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2일 러시아를 대표하는 경기장인 루즈니키에서 푸틴대통령도 참석하는 대규모 음악회가 개최되었습니다.
러시아국경일인 2월 23일 "조국수호(祖國守護)의 날"을 하루 앞두고 기념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루즈니키 경기장은 모스크바 강변에 위치한 약 10만명을 수용할 수있는 대규모 경기장으로 예전 모스크바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에서도 주경기장으로 이용된 유서(由緖) 깊은 경기장입니다.

루즈니키 경기장 입구엔 커다란 레닌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러시아 곳곳엔 아직도 많은 레닌상들이 서 있습니다. 이 동상들을 만나볼 때마다 지난 역사와의 공존하는 것을 선택한 러시아인들의 지혜를 엿보는 듯 합니다.

푸틴대통령이 참석하고 현재 우크라이나사태가 계속되어서 경기장 입구와 주변은 매우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졌고 행사참가자들에 대한 보안검색도 철저했습니다.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되었지만 오전 10시경부터 이미 주변 지하철역 등엔 행사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이었습니다.

경기장 주변에선 식전 행사로 콘서트가 개최되어 분위기 고조를 이끌었습니다.

콘서트 중간 중간엔 현재 갈등지역인 돈바스의 주민들이 나와서 우크라이나정부와 군에 의한 돈바스주민에 대한 탄압을 증언하기도 하고 러시아군의 영웅적인 활약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행사장 주변에선 행사참가자들을 위한 간단한 식사와 음료등도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충분히 많은 양을 준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거의 없었습니다. 사전에 간단한 식사와 음료가 제공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러시아하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한다는 선입견에 빠져있어서인지 신속한 식사제공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음식은 꽤 맛있었습니다.
행사장 주변 곳곳에선 그동안 러시아가 참전했던 역사적인 전쟁들(몽골과의 전쟁, 나폴레옹전쟁, 1차 2차세계대전 등등) 당시의 주요 무기들과 러시아군 장병들의 복장을 사실 그대로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행사장에 남녀노소 다양한 모스크바시민들이 참여해서 함께 즐기며 러시아군을 응원 격려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러시아애국주의로 물결치는 현장 한 가운데 서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인은 저 한명으로 마치 예전 책 제목처럼 군중속의 고독을 맛보면서도 한편으론 러시아인들의 우크라이나사태와 푸틴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현재 정서를 생생하게 맛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엔 참가자들이 위장용 그물이나 임시 양초만들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예쁜 여학생들이 대형 러시아국기를 흔들면 러시아를 연호하는 모습은 지금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군요.

* 조국수호의 날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들에서 기념하는 공휴일입니다. 원래는 붉은 군대의 날이었으나 1949년에 소련 육군 및 해군절로 개칭되었고 2002년 블라디미르 푸틴의 대통령령으로 러시아의 국가공휴일로 제정하며 현재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원일의 모스크바 뉴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kwil&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