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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세계속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우리가 아는 한국의 모습과, 외국인들이 보는 Korea의 모습은 너무나도 다르다. 인생의 반반씩을 한국과 미국에서 보낸 이민 1.5세 청년이,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서의 중립적인 시각을 통해 Korea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심각하게 낮은 원인은 무엇인지를 추적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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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톡도? 독아일랜드?(上) 제각각 영문표기 국가경쟁력상실

글쓴이 : 강우성 날짜 : 2010-10-05 (화) 11:21:24

 몇 년 전 미국에서 운전 면허증을 갱신하려다가 곤란한 경험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 했다 들어오는 길에 한국 여권도 갱신(更新)을 해서 들어 왔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저의 한국 이름의 영문 표기법이 바뀌었더군요.
예전에는 한국인의 영문 이름 표기법이 외무부 직원 혹은 여권 신청자의 임의대로 여러 방법으로 표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석현’ 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의 영문 표기는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기가 가능했었습니다.
 

위에서 보듯이, 한가지의 이름이 영문 표기 시에는 여러 가지의 경우에 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인다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구 여권에 표기가 되어있길, First Name에 Woo, Middle Name에 Sung, 그리고 Last Name에 Kang으로 표기되는 바람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Middle Name은 이니셜로 처리하는 미국 표기 관례상 Woo Kang 혹은 Woo S. Kang으로 바뀌어 불리곤 했습니다.

덕분에 제 면허증엔 Woo S. Kang 이라고 표기가 되어있었는데, 새 여권에는 Woosung Kang 이라고 표기가 되어있는걸 보여주며 면허증을 갱신 하려하니 저의 신원 조회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

한국같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이런 일을 몇 주일을 기다려서 간신히 해결을 했답니다. 동일인이지만 영문 표기가 다른 것 때문에 다른 사람인걸로 인식이 되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었지요.

저 같은 많은 분들도 아시겠지만 한국인의 이름에는 Middle Name 이란 건 없습니다. 다행히 정부에서 여권의 영문 이름 표기법을 통일하여 이제는 Woosung 혹은 Woo-Sung과 같이First Name으로만 표기를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가진 저의 경우에는 Woosung Kang으로 사용을 하면 되겠지만, 위에서 소개한 오석현씨의 경우에는 “씨옥-휸-오”, “쑥히언 오”등과 같이, 여권에 어떻게 표기 되느냐에 따라서 같은 이름의 오석현이라도 서로 달리 불리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 합니다. 경우의 수가 많은 이름의 경우는 그렇다 쳐도, 그 수가 몇 안된 성의 경우에서도 표기법이 제멋대로였습니다.

이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Rhee, Lee, Yi 등으로 표기를 하고,

박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Park, Pak, Bark, Bak 등으로 표기를 하며,

조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Joh, Cho, Jo 등으로 표기가 되기도 합니다.

곽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Kwak, Gwak, Kuark 등으로도 표기하는 창의력을 발휘하기도 하더군요.

면허증 갱신과정에서 한참 고생을 한 저의 경험을 통해서 통일되지 않은 표기법으로 인한 불편함을 설명을 해드렸지만, 이 문제로 인한 국가적인 손해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막대하다는 점을 상기하여야만 하는데, 한국의 거리를 나가보면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수 있습니다.

관광지를 안내하는 영문 가이드북 내의 지명을 나타내는 영문 표기는 주먹구구식으로 제멋대로 표기가 되어 있기 일쑤고, 똑같은 지역인데도 여러 가지 표기법이 혼재하고 있으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어디 한군데를 찾아 가려면 그 고충은 이만 저만이 아닐겁니다.

실제로,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6월 BBC 방송은 한국의 지명의 로마자 표기법이 자주 바뀌는 데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에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많은 외국인 축구팬들이 새로 인쇄된 지도를 구하지 않는한 경기장을 찾아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의견을 피력(披瀝)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2009 WBC 대회를 기억하실 겁니다. 세계의 강팀들을 하나하나 제압하며 결승까지 올라 아쉽게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경기를 미국 ESPN 방송을 통해서 중계를 보았는데, 또한 번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미국 방송에 소개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선발 명단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표를 보면, 정근우와 정태현의 성씨 표기가 각각 Jeong과 Chong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정대현의 “대”와 이대호의 “대”가 각각 “Tae”와 “Dae”로 다르게 표기된 것 을 알수 있습니다.

