능성이 많고 우리나라의 미래 또한 밝을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 것입니다.

 

비빔밥유랑단의 강상균(31) 박명식(31) 정겨운(28) 김수찬(26) 박현진(22). 이중 한국외대에 재학중인 박현진 양을 제외하고 나머지 4인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거나 장교복무를 마친 직후였습니다.

 

팀리더 강상균씨는 연세대 시절 교육과학대학 학생회장을 역임했구요. 재학중 독도알리기 모터싸이클 세계일주(2006년)를 한 전력이 있습니다. 2009년 LG유플러스에 입사, 지난해까지 근무했습니다.

 

부산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명식 씨는 대학생 해외자원봉사단 인도네시아팀장(2006년)을 지냈고 강상균 씨와 LG유플러스 동기이기도 합니다.

 

이름도 정겨운(?) 정겨운 씨는 고려대 국제학부를 졸업했구요. 고려대 국제학부 학생회장(2005년)을 역임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웰스파고 은행에 입사, 지난해까지 근무했습니다.

 

아주 단단한 차돌멩이처럼 생긴 김수찬 씨는 인제대 국제통상/국제관광학과를 졸업했는데 2007년 173 ROTC 대표(대대장 후보생)를 지냈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육군 기갑장교로 복무했습니다. 하나같이 리더 기질이 농후하고 범상치 않은 이력(履歷)을 지닌 주인공들입니다.

 

막내인 박현진 씨도 오빠 언니들의 후광(後光)에 가렸을뿐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학생회 기획국장을 맡을만큼 활동적이니 모든 멤버가 비빔밥세계일주라는 일을 저지를(?) 법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 5인은 아시아 유럽 북남미 일대를 돌며 총 100회의 비빔밥테이블을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지난 4월초 장도(壯途)에 올랐습니다.

 

마침내 9개월에 걸친 유랑의 마침표를 지난 12일 퀸즈칼리지 도서관 행사장에서 찍었습니다. 통산 99회의 비빔밥테이블을 열면서 해외 대장정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가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100번째 테이블을 열게 된 것입니다.

 

그간 뉴스로에서는 비빔밥유랑단이 세계 각 도시를 돌며 진행한 행사들을 블로그에 올리면 그것을 추려 네티즌 독자들께 소개하였습니다. 비빔밥유랑단의 정신적 지주는 한국의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였고 서교수가 뉴스로의 필진인 인연으로 비빔밥 유랑단의 활동을 소개했던 것이지요.

 

유랑단의 글과 사진을 올리는 내내 저 또한 비빔밥유랑단의 일원이 된듯 즐겁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믿거나말거나지만 이 유랑단의 다섯식구를 지난 12일에야 처음 대면(對面)할 수 있었습니다.

 

퀸즈칼리지 학생과 교수진 이 지역 정치인등 총 300여명의 손님들이 몰려 정신은 없었지만 유랑단의 리더인 강상균 팀장으로부터 그간의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99번째 비빔밥 테이블의 현장 사진들과 함께 강상균 팀장과 나눈 얘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비빔밥유랑단은 지난 9개월간 거의 1만명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비빔밥의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요즘 한식 세계화다 뭐다 해서 우리 음식들이 많이 알려졌지만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 LA 등에 국한한 것일뿐 아직 한식을 모르는 이들은 참으로 많은게 현실입니다.

 

비빔밥 유랑단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외식산업에서 한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4%로 일식(10.7%)과 중식(9.7%)에 비해 현저히 낮고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음식에도 못미치는 상황입니다.

외국에서 살아보면 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음식은 다양성과 맛, 영양의 측면에서 세계최고입니다. 세계의 온갖 음식이 다 들어와 있는 뉴욕에서 8년여 살면서 더욱 이러한 생각이 굳어집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한식이 외국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비빕밥유랑단이 비빔밥을 앞세워 한식을 알리겠다는 취지에 100%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그럼 왜 비빔밥유랑단이 비빔밥을 전면에 내세웠을까요. 비빔밥은 가장 한국적인 식사인동시에 영양과 맛, 멋이 어우러진 한식의 장점이 골고루 들어간 것이기때문입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 비빔밥을 아는 외국인도 많습니다. 그러나 비빔밥을 제대로 아는 외국인은 드뭅니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이 비빔밥을 약식(略式)으로 접했거나 행사장에서 한꺼번에 수백인분을 비벼서 만드는 완성된 비빔밥(실제로는 아름다운 비빔밥의 외양을 감상하지도 못하고 비벼먹는 재미도 놓쳐버린 다 식은 비빔밥)을 먹어본데 불과하기때문입니다.

