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우리가 아는 한국의 모습과, 외국인들이 보는 Korea의 모습은 너무나도 다르다. 인생의 반반씩을 한국과 미국에서 보낸 이민 1.5세 청년이,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서의 중립적인 시각을 통해 Korea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심각하게 낮은 원인은 무엇인지를 추적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지난 10월 28일 저녁, 죤스 홉킨스 대학에서는 “Colorful China”라고 하는 공연이 열렸는데, 미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공분(公憤)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 내 소수 민족의 문화를 보여준다는 주제로 펼쳐진 총 90분의 공연 가운데 5분가량이 한국의 전통 문화(傳統文化)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한국 문화를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朝鮮族)의 문화라고 소개를 하며 기생들의 옷과 춤, 전통 한복, 가야금, 아리랑,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 등이 공연에 포함, 공연하여 관람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공연이 중국민족박물관과 중국 영사관 등 중국 정부 단체에 의해 주최된 것을 볼 때 상당히 오래전부터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준비해 온 행사임을 알 수가 있었는데요, 함께 배부되는 공연 책자도 중국 정부의 보호와 지원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공연 외에도, 한글을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로 소개하는 ‘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라는 한글 서예 사진을 담고 있었으며, 널뛰기와 고추 말리기 등의 한국 전통 문화 사진이 책자에 실려 있었습니다.
해당 공연은 원래 WAE(World Artists Experiences) 라는 미국 단체에서 초청한 것으로, 이 단체는 풀뿌리 단계에서의 국제적인 예술 교류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홉킨스만이 아니라 주변의 학교 등에서 여러번의 무료 공연을 하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공연이 작년에는 프랑스 Sarkozy 대통령 앞에서 공연되었고, 죤스 홉킨스 교내 신문에 의하면 UNESCO에서 공인받은 공연이고, 학교 웹사이트의 소개에 의하면 UNESCO의 구전무형문화유산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한국 유학생들은 놀라움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번 사건이 죤스 홉킨스 대학 에서 발생했다고 하나, 이는 단지 죤스 홉킨스 대학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유학생들은 물론이고 전세계 한인들의 정체성(正體性)과 주체성(主體性)을 뿌리채 흔드는 실로 중대한 사건이라고 여기고 있기때문입니다.
21세기는 영토전쟁이 아닌 정신을 침략하는 ‘문화 전쟁’... 맞서 싸울 총칼 없는 한국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21세기는 영토의 전쟁이 아닌, 우리의 정신을 잠식하는 총성없는 전쟁인 ‘문화 전쟁’의 장입니다. 이러한 문화의 전쟁에 중국과 일본은 벌써부터 그들의 칼날을 세우고 우리의 문화를 침범하여 상당부분 우리의 모습을 잠식(蠶食)해 왔습니다.
고구려의 역사를 자국화 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최근 문제가 되었던 한글 공정, 그리고 한국의 아리랑, 한복, 한글을 통째로 자국화 하려는 Colorful China 사건을 통해 중국이 그동안 얼마나 치밀하게 우리의 문화를 송두리째 침탈(侵奪)하려는 계획을 세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동안의 역사를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지만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지 못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정신을 차리는, 그리고 대부분 지금 죤스 홉킨스 대학 학우 여러분들처럼 민초(民草)의 힘으로 맞서 싸워 이겨내는 경우가 문화 전쟁의 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데 대해 허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의 문화를 천대시하며 그 가치 창출에 뒷전이었던 우리 한국인들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거리를 뒤덮은 영어 간판들, 엉터리 영어가 적힌 티셔츠는 좋다고 입고 다니면서 한글이 들어간 것이라면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가치관, 한복을 입어본지가 언제인지, 어떻게 입는 것인지조차 기억도 안나는 우리… 지금 우리의 정신 상태는 중국과 일본에게 문화 침략(文化侵略)을 당하기에 가장 좋은 상황입니다.
오죽했으면 한국에서 몇개월동안 일을 했던 외국인 친구가 미국에 돌아와서 한복을 처음 보고 어떻게 한국에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지 아이러니하다며 웃음을 지었을까요.
이를 고치지 않는 한, 제 2, 제 3의 Colorful China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고,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문화 침략은 지금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더 큰 규모로 다가 올 것입니다. 그때는 우리 학생들의 힘으로 버텨내기는 어렵게 되겠지요.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것은, 우리의 ‘문화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주체가 되어서 자발적으로 나서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학생회에서 Korean Culture Festival등을 여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줄 한인 학생 모두가 알아야 한다는 거지요….
Colorful China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치밀하게 계획된 작품이라는 것과 비교해보면 우리 ‘의병’들이 어떻게 중국과 일본의 대군에 맞서 싸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들게 되는군요. 그렇지만, 오히려 지금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화 전쟁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이 보다 명확해 졌으니, 이참에 어떻게 하면 힘을 모아 맞서 싸울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까요.
‘문화 독립’을 위해 중국과 일본에 맞서 싸울 준비는 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에 맞서 싸울만한 총, 칼은 있는지… 한국의 길거리를 뒤덮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에가서 ‘맛코리’를 마시면서 생각해보면 좋은 생각이 나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