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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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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에 관한 불편한 진실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2-03-22 (목) 11:07:04

한반도가 토끼와 닮았다고 한 것은 일제식민시절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좋게 보면 토끼처럼 양순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말도 되지만 대륙에 귀잡힌채 포획된 토끼마냥 주변강대국의 지배와 눈치를 봐야하는 숙명의 업보를 짊어진 약소국의 이미지를 注入(주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한반도가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이라는 주장은 우리 한민족이 불필요한 패배감과 열등감을 씻고 대륙을 호령하던 기마민족의 기상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기실 한반도가 토끼냐, 호랑이냐는 논란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주변국의 눈치나 보고 먹고사는데 만족한다면 대륙에 귀잡힌 토끼 몰골일테지만 당당하게 할 말을 하고 주체성을 잃지 않는다면 대륙을 향해 도약하는 용맹한 호랑이로 보일 것입니다.

 

▲ 최남선의 한반도호랑이 그림

우리 역사에는 예로부터 소홀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바다에 대한 관심입니다. 한민족이 본래 대륙을 주 무대로 활동했기때문인지 조선조이후 한반도로 밀려나고도 바다보다는 대륙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해상강국이었던 백제와 신라 장보고의 청해진 역사도 있지만 솔직히 바다에 대한 열정은 부족했습니다.

 

▲ 대양을 향한 한반도 호랑이 그림  

거꾸로 된 세계지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배포한 지도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지도엔 한반도는 아시아 대륙의 좌상단에 위치한 가운데 드넓은 태평양을 향해 뻗어가는 꼭지점이 돼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대양에 가장 가깝고도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주도는 단연코 한반도의 전진기지입니다. 왼쪽으로 일본이 있고 오른쪽에 중국이 있기에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제주도는 더욱 돋보입니다.

目下(목하) 제주해군기지 논란이 뜨겁습니다. 찬성하는 의견은 안보적 경제적 측면에서 해군기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고 반대하는 의견은 주변국과의 긴장을 높여 전쟁위험성이 커지고 환경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된다고 주장합니다.

제주기지는 미군기지라는 민족적 열패감을 자극하는 플래카드가 나붙고 이 와중에 ‘고대녀’라는 별명의 여성은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칭해 인터넷 공간을 벌집 쑤신듯 만들어놓기도 했습니다.

야당의 거센 반대에 대해 여당은 노무현 정부시절 결정된 사항임을 부각시키며 말바꾸기를 한다고 역공합니다. 아닌게아니라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우여곡절 끝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된 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군기지 유치의 결단을 내려준 제주 특별자치도 도민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더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무장없이 평화가 유지되지 않는다”며 해군기지 건설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제주해군기지는 예방적 군사기지라고 볼 수 있는데 국방력 없이는 사회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너그럽게 봐달라"고 요청하며 “해군기지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시절 해군기지 건설을 적극 찬성한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할만합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007년 7월 “제주해군기지 논의가 미군기지 또는 미국의 MD체제와 연관됐다는 식의 왜곡된 시각이 있다”며 “제주가 평화의 섬이라는 이유로 군사기지 건설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군기지 건설을 옹호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이던 2007년 8월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가 대양의 평화를 지키는 전진기지가 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라며 적극 찬성했습니다. 그랬던 유 대표가 2012년에는 “지금 진행되는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 그 다음 새로운 해군기지 건설이 필요한지 논의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유시민 대표는 말바꾸기 지적에 대해 “해군기지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강정마을에 하는 것을 그냥 밀어붙일 논거가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해군기지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반대여론 수렴과 건설지역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해군기지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한민국 수출입 물량의 99.8%가 제주 남방해역을 지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안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논리와 늦기전에 해양대국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초 예정지는 강정항이 아닌, 전남 화순항이었지만 화순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다른 몇몇 마을이 해군 기지 유치를 희망하게 됐습니다.

제주 위미리에서 ‘위미리 해군기지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서귀포 강정마을 등 다른 지역들도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결국 2007년 6월 노무현 정부는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상의 과정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반대론자의 화살을 홀로 맞는 것에 억울할 법도 합니다.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쨌든 유치청원운동까지 했던 강정마을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입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찬성했던 이들도 잘못 생각했다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논의 끝에 결정된 국책사업을, 더구나 보수정권도 아닌 ‘국민의 정부’에서 합의된 것을 뒤엎을 논거는 희박합니다. 특히나 작금의 논란은 총선과 대선의 해를 맞아 정치적 이해타산이 얽힌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환경훼손은 불가피합니다. 기실 인류의 문명은 반환경적입니다. 지금 여러분과 소통하는 인터넷 환경을 비롯하여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명의 혜택은 환경을 희생한 댓가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공법이 도입되고 주변의 자연을 더욱 잘 가꾸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봐야 합니다. 중국은 한반도 남방과 가까운 곳에 5곳의 해군기지가 존재합니다. 그것들이 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주는 수호기지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저들은 도리어 제주 남쪽 이어도 해상의 영유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되기 위해선 중국이 해군기지 문을 닫고 이어도 해상영유권 주장을 철회해야 합니다. 어디 중국만인가요. 막강한 해군력의 일본도 같은 행보를 취해야겠지요. 주변강국이 날로 해군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제주가 평화의 섬이니 해군기지를 건설하지 말자는 것은 우리 곳간을 지키지 말고 문을 열어두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갈등과 대립, 국론분열을 뒤에서 미소지으며 즐길 자들이 과연 누구일까요.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교수가 최근 국방일보에 기고한 글 일부를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지도를 180도로 뒤집어 보면 제주도는 머리에 해당한다. 변변한 해군기지 하나 없는 제주도는 모자를 벗은 채 서 있는 돌하르방 같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남한 육지 전체면적보다 넓은 제주-이어도 해역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이어도에서 分爭(분쟁)이 발생할 경우 부산 작전사령부에서 출동하려면 21시간(481㎞·시속 22㎞ 기준), 현재 이어도의 중국 측 기점이자 해군기지가 있는 상하이 서산다오에서는 13시간(287㎞)이다. 중국 해군이 한국보다 무려 8시간 먼저 이어도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불과 8시간(174㎞) 거리로 우리가 중국보다 5시간이나 먼저 이어도에 다다를 수 있다. 한국의 제주-이어도 해역을 겨냥하는 중국의 해군기지는 상하이·난통·저우산·닝버·원저우 등 5개소나 된다...주변 상황이 이런데도 오로지 평화, 평화만을 랩 읊듯 하면 제주도는 원래 평화의 섬이니 저절로 제주도와 주변해역의 평화가 유지되리라고 보는가...주권수호를 위해 해군기지건설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한민국 남부전선의 최전방인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없다는 게 불가사의할 정도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좌우의 이념 문제가 아니라 국방과 안보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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