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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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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 밟기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4-18 (수) 00:37:01

은주에게,

그림자 놀이를 해 봤니? 서로의 그림자를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곤 하지. 하지만 자신의 그림자를 잡으려는 game 은 없나? 왜 자기 그림자를 밟을 필요성이 있을까? 자신을 거울로 반사한다는 것은 있는데 그림자를 잡아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넌 봄 방학때 너만의 시간을 유익하고 아름답게 보냈지.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 네가 즐겨 산책하는 아름다운 부두가에 가서 자연과 그림자와 산소와 호흡하면서 하루를 시작했지. 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고, 신문을 읽으면서 시작하고 또 산책으로 시작하지. 넌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산책을 선택했고, 하루하루를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으로 만들었지. 그리고 그림자에 관해 생각을 했지.

 


나의 그림자를 밟고 분석하면 무슨 진리를 얻을 수 있을까? 그림자는 태양으로 인해 만들어 지는 것이지. 만일 태양이 없고 빛이 없다면 그림자도 없다는 것이지. 이렇게 그림자의 존재는 상대적이야. 흔히..자신을 반사(反射)할 때, 현재의 모습을 보고 과거를 풀이하고 또 미래를 본다고 하지.

하지만 그림자를 통해 자신을 반사하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아침의 그림자, 점심의 그림자, 오후의 그림자..다 제 각기 길이와 모습이 달라진다. 이것도 어떻게 태양이 물체를 반사하느냐 따라서 달라지는 현상이지. 인간의 모습이 아침에는 “한 모습”이다가 또 점심때 “또 다른 모습” 그러다가 저녁때는 “또 하나의 다른 모습” 으로 변한다. 형체는 이렇게 몇 시간 차이로 변하지 않지만 우리의 그림자는 수시로 변한다. 이런 변함의 현상을 한 번 생각 해 보고 싶다.


 

부활절에 보름달이 떴다. 헌데...하늘이 그림자인지 아니면 달이 하늘의 그림자인지...모두 상대적이다. 현실도 마찬가지인 것 같지? 내가 중심이 되는지 아니면 주변사람들이 중심이 되는지..아니면 물체와 주위 환경이 중심이 되는지...

답은, 어떤 때는 자신이 중심이 되어 그림자를 만들고 (casting shadow) 그리고 어떤 때는 다른 것들이 중심이 되어 그 그림자속에서 존재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것 같다. 하지만..많은 사람들은 그림자를 상대적으로 보지 않고 늘 자신이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을 정신과 쪽으로 분석을 해 봤다.

 

사람의 환경(그림자)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환경을 반사해 그대로 그 환경을 되풀이 (repeat) 할 것인지...그 환경을 바탕으로 더 나은 환경의 그림자를 만들 것인지...주로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의 그림자 속에서 산다. 그림자를 만들기도 하고 또 주어진 그림자 속에서 산다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의 정신건강은 어떨까 한번 생각 해 볼까?

나에겐 아주 친한 외국인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Ireland 에서 미국남자를 만나서 뉴욕으로 이민을 왔다. 그리고 엄마는 Scotland 에 사시고 많은 친척들이 가까이 살지 않다. 뉴저지에 혼자 있는 셈이다. 이 친구는 남편과 잘 살다가 5년 전에 이혼을 했다. 남자가 외도가 심하고 또 그 사람으로 인한 자신의 그림자... 비추어지는 ‘그림자’ 를 증오(憎惡)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은 아이들 키우면서 잘 지내기로 자신에게 다짐을 했다.

그러던 중에 아주 좋은 사람을 만나 서로의 인간관계 또 연인관계를 맺고 있다. 이 친구는 또 한번의 결혼을 하려고 했다. 헌데...그 “환경이 만드는 그림자”, 자신의 아들들이 새롭게 설립되는 가정으로 비추게 되는 그림자를 바라볼 때, 석연치 않다고 생각해 재혼을 포기하고 그냥 서로 만나면서 연인처럼 지낸다.

등산을 함께 하면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넌 그 친구를 참으로 존경하게 되었고 또 자신이 그림자 속에서 살 수도 있고, 또 하나의 그림자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고 또 결정은 자신만 할 수 있다고 새삼스럽게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의 그림자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어떠한 그림자 속에서 해매고 있고 또 어떠한 그림자를 cast 하고 있는지...한 번 생각해 보았다.