 

비빔밥유랑단은 세계일주에 앞서 전주의 비빔밥 명인을 찾아 특별훈련을 받았습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정통 재료를 만드는 법부터 비빔밥을 아름답게 차리는 법까지 마스터하고서 장정에 나선 것입니다. 비빔밥유랑단을 통해 비빔밥을 접한 수많은 외국인들은 비빔밥의 완성된 이름다운 형태만 보고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탄성을 지릅니다.

 

비빔밥 테이블은 그냥 비빔밥을 나눠주는게 아닙니다. 미리 준비한 예쁜 브로셔(핸드아웃)와 함께 정겨운 씨가 동영상을 통해 비빔밥의 특성과 장점을 소개하고 시연(試演)합니다. 안그래도 맛있고 영양있는 비빔밥을 충분한 설명을 통해 접하니 더욱 맛있고 대단한 음식으로 보일밖에요.

 

 

비빔밥유랑단이 직접 대접한 세계인들이 1만명에 달하고 큰 광장이나 관공서 대형건물 앞에서 시식회를 열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진 간접홍보, 그리고 100회에 달하는 언론보도로 인한 직접홍보까지 고려하면 비빔밥 유랑단의 한식과 대한민국을 알린 홍보효과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을만큼 엄청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훈장이라도 추서해야하지 않을까요?)

 

 

99회의 비빔밥 테이블을 열면서 가장 인상깊은 시식회를 물어보았습니다. 팀원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강팀장의 말로는 초기에 치렀던 만리장성 비빔밥을 우선 꼽았습니다. 만리장성이라는 특별한 공간도 그렇지만 활동초기인지라 팀원 모두 어색하게 쭈뼛쭈볏하다가 테이블을 열었는데 기대이상의 반응에 신바람이 났다는 겁니다.

 

또 지난 가을 로스앤젤레스에서 LA타임스가 주최한 Food & Wine이라는 대형 음식 페스티발이 있었는데 비빔밥유랑단이 정식 부스로 참여해 450인분을 대접하며 참가 부스 중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꼽은 또 한곳은 아르헨티나 대통령 궁 앞에서 연 비빔밥 테이블인데 지금까지 한 시식회중 최대 규모인 500인분을 만들었다고 하니 그 열기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우리로 말하면 청와대 앞에서 대대적인 음식홍보행사를 한 셈인데 그 홍보효과가 얼마나 대단단한 것인가요.

작지만 의미있는 비빔밥 테이블도 참 많았습니다. 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하는 시식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는 좋지만 함께 대화하고 문화를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한 곳을 찾아가 사람들을 초청해서 여는 섭외형 테이블도 알맞게 넣었습니다.

 

얼마전 보스턴에서도 30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이런 테이블을 열었는데 여유있게 시간을 가지면 충분히 대화하고 요즘 한창 뜨고 있는 K팝도 감상하면서 우의를 다지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 태국의 빈민촌, 유럽의 피난민캠프, 아르헨티나의 빈민촌 등도 방문해서 비빔밥 테이블을 여는 등 우리의 비빔밥 유랑단은 정말이지 모든 재료가 믹스되는 비빔밥을 통해 남녀노소 구분없이 사해평등의 ‘코스모폴리터니즘’을 실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전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타임스퀘어에서도 행사를 열었는데 이곳은 ‘퍼밋’이 없으면 테이블을 펼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박스에 비빔밥을 담아 나눠주는 도시락형 비빔밥을 나눠주워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뉴요커는 “점심에 샐러드를 먹으면 너무 가볍고 스테이크나 파스타를 먹으면 위에 부담이 되는데 당신들의 비빔밥은 점심 한끼로 정말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답니다.

