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위는 학교 가는데 김연아는 왜 안가나?’
얼마전 한 토론토의 한 블로거가 올린 글을 봤습니다. 포스팅은 지난해 9월로 돼있더군요.
이분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북미에서 가장 뜬 두명의 한국계 여성스포츠스타인 김연아와 미셸 위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대학에 적(籍)을 둔 학생 스타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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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는 지난해 8월 캐나디안 오픈에서 생애 두 번째 LPGA 우승을 차지하고 휴학중이던 스탠포드로 복귀했습니다. 이 블로거는 미셸 위가 절정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휴학하기전에도 낮에는 대회에 출전하고 밤에는 숙소에서 인터넷으로 기말시험을 치를만큼 학업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고 합니다.
15세때 ‘천만달러 소녀’로 불리며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미셸 위. 그러나 주변의 높은 기대에 대한 부담감때문인지 한동안 두각(頭角)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명문 스탠포드 입학후 학업과 프로투어를 병행하는 어려움속에서 기량을 회복하는 불굴(不屈)의 의지를 보였습니다.
마침내 슬럼프를 탈출하고 기량이 만개하고 있는데 복학이 아니라 학교를 그만두고 LPGA에 전념해야 맞지 않을까요. 스탠포드 선배인 타이거 우즈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미셸 위는 도리어 학업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투어 승리보다 학교의 졸업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토론토의 블로거가 미셸 위에 김연아를 비교한 것은 우리의 ‘국민요정’이 재학중인 고려대에서 도통 수업을 듣는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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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고려대 체육교육과 2009학번입니다. 정상적이라면 올해 3학년이지요. 지금까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가 고려대에서 수업을 한 것은 지난해 4월 학교를 방문해 총장을 만나고 스포츠 심리학 강의를 들었는데 이것도 10분 남짓 듣는데 그쳤다고 하지요.
하긴 언론의 취재열기로 수업이 아니라 ‘강의참관쇼’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김연아는 지난해 두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수강과목을 학기말 리포트로 대체하고 있지만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불가능한 부분도 있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토론토의 블로거는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전에는 그렇다 쳐도 지금은 가장 한가한(?) 시간인데 왜 학교에 다닌다는 소리가 안들리냐고 답답해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학교를 다녀야 졸업시키는 미국, 학교를 안다녀도 졸업시켜주는 한국. 스포츠 스타를 대하는 미국과 한국 대학의 이같은 차이 때문이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신분'에 대한 스스로의 자각 차이가 학교를 가고 안가고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 시각으로 보자면, 김연아는 휴학하거나 자퇴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한국의 대학은, 아무리 특기생이라고 하나 학교에도 오지 않는 학생을 왜 자기 대학 소속으로 그냥 두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분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다만 이런 말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김연아가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기는 어려운 신분이라면 인터넷 수강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마하니 고려대와 김연아는 학교에 적만 두어도 알아서 졸업을 시켜주겠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고려대는 다른 어느 대학보다도 스포츠 연예 스타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하는 학교입니다. 과거 황영조도 들어갔고 문근영도 들어갔습니다.
유명인사들을 동문(同門)으로 만드는 것이 학교의 홍보나 위상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유명인이 자신의 활동을 하면서도 학교수업을 들을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세워놓고 입학이 결정되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해도 이전보다 훨씬 한가해진 김연아를 학교에서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은 유감입니다.
아무튼 김연아 덕에 더욱 돋보이는 미셸 위가 지난 2일 뉴욕에 와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퀸즈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중앙장로교회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장인데요. 뉴스로를 통해 기사가 나갔지만 이날 행사에는 미셸 위가 ‘롤 모델’로 등장해 한인 2세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어떻게 LPGA 프로생활을 하면서 명문대 진학에 성공했고 두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지 경험담을 솔직담백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저도 미셸 위를 만날 겸 딸아이를 데리고 이날 행사장에 갔습니다.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미셸 위는 원서 제출 등 대입전형을 가능한 서두르는게 좋다면서 특히 에세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에세이도 일찍 준비하면서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지요.
이번 교육박람회는 뉴욕중앙일보가 주최 주관하고 맥도널드가 후원을 했습니다. 사실 미셸 위가 박람회의 메인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맥도널드의 모델이기도 한 까닭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주까지 LPGA 투어에 참여하던 바쁜 그녀가 시간을 내기란 정말 어려웠을 것입니다.