 

뿌리 깊게 들어가면 우리의 삶이 왜 그런 그림자를 cast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정신과 분야에서 이 뿌리분석을 하고 또 사회학자나 역사학쪽에서도 뿌리 분석을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그래서 공부를 “뿌리 깊게” 하게 될 때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내 자신을 반사할 때는 한 뿌리를 볼 수도 있고..아니면 전체적인 뿌리를 보고 분석을 할 수 있다.

최근에 우리 분단된 조국, 통일이란 issue 그리고 여기 동포사회에서 어떠한 ‘통일운동’ 을 해야 하는지...깊이 지인들과 생각 해 보고 또 나름대로 통일을 위한 길이라 생각해 실천도 하곤 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분석을 했다. 내 조국이 통일이 안 되어서 내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한 번 생각 해 보았다.

1. 조국이 통일이 안 되어, 내 자신은 늘 불안하다.

2. 조국이 통일이 안 되어 늘 ‘민족고아’ 라는 생각이 든다.

3. 조국이 통일이 안 되어 자신만만하게 내 나라는 “한국이다-not just South Korea” 할 수 없고 늘 설명을 길게 해야 한다. 주로 외국인들은, Are you from North Korea or South Korea? 하고 묻는다.

4. 조국이 통일이 안 되어서 "어중이 떠중이" 정치인들이 벌떼처럼 생긴다.

5. 조국이 통일이 안 되어서 개인생활도 갈라지는 생활을 자주 반복한다.


 

정신적인 불안: 내 부모 세대는 너무나 많은 고통을 안고 살아 오셨다. 한에 맺힌 한 민족...한의 물로 밥을 말아먹는 민족...보리고개를 안 세대...식민지를 겪은 세대...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부와 가난의 하늘과 땅 차이를 겪은 세대..그리고 조금이나마 잘 살고 자식들 잘 키워보려고 미국으로 이민온 세대...이 분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이 세상을 떠나기 시작한다.

한으로 똘똘 뭉친 우리 부모님 세대가 이 세상을 뜨면서...이민 1.5세 그리고 2세에게 남긴 유산(遺産)은 (이민의 유산, 한의 유산) 은 어떠한 것인가? 이민자들도 산산조각으로 분단(分斷)되어 있다. 심지어 한 뜻을 가지고 한가지 일을 하려고 하던 단체들의 분단이 일어나고 있다. 교회도 분단되고 사회단체도 분단되고 공립학교도 분단되고 분단 투성이다. 내가 몸 담고 있던 한 협회가 분단되면서...많은 것을 깨달았고 왜 조국통일을 이루기가 참 힘이 들까...하며 이 분단된 조직과 우리 조국을 비교하게 되었다.

 

이런 분석을 하게 된 동기도 참 우연은 아닌것 같다. 우리 민족은 Collaboration(협력)과 Cooperation(협조)보다 늘 Competition(치열한 경쟁)을 선호한다. 유교사상에 푸욱 빠져 관례와 사상이 rampant(너무 엄격)하다. 그리하여 인도사람들처럼 늘 게층(階層)을 만든다.

이렇게 갈라지기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왜 그렇게 자신의 학벌이나, 재산이나, 또 연결성(누구누구 자식이고 어떤 집안의 자식이고, 누구와 친척이고...등등)을 등지지 못하고 혼자서..스스로 굳게 설 수 없을까? 왜 이러한 crutch를 잡고 살아야 하나? 이것이 분단된 민족의 정신건강인가? 이것이 분단된 민족성의 병인가?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민족성의 하나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고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우연히 내가 몸 담고 있던 어느 기관의 사람이 쓴 글을 읽고 막 웃었다. 이 사람은 자신은 1세와 2세를 함께 묶어 평화/조합/협조를 이루겠다고 근사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지만 (글 쓰는 솜씨는 아주 미약했다), 헌데..이 사람이 분단을 주장하고 1세가 되어서 2세 교사를 쫒아내고 늘 편을 가르는 역할을 한 사람, 분열에 앞장선 사람이 어떻게 글로는 마치 1세와 2세 교사들을 "통일" 시키는 일을 해 보겠다고 거짓선언을 할까...

기가 막혀 혀를 찼다. "아...이렇게 착각속에서 사는 갈라진 민족성 병을 가진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또 다시 마음 아프게 느꼈다. 그리고 이런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내 자신도 불안해졌다. 분단된 조국을 탓할 것인가? 분단된 조직을 탓할까? 역사를 탓 할까? 이민사회를 탓 할까? 우리 민족성을 탓 할까?

은주가 은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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