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장 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
'유엔총회 무대뒤에서(Behind the Scenes of the UN General Assembly)'라는 제목의 9분33초짜리 동영상은 반기문 총장의 긴박(緊迫)하고 다양한 하루의 일상을 대변인과 전속사진사, 통역사, 학생대표 등의 시각으로 그린 것입니다.
매년 9월 유엔총회가 시작되면 뉴요커들은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두명도 아니고 수많은 세계 정상과 국가 수반들이 맨해튼 미드타운에 집결하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이들을 경호(警護)하기 위한 경찰력이 쫙 깔리고 이들이 행차할 때 마다 어마어마한 도로정체가 생기기때문이지요.
특히 올해는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은데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들이 사상 처음 한 자리에 모여 역대 어느 총회보다 VIP들이 많았고 그만큼 풍성한 화제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모든 지도자중에서 가장 바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은 단연코 반기문 사무총장입니다. 그는 제70차 총회가 개막한 15일부터 약 3주간 1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써야할만큼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합니다.

이 동영상은 '안녕하세요 뉴욕 아름다운 9월입니다'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맨해튼의 환상적인 스카이라인과 유엔빌딩의 경관이 펼쳐집니다. 유엔 회원국 깃발들이 차례로 게양(揭揚)되고 오전 6시30분 반기문총장의 공식적인 하루가 시작됩니다.
관저에서 나와 승용차에 몸을 싣는 시간은 6시47분.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이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바람처럼 달려가네요. 반총장의 차량이 뒤를 쫒습니다. 복잡한 맨해튼에선 차보다 자전거가 빠를 때가 많습니다. ^^
이어 유니세프 행사에 참석하는 학생대표 누르 사미가 호텔을 나서는 장면이 나오네요. 유엔본부로 걸어가고 이번엔 유엔 전속사진사 마크 가튼이 택시를 타는 장면, 유엔 통역사 멜리사 웬디아는 지하철을 타고 각각 출근하는 모습이 소개됩니다.
반총장은 이른 시각 텅 빈 총회장에서 연설을 리허설하고 있습니다. 개막연설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인데요. 빈 총회장에서 스피치를 연습하는 반총장의 모습을 보니 그 바쁜 와중에도 보이지 않는 노력이 상당하구나 싶었습니다.
8시51분 총회가 개막되고 통역사 멜리사 웬디아는 유리창 너머 총회장을 내려다보며 동시통역을 하느라 부산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정상들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세계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의 모습이 빠르게 스쳐갑니다. 네, 지금 이순간 뉴욕 유엔본부는 세계의 “핫” 캐피탈 시티입니다.
오전 10시3분 유엔빌딩 로비를 비추네요. 유니세프 행사가 열리고 있네요. 연설까지 멋지게 해 낸 학생대표 누르 사미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반기문 총장과 악수를 하다니 믿을 수 없어요"라고 감격에 겨워하는군요. ^^
동영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내로라하는 세계정상들이 이날 오후 시간 반총장과 5분 면담을 하기 위해 줄줄이 입장하는 모습입니다. 마치 학생들이 교장선생님한테 상장을 받으려고 차례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상들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엄청 바쁘게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네요. 국기 교체를 위해 대기중인 유엔 스탭들입니다. 해당국 국기를 정상이 오는 순서대로 들고 있다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움직이며 배치합니다. 치우는 사람, 새로 갖다 놓는 사람..정신없습니다. 저러다 국기가 바뀌는 실수라도 생기면? ㅎㅎ 직원들에겐 상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겠지요?
반총장도 계속 바뀌는 파트너를 옆에 두고 악수하며 함박 미소를 머금고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합니다. 저 정도면 사진 찍는 것도 보통 고역(苦役)이 아닙니다. 수많은 정상들과 잠깐 포즈를 취할 때마다 그에 맞는 인사말도 하고 해당국의 화제도 언급해야 하니 반총장은 그야말로 커닝페이퍼라도 있어야 할 듯 싶습니다.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가 가고 이날 밤 9시32분 유엔 빌딩 외관에 2016∼2030년 추진할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17개 과제를 보여주는 영상이 투사됩니다. 길었던 유엔의 하루가 저물어가는 것이지요.
허핑턴포스트는 "유엔총회는 지구촌의 모든 행사에서 가장 많은 눈과 귀를 모으는 국제 이벤트다. 포기할줄 모르고 낙관적인 반기문 사무총장은 수백개의 회의에 참석하고 150명이 넘는 세계 지도자들과 의견을 교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포기를 모르고 긍정적인 사고의 반기문 총장이기에 이 모든 일을 해낸다는 상찬(賞讚)이로군요. 세계속의 한국인 반기문 총장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