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뉴욕필진
·Obi Lee's NYHOTPOINT (89)
·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40)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 (14)
·김기화의 Shall we dance (16)
·김성아의 NY 다이어리 (1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45)
·김치김의 그림이 있는 풍경 (107)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173)
·로창현의 뉴욕 편지 (425)
·마라토너 에반엄마 (5)
·백영현의 아리랑별곡 (26)
·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9)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42)
·신기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7)
·신재영의 쓴소리 단소리 (13)
·안치용의 시크릿오브코리아 (38)
·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33)
·제이V.배의 코리안데이 (22)
·조성모의 Along the Road (25)
·차주범의 ‘We are America (36)
·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15)
·폴김의 한민족 참역사 (39)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37)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208)
·훈이네의 미국살이 (108)
·韓泰格의 架橋세상 (9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총 게시물 45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Jenny Teacher’의 추억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3-03 (토) 01:50:38

은주에게,

한국의 풍습으로는 어른을 대할 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버릇없는 아이라고 교육을 받았지. 여기 미국에서는 아주 정 반대...만일 상대방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이야기를 안 하면 교사는 그 학생을 버릇없고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잖아.

미국에 사는 동포들은 이렇게 CONFLICTING(정반대 문화)를 상대하면서 調和(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니, 혼동이 오고 이해보다 오해로 이끄는 일이 많지.

넌 공립교사의 첫 길을 한인동포학생들을 위한 한국어/영어 2중언어 교사로 시작했지. 언어란 문화라는 뜻이고 문화는 곧 언어라는 뜻이지. 그래서 언어를 가르치면서 문화를 함께 동시에 가르처야 했던 시절...참 재미있는 “오해의 소재” 가 많았던것 같아.

너의 교실은 전에 교감이 쓰던 아주 작은 OFFICE SPACE 였어. 방을 예쁘게 꾸민 후 문밖에 ‘JENNY TEACHER’ 라는 문패를 걸어 놓았지. 네가 이 공립학교에 교사가 되기전 근처 음악원에서 그 동네의 학생들을 가르쳤지. 학생들이 널 ‘JENNY TEACHER’ 라고 부르곤 했지. 복도에서나 길거리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그들은 “Hi, Jenny Teacher...” 하면서 널 반겨 주었지.

 


하루는 교감이 널 은밀히 불러서 이야기를 했지. “Jenny, some of the teachers are complaining that your name on the door, JENNY TEACHER, is not grammatically correct. They are also complaining that how can an ESL teacher refer herself to an incorrect name....” (김 은주 선생, 선생님이 문패에 JENNY TEACHER 라고 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일부 교사들이 문법상 틀린 ‘JENNY TEACHER’ 를 어떻게 영어 교사라는 사람이 걸어 놓고 아이들이 그 이름을 부르게 하냐고 불평하고 있어요.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넌, 교감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놀랍지도 않았고 즉각 대응할 생각을 했지. 교육이라는 것은 학생들만 받는게 아니라, 이곳 공립학교에 있는 교사들도 많이 받아야겠구나..하는 생각에 바로 교장실로 찾아가서 면담을 요구했다.

너를 고용한 교장은 Puerto Rican 2세였어. 그 분도 자신이 태어난 미국땅에서 소수계여성으로 아주 많은 “인생경험/교육자의 경험”을 한 사람이었지. 교장 자리에 오를 때까지 온갖 수모와, 멸시, 편견을 이겨냈기에 네가 말 하려고 하는 의도를 이해했지. 넌 교사회때 발언을 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지.

교장은 곧 바로, “OK, Jenny, I understand where you are coming from. I will give you some time to speak to the faculty members at our next meeting. Don't be discouraged. I went through similar episodes and events....” (그래요. 걱정하지 말아요. 발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내가 다음 교사회때 (Faculty Conference) 마련 해 줄께요. 너무 마음아파 하지말아요. 나도 당신이랑 비슷한 경험을 수도 없이 했어요..) 하면서 널 위로 했지. 그 교장과 연락해 점심 대접이라도 한 번 해 드려야 하는데...

넌 그 때, Faculty Conference 에 가서 이렇게 당당하게 말했지. "수원꼬마깡패" 기질을 나타냈지. “I hear that some of you have problems with the term ‘Jenny Teacher’ Who has problems with the use of JENNY TEACHER? Can you raise your hand?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In case you want to know and be educated, in Korean culture, and according to the Korean grammar, you put the name first and then the title. In English, you put the title first and then the name. So, my students at the music studio have been calling me "JENNY TEACHER" for many years. Just because now I work in a public school does not mean that I have to change my name. My name is Jenny Teacher and if you need further explanations or education about this matter, please see me privately. Are there any questions?”

그렇게 너는 당당하게 “...너희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면..날 찾아와라. 그럼 설명도 해 주고 교육도 시켜 주겠다!” 했지. 넌 늘 그랬어. 두려움이 없는 사람처럼 어떻게 첫 공립학교 교사회(Faculty Conference) 에 가서 그렇게 기죽지 않고 “너희가 내 문화를 이해 못하는건 너의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야...나에게 와서 교육을 받아라...” 하면서 외칠 수 있었던지...참으로 넌 別種(별종)이야.

하지만, 그 별종인 성격이 널 이 complex 한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준 것이고...나중에는 네 괴상한 성격으로 많은 동지와 친구를 만들어 냈지. 나중에 알고 보니, 어느 유대인 교사가 네 이름을 가지고 왈가왈부 했다지. 그런데..넌 그것도 모르고, 그 유대인 교사와 언니 동생하는 관계를 만들었지. 그가 은퇴를 하기전, 집에도 오고 가고, 수도 없이 통화를 하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살았지.

나중에 알고보니 그 유대인 교사가 너의 이름을 가지고 문제 제기를 했었고...또 그 까다로운 유대인 교사가 마음의 문을 너에게 열었을 때는 한 없이 인정 많고 눈물 많은 교사/친구였지. 사람은 그래서 사귈만 하단다. 알고 보면...참 좋은 사람들이 많지? 그래서 모르는게 죄고, 무식이 죄고, 편견이 죄고, 오해가 죄가 되는 것 같아.

 


Jenny Teacher 가 20년이 지난 지금은 Ms. Kim 이 되었지. 할렘(HARLEM) 에 있는 네 학교에서는 흑인학생들과 서반아 학생들 모두, 그리고 동료들도 널 "Ms Kim" 이라고 부르지. 그래서 가끔 넌 ‘Jenny Teacher’ 의 그 시절을 그리워하지.

코흘리개 5살 꼬마들도, 6학년 학생들도 널 ‘Jenny Teacher’ 라고 불렀지. 벌써 시집 장가 가서 애 엄마 아빠가 되어 있을 제자들...가끔 길에서 만나면 반갑고 또 성인이 되어 널 찾아 온 학생들도 많은데...그 아이들이 그립구나.

그리고 지금의 네 “아이들-학생”들도 한인은 아니지만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이른 아침에 깨어 빙그레 미소지어본다.

은주가 은주에게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USA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