미셸 위는 지난달 29일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디안 오픈에서 거의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1타차로 역전돼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만약 이날 우승했다면 한국계 선수 LPGA 통산 100승의 위업을 달성할 뻔 했기 때문에 본국에서도 아주 관심이 많았지요.
이날 행사엔 미국의 동서부에 이르는 30여개 대학과 뉴욕 일원의 대입전문기관과 컨설팅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오후 4시까지 세미나와 테스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아래는 NewYork 아카데미의 최병인 원장(왼쪽)을 비롯한 스탭입니다. 최병인 원장님은 뉴욕밀알장애선교센터를 운영하는 독지가(篤志家)이기도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타이틀 스폰서인 맥도널드가 가장 눈에 띄더군요. 도처에 배너와 포스터로 도배를 했으니까요. ^^
맥도널드는 행사장 곳곳에 여러개의 부스를 차려놓고 다양한 홍보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버거 하나쯤 서비스로 주지 않았는지 그게 아쉽더군요. ㅎㅎ
이날 행사에서 또 눈길을 끈 것은 한국의 7개 대학이 참여한 것입니다. 왼쪽부터 성균관대를 비롯해 한국외대, 중앙대, 이화여대, 한양대, 서강대, 고려대 등이 부스를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요즘들어 본국의 대학교 진학에 관심있어 하는 해외동포들이 많이 늘어나고 또한 학교측도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면서 적극적으로 유치(誘致)를 하고 있었습니다.
성균관대의 경우 올해 처음 박람회에 참석했는데 동포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성대 입학처에서 나온 홍성완 씨는 이번 행사를 마치고 캐나다 밴쿠버로 가서 학교 홍보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하더군요.
또 한가지 관심을 끈 행사는 스탠포드와 NYU 등 두곳의 입학전문가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패널 디스커션 형식으로 정보를 제공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분을 소개한 주인공의 낯이 익습니다. 2009년 뉴욕시의원선거에 출마했던 케빈 김 씨였습니다. 이날 교육컨설팅 업체 MGP의 이사 자격으로 나왔는데요.
2년전 시의원선거에서 다 잡은 당선을 상대 후보의 마타도어로 아깝게 분루를 삼킨 바 있습니다.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해 관행상 본선거에서도 승리가 예상됐지만 상대 후보측에서 백인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건드리는 인종차별적 캠페인을 전개하는 바람에 그만 역풍을 맞았더랬습니다.
케빈 김 이사는 이날 역시 뉴욕시의원 선거에 나섰던 PJ 김(김진해) 씨와 함께 학생들의 1대1 상담을 맡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케빈 김 이사는 스탠포드대와 컬럼비아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4개국어를 구사하는 엘리트입니다. PJ 김 씨(아래 사진) 또한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학생회장을 하고 하버드 대학원까지 졸업한, 요즘 말로 스펙이 어마어마합니다. ^^
모쪼록 두 인재가 머지 않은 장래에 뉴욕시의원으로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이날 행사장에선 뉴스로에 교육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스테파니 장 토탈에듀케이션 원장님이 학생들에게 아주 관심이 높았던 적성검사 행사를 주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주 과학적인 분석으로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뉴스로 필진인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님이 미셸 위 인터뷰성공 무용담(武勇談)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최윤희 회장님은 24시간 한인뉴스채널 KNN에서 ‘최윤희의 렛츠고’라는 인터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여러 사정상 미셸 위측과 사전 인터뷰 약속을 하지 못해 무조건 행사장에 카메라와 함께 왔습니다. 그런데 미셸 위가 워낙 바빠서 당일 인터뷰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최회장님, 뛰어난 화술로 왜 인터뷰를 해야 하는지 완강한 미디어 책임자 두사람을 순식간에 설득해 단독 인터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덩달아 저도 말입니다. ^^
미셸 위는 반갑게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는데요. 키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자료에는 신장이 183cm, 미국식으로는 6피트가 조금 넘습니다. 왜이렇게 커보이나 하고 꼼꼼히 살펴봤더니 8cm는 되보이는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있더군요. ^^
뉴스로를 통해 알려졌다시피 이 구두는 미셸 위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날 인터뷰에서 미셸 위는 어떻게 공부하며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되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더군요.
“무엇이든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열심히 하고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저는 매일 연습하고 목표를 향하여 꾸준하게 노력했습니다. 꿈을 가지고 꿈을 믿고 생활에 충실하면 됩니다.”
한마디로 ‘목표를 향해 도전하라. 꿈은 이루어진다’ 이것 아니겠어요?
암튼 최회장님을 이날 부로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대가(大家)로 인정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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