 

 

비빔밥 테이블을 되풀이하면서 손발도 척척 맞아 처음엔 100인분을 준비하는데 서너시간이 걸렸는데 이젠 1시간반이면 될 정도랍니다. 그리고 남미지역을 돌면서 새롭게 간장소스를 개발했는데요. 체질상 매운것을 먹기 힘들거나 어린이들을 위해 이 소스를 만들었더니 인기대박이었다는군요.

 

아쉬운 것을 물어봤습니다. 보스턴에 갔을 때 하버드대에서 행사를 하고 싶었는데 요즘 월가를 점령하라 등의 시위사태로 여의치 않았다고 합니다. 행사하는 내내 팀원들에게 아쉬움을 준 것은 역시 예산이었습니다.

 

재정이 좀더 충분했다면 더 많은 이들에게 비빔밥을 맛보일 수 있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았던거죠.

세계일주를 시작할 때 5명의 팀원이 사재를 털어 모은 돈은 7500만원이었고 협찬금은 농림수산식품부 2천만원 등 3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총 1억500만원으로 9개월에 걸친 5명의 세계일주 여비와 1만명에 달하는 비빔밥 비용을 어떻게 감당(勘當)하겠습니까?

 

이를 위해 한식재단(행정후원)과 CJ(물품후원 고추장 참기름) 밀레코리아(물품후원 여행용품 의류) 등이 각각 후원했고 스페인 행사는 스페인 대사관이 항공, 체류, 행사비용등을 부담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오스트리아한인회 태국한인회 중국한인회 뉴욕한인회 등 방문 도시의 한인회들은 물론, 주요 도시의 한국문화원과 한국대사관 홍보관계자들, 현지 동포들이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신경희 헌터하이스쿨한인학부모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퀸즈칼리지 한인학생들이 배식을 열심히 도와주었답니다.

 

 
 

강상균 팀장은 “비빔밥 테이블 비용의 대부분을 자비(自費)로 하다보니까 많은 양을 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5인의 비빔밥유랑단은 경비를 줄이기 위해 14일 고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도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이용했습니다. 뉴욕에서 인천공항으로 직행하는 대한항공이 하루 2회, 아시아나가 하루 1회가 있는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한 청년들이 우리 국적기도 못타고 멀리 돌아가야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좀 아프더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사장님들, 유명인에게만 서비스 제공마시고 이런 훌륭한 청년들 신경좀 써주시면 안될까요? 네? 몰랐다구요? 아~ 예~-_-;;)

 

정말 다행스런 것은 9개월의 대장정을 하는 동안 팀원 전원이 감기 정도외에는 아픈 일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냥 편하게 여행을 해도 장기간 여정에 탈이 나기 쉬운데 이들 청년은 새로운 도시를 옮겨가면서 장소를 물색하고 장을 보고 비빔밥 테이블을 준비하고 홍보하는 일을 되풀이하면서도 건강하게 일정을 끝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럼 대망의 100번째 테이블은 언제 어디서 열까요?

뉴스로 독자들께만 살짝 귀띔하면요. 현재 계획으로는 12월 27일이나 28일 광화문 한복판에서 피날레 비빔밥 테이블을 열 예정입니다. 날씨 등 기타 돌발상황만 생기지 않으면 대장정을 가름하는 멋진 자축(自祝)의 비빔밥 테이블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모쪼록 이 행사에 많이들 나가셔서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5인의 열혈청년들을 힘껏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강상균 씨의 말입니다.

 

“사실 저희가 비빔밥을 통해 한식과 한국을 알린다는 대단한 생각으로 출발한건 아니에요. 우리가 방문하는 도시의 시민들을 위해 그저 한끼 식사를 대접한다는 느낌으로 테이블을 차렸더니 그 마음까지 전달되더라구요. 거창하게 많은 돈 써가며 한식세계화(韓食世界化)를 외칠 필요 있나요?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햄버거나 치킨 피자 등을 쉽게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음식에 친근해지고 동화되듯 우리의 활동을 통해 비빔밥을 알게 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음식을 찾을 때 한식세계화는 저절로 되는거 아니겠어요?”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QR CODE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창간일 : 2010.06.05. l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