또한, 이름의 표기방법 또한 음절 사이에 하이픈 ‘-’을 넣어 연결한 표기법과 공백을 넣어 처리한 경우가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 문제의 원인은 바로 두 가지의 한국어 로마자 표기법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1984년 1월 13일에 고시되어 2000년 7월 7일까지 사용되었던 기존의매큔-라이샤워(McCune-Reischauer) 표기법과, 말머리에 오는 ㄱ, ㄷ, ㅂ, ㅈ 등 4개의 자음을 K, T, P, CH에서 G, D, B, J 등으로 바꾼 현행 개정 로마자 표기법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예는 더 있습니다. 2009년으로 14회를 맞은 부산 국제 영화제의 공식 명칭은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PIFF) 입니다. 하지만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부산을 Busan 으로 표기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996년 부산 국제 영화제가 탄생했을 당시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근거한 Pusan으로 시작이 되었으나, 2000년 개정된 로마자 표기법에 의해서는 사실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가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더욱 혼동스러운 것은, 이 두 가지의 기준이 통일되지 못하고 공존하다 보니, 중간에 끼인 입장인 부산시의 경우 Busan에서 개최되는 제 14회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라는 웃지 못할 설명을 해야만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가까운 곳에도 이러한 문제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식당의 영문 메뉴를 살펴보면, 같은 업소의 메뉴에서조차 표기법이 균일(均一)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요식업계 전체적인 차원에서도 한가지 음식을 놓고도 여러 개의 표기법이 혼재하고 있어, 비빔밥이 Bibimbob, Beebimbop, Bibimbap 등으로 일관성 없이 표기 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해외에 있는 한국 역사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 동일한 지명과 동일한 인물들이 다수의 표기법으로 인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의 경우에는 Admiral Lee Soon-Sin 혹은 Admiral Yi Sun-Shin 등으로 표기가 되어있고, 지명인 고구려의 경우 또한 Goguryo/Goguryeo/Kokuryo/Kokuryeo와 같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역사 날조문제로 논란이 되었던 중국의 동북 공정(東北工程)을 기억하실 텐데요, 그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의 하나가 바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외국 사학자들이 부족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보면 우리가 그러한 현상을 만드는데 일조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한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한국의 편에 서서 도움을 주려 하는 외국의 사학자들이고구려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려 해도 최소한 몇 배의 수고가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니까요. 무슨 의미인지 다음의 표를 살펴보겠습니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고구려에 관련된 1000건의 자료가 4개의 표기법으로 분산되어 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에 고구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미국인 사학자가 ‘Kokuryo’라는 키워드로 자료를 검색할 경우에, 다른 표기법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이 학자는 단지 180건, 즉 전체 고구려의 자료 중에서 18%에 불과한 자료들만을 수집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것이지요.

18%의 자료들 모두가 유용한 자료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생각한다면 정작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서는10%에도 못 미치는 제한된 양의 자료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독도에 관한 로마자 표기가 Tokto, Dogdo Island, Tokdo, Dok Island등 무려 9가지의 표기법이 중구난방으로 혼재하여 ‘Takeshima’라는 단일 표기법을 사용하는 일본에 전략적인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2008년에는 ‘Dokdo’로 표기법을 단일화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이, 문제의 본질은 어느 표기법이 우수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매큔-라이샤워 방식의 표기법은 그 방식이 다소 복잡하기는 하나 실제 발음과 비슷하게 읽힐 수 있을 가능성이 많고, 반대로 현행의 로마자 표기법은 보다 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일장일단이 있는 표기법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우수하냐를 따지는 것은 소모성의 논쟁에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쉽게 말해,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은 어느 것이 딱 부러진 정답이라고 말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왜냐하면, 발음의 기준을 어느 언어로 삼았느냐로 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SAMSUNG의 경우 미국에서는 ‘쌤썽’ 으로 발음이되는데 비해서, ‘ㅓ’ 발음이 없는 스페인어 권으로 넘어가게 되면 ‘쌈쑹’ 으로 발음이 되지요. 그리고, 받침과 ‘ㅓ’ 발음이없는 일본어로 넘어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사무송’ 으로 발음이 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삼성이 각 나라마다 다른 언어의 기준에 맞춰서 브랜드 명을 여러 가지로 변형하여 수출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브랜드 자체란 고유명사로서 한 기업을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Nike’를 읽을 때 ‘니케’나 ‘나이크’라고 읽지 않고 ‘나이키’라고 읽는 것은 나이키 사가 일관성 있게 홍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대표 수출품인 태권도와 김치의 경우에도, ‘Taekwondo’와 ‘Kimchi’로 꾸준히 브랜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혼동 없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만약 SAHMSUNG, SAMSEONG, SAHMSEONG, SAM-SUNG, SAHM-SEONG등으로 불규칙적으로 브랜드를 수출한다면 고구려의 예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기회와 에너지를 스스로 낭비하는 셈이 되는 겁니다.

따라서, 고구려와 이순신장군, 그리고 부산 모두 우리만의 고유한 브랜드로 관리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표기법으로 통일 되어 앞으로 절대로 변형되지 않아야하는 것입니다.


 

<하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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