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성의 날은 어떨까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은 특히 러시아에서 유명하다. 휴일인 이날 러시아 전역이 기념하고 있고 서로를 축하해 준다. 러시아에선 언제 어떤 연유로 3월 8일을 기념하게 되었을까?
이날은 처음엔 세계여성혁명가의 날로 시작되었다. 구 소련 시절 ‘국제여성노동자의 날’로 불렸고,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賦與)하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영역에서 역할 확대를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념일의 역할을 하였다.
세계여성의 날은 클라라 제트킨이라는 독일의 사회민주주의당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여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1910년에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제 2차 세계여성노동자대회에는 전세계 17개국의 여성노동자를 대표해서 100여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이 대회에서는 클라라 제트킨의 제안에 따라 착취자와 싸우는 전세계여성노동자의 단일한 대오를 형성할 것을 결의하고 각국에서 일년 중에 하루를 정해서 경제, 사회, 정치적 평등권을 위해 투쟁하는 ‘국제 여성 연대의 날’로 기념하기로 한다.
이렇게 해서 많은 나라의 여성들이 평화와 자신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노동의 평등권, 빈곤에 대한 저항 등 여성 해방을 위한 투쟁에 동참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3월 8일의 유래는 사실 미국에서 시작됐다. 1857년 뉴욕 맨하탄에서 벌어진 섬유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이 3월 8일에 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여성노동권인정 등을 구호로 하여 거리행진을 벌인 것이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1908년 3월 8일 미국의 뉴욕 사회민주주의 조직이 여성들의 투표참여권의 획득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고 1909년 미국사회당에서는 2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을 여성의 날로 선포(宣布)했다.
유럽에서는 1911년 3월 19일에 처음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위스에서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3월 19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기념할 것을 제안한 사람은 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이었던 엘레나 그린버그였다.
1912년에도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했지만 날짜가 5월 12일이었고, 1913년에는 공동 기념일 행사준비의 어려움으로 인해 독일에서는 3월 12일에,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스위스, 네덜란드에서는 3월 9일에, 프랑스와 러시아에서는 5월 2일로 잡는등 제각각이었다. 191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전세계의 국가들이 3월 8일로 통일, 함께 여성의 날을 기념하게 되었다.
유엔에선 1975년을 ‘세계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2/142호 결정서를 통해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화했다.
이날이 국가공식기념일로 휴일인 나라는 구 소련에 속하였던 국가들과, 앙골라, 캄보디아, 중국, 콩고, 라오스, 마케도니아, 몽골, 네팔, 북한, 우간다, 시리아 등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1913년 3월 8일에 최초로 여성들이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게 되는데 페테르부르그의 여성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와서 반전시위를 한 것이 그것이다.
1917년 러시아 10월혁명이후 3월 8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1918년 소련헌법에 국가 차원에서 남녀평등권이 보장(保障)됐다,
1965년 3월 8일 마침내 국가공식 휴일로 선포되었고 공식행사가 거행되기 시작한다. 이를 통해 소련정부는 여성의 권익 신장을 어떻게 훌륭하게 이루어 냈는지를 선전하곤 했다.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도 구소련에 속했던 국가들은 여전히 세계여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삼고 있다. 세계여성의 날은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정치적인 성격을 가진 기념일로 남아있다. 하지만 러시아만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러시아에선 차츰 여성의 날이 본래의 정치적인 성격이 엷어지고 남녀사이의 교제와 가족 또는 친지들간 축제의 날로 자리매김 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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