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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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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참스승 허병렬 선생님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5-29 (화) 01:20:17

은주에게,

"아니..선생님은 왜 내가 드린 꽃판 (tray of flowers)을 가지고 저리로 가실까?" 넌 허병렬 선생님께서 받으신 꽃판을 저리로 들고 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 네 딸들이 스승의 날이라고 예쁜 card 와 함께 드린 膳物(선물)을 누굴 주시려고 가지고 가실까?

 


허병렬 선생님은 이렇게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다. 받은 선물은 또 다른 사람에게 주시는 분 그리고 자신은 헌 것을 쓰시고 자신의 아파트를 아주 소박하게 손으로 꾸미신 분...."어머, 이런 분을 스승으로 삼은 우리 딸들...참 행복하다." 그리고 딸들과 스승의 관계를 관찰하면서 나도 배우고 참 흐뭇했다


 

억지로 "서로 사이좋게 나누어 먹어요.." 하는 명령이 아니라, 그냥 마음에 우러나서 자신이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을 더 기쁘고 즐겁게 생각하시고 실천하시는 스승님...내 스승은 아니지만...내 딸들에게 가르침을 다 하시는 딸들의 스승으로 난 많이 배운다.

 

그래서 매번 토요일 아침에 딸들을 뉴욕한국학교에 내려놓고 난 허병렬 선생님의 교실 밖에서 열심히 바쁜척 하면서, 바닥에 철퍽 주저앉아 내 글을 쓰고, 내 숙제를 하면서, 귀로 듣고 옆눈질하면서 선생님께서 가르치는 모습...학생들과 interaction 하는 내용들과 모습을 몰래 훔쳐 본다.

나도 허병렬 선생님께 배우려고...배워서 내 학생들에게 똑같이 하려고...그래서...나의 간접적인 스승이 되신 허병렬 선생님의 한국학교에 딸들을 보낸 것도 참으로 영광이다. 절대로 이 move 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넌 허병렬 선생님에게서 인간냄새도 맡지만 진정한 스승의 냄새도 맡는다. 스승은 지식도 많아야 하지만 한 학생 한 학생의 장점을 "이용" 해 그 학생이 크도록 만드는 사람이 스승이다.

스승은 내 목소리보다 학생들의 목소리 (voices/opinions) 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다. 스승은 학생들이 낙제하길 바라지 않고 성공하길 기대한다. 잘못한게 있으면...punishment 로만 가르쳐 주지 않고...기다려주고 또 믿어주고...그 학생이 잘못에서 일어나도록 해 줄 수 있다.

공립학교에서는 "죄와 벌-infractions-consequences" 가 있어서...이렇게 관대하게 기다려 주기가 힘들다. 다른 교사들이 uniform code 로 학생들에게 consequences 를 주는데...나 혼자만 특별하고 잘 낫다고 consequences 를 줄 수 없기에. 하지만...넌 될 수 있으면 이 "crime and punishment" mode (방법)에서 빠져나와 스승의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허병렬 선생님께서는 tray of flowers (나팔꽃) 을 받으신후...고맙다고 네 딸들을 꼬옥 안아 주시고..그 사랑을 다른 교사들에게, 부모들에게 전파하시려고..그 tray 를 교무실에 가져가셔서..."여기 이 꽃...어머니 날이니 가져 가세요" 하시면서 교사들/부모님들께 offer 하셨다.

아주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다른때 같으면...너는 화가 났을 것이다. "아니 왜 내 딸들이 드리는 선물을 다시 남에게 주실까? 이 사람 manner 굉장히 없다.." 하고 화를 낼 것 같은데...그 장면은 내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욱더 드리고 싶어졌다. 이 분이 전파하는 사랑과 교육이 바로 이것이구나.

난 이 구절을 쓰면서 눈물을 흘린다. 참 스승의 모습을 발견하고 감탄하는 중이다. 그리고 내 딸들에게 이런 스승을 찾아 준 나도 대견하고 내 딸들도 아마 참 기뻐하고 있을 것이기에...감격의 눈물이 난다.


 

허병렬 선생님은 한 평생 가르침에 종사하고 계신다. 지난 5월 5일 뉴욕한국학교가 개교기념 39주년을 맞이했다. 어린이 날에 개교 기념일 행사를 여셨다. 허병렬 선생님은 교장을 하시거나 이사장의 감투를 쓰셔도 가르치는 일을 늘 하신다. 행정학 degree 를 가지고 있으셔도 가르치는 일은 놓지 않으신 분이다.

 

가르침은 학생들과 함께 해야 하기에. 그래서 너도...교육행정학 degree 와 license 가 있어도...학생들 옆에 오래 붙어 있으려고 행정가가 되지 않고 교사로 남아 있는지도 모르지. 그리하여 늘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자그마한 improvement 와 자그마한 기적에 감격해 "환호" 하는거지.

  


이 학생은 이제 늘 나에게 먼저 다가오는 "특별한 학생" 이다. 친구들에게 화가 나서 내 교실 창까지 주먹으로 깬 학생...그런데..이제는 아침에 날 보면...늘 "Hi, Ms. Kim" 하면서 활짝 웃음으로 반겨주는 내 소중한 학생이 되었다. 이 학생은 다른 반에서는 잠을 자도, 내 반에 와서는 늘 곁에 찰싹 달라 붙어서..어리광을 핀다.

 

난 이 학생이 너무나 예쁘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서슴지 않고 얼굴을 맞대고 사진을 찍었다. 둘이서 camera 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두리번 거리다 찍힌 사진...이 사진을 자주 들여다 보면서..이 학생을 더욱 더 예쁘게 생각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아름다움을 묘한 방법으로 끄집어 내는 자가 참 스승이다. 난 아직도 이 일을 잘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그렇게 쉬운 일 많은 아니다. 많이 답답하게 느낄 때, 그리고 포기 일보 직전일 때도 많고...학생들에게는 실망을 많이 하지 않지만...행정가에게 그리고 교육 system 에게 실망을 할 때가 많다.


 

허병렬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希望(희망)을 넣어 주신다. 내 아이들은 한글을 다시 배우는 과정에서..아주 재미있게 배워 나간다.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금요일 저녁때도 일찍 잔다. Play date 가 있어서 늦은 밤까지 놀더라도..꼭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한글학교에 갈 준비를 한다. 숙제를 다 못했을 경우에는 차 안에서 운전하는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봐 가면서 다 해 가지고 간다.

 


그리하여 하늘을 우러러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리함으로 스승을 존경하고 스스로 스승이 되는 연습을 하는 것이기에...저 푸른 하늘..그리고 먹구름 진 하늘...빛이 쨍쨍한 하늘을 보면서...내 딸들은 가르침에서...산 배움에서 산 인간이 되기에...스승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

난 내 딸들에게 허병렬 선생님 같은 분을 많이 "물어다" 주어야 하는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의 책임과 의무보다 절로 마음에서 우러나게 하는 참 스승을 보고 알맹이를 알아보는 기술자가 되는 것을 배워야 한다.

 


빛의 그림자도 좋으니..그 따스한 빛을 참 스승을 통해 보도록 하는 것이 부모가 하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나도 그런 스승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허병렬 선생님을 생각하며 은주가 은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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