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창현의 평양오딧세이(23)
평양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수년전부터 평양 려명거리에 최고 73층 아파트(살림집) 등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105층 류경호텔도 오랜 침묵을 깨고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평양의 랜드마크는 우선 주체사상탑을 들 수 있다.
북의 건국이념이자 정체성인 주체사상을 상징하는 주체탑은 돌로 쌓은 石塔(석탑)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70m에 달한다. 김일성주석탄생 70돌을 기념하여 1982년 4월 15일에 제막되었다. 꼭대기에 20m 높이의 횃불모양의 붉은색 봉화탑은 특수조명장치를 갖추어 밤에도 타오르는 불길 형상을 하고 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평양시 전경을 360 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다. 대동강을 경계로 평양타워와 류경호텔, 화려한 려명거리 등이 한눈에 보이는 서평양과 구시가지인 동평양이 나눠진다.
동평양의 건물 대부분은 화려한 연분홍과 남색 페인트로 외벽이 칠해져 아주 밝고 산뜻한 모습이다. 3~4 년전만 해도 평양의 건물 외관이 칙칙한 회색이었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주체탑 1층엔 기념품 판매대와 커피 등 음료와 술, 담배 등을 파는 곳이 있었다. 20년된 구렁이술도 팔았는데 소주잔 하나에 5유로(6달러)라고 했다. 술은 구경만 하고 일행과 함께 커피(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솔직히 커피맛이 괜찮았다.
미국에서 온 동포가 아메리카노 맛이 미국보다 낫다고 했더니 여성 봉사원의 기분이 너무 좋았던 모양이다.
“선생님 구렁이술 한잔 드십시오. 오늘 내가 그냥 한잔 드리겠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더니 주체탑의 구렁이술을 공짜로 먹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날 구렁이술로 발동이 걸려 술을 5차까지 거나하게 해버렸다는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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