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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와 할로윈<上>

글쓴이 : 김치김 날짜 : 2012-10-29 (월) 22:09:05

할로윈(Halloween)을 앞두고 제일 바쁜 웹사이트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매 사이트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이라는 물건은 다 망라(網羅)하는 곳으로 오래된 것 새것 구별 없이 수 만점의 물건이 매일 올라오고 팔리는 곳이다. 특히나 이즈음 할로윈 의상을 구입하기 위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온라인 상업 사이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살 수 없는 물건들이 있다. 도색잡지, 무기, 알코올 등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인종적인 부분, 전쟁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민감하고, 예민하게, 세세하게 거래금지 품목을 정해서 규제해놓고 있다. KKK 나 나치(NAZI) 전범 물건들을 예를 들어보면 나치독일의 상징인 스와스티카(Swastika) 등은 공격성을 부추기고 역겹고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물건(Offensive Material) 으로 구분되어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심지어는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의 상징이나 메달도 금지 대상에 속한다. 스와스티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채로 사고 팔 수 있는 품목이 있다면 동전이나 우표 정도가 고작이다. 한낱 상업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나치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엄중하고도 까다로울 정도로 규제를 심하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범과 전쟁의 상징이자 유대인을 살상한 상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 태평양 전쟁에 관해서 나온 책은 유럽의 2차대전 실상을 알리는 책과 비교해서 100분의 1이나 될까? 
 

그런가 하면, 조선을 침략하고 중일전쟁, 러일전쟁, 청일 전쟁, 태평양 전쟁, 제2차 대전을 일으킨 아시아의 일본이란 나라는 어떤가? 눈알이 충혈되도록 찾아도 그런 규제는 없다. 욱일기 ‘Rising Sun Flag’ 로 검색을 하면 수 천 점의 넘치는 ‘핏빛 깃발’들이 윈도우 가득 나부끼고 일본도 ‘Japanese Sword’ 로 검색을 하면 수 만점의 물건이 떴다. 오래되었거나 새 것 구분 없이 책, 영상, 모자, 군복, 메달, 표창장, 스티커, 전쟁깃발이 그려진 티셔츠 까지 아니 심지어는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욱일기가 붙여져서 마치 문화상품인양 고가에 팔리는 것을 보면서 식겁(食怯) 했던 기억이 새롭다.


 

 

▲ 경매 사이트 수칙엔 나치 와 연관된 물품 거래 금지 품목들이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엄청나게' 담겨있다. 어디 한군데에서도 일본 욱일기에 대한 규제는 없다.

그때 회사에 물었다. (이메일 주소가 없어서 전화로밖에 할 수 없었다) “스와스티카( Swastika)’ 는 거래 금지 품목이던데 왜 그런가?” “모르겠다.” “2차 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의 전쟁상징물이기때문인가” 물으니 “그렇다” “그럼,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Rising Sun Flag)는 왜 거래금지 품목에 포함이 안되는가?” “그것에 대답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 궁금한 것은 거래에 관한 회사규정을 참조해 달라.” “태평양 전쟁을 일본이 일으킨 나라인 것 아느냐?” “무슨 전쟁? 전혀 모른다.” “일본 전범기를 문화의 상징쯤으로 생각하느냐?” “대부분의 미국인이 그렇게 알고 있는데 아닌가?” 어이없는 대답만 들었다.


 

▲ 스와스티카에 관해서 유일하게 규제없이 판매되는것은 우표와 동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대전 물품만을 팔고 있는 상인에게 이메일로 문의를 했다. “왜 나치 물건은 규제가 심하고 일본 물건은 규제가 없는지 알고 있는가?” “다 같은 전쟁 물건들인데 왜 차등을 두는지는 모르겠다. 나치 물건도 일본 전범 물건처럼 제재 없이 판매되고 거래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상인도 그 까닭을 몰라 답답하다는 식의 답변만 들었다.
 

전범기가 문화 상품으로 둔갑되어 거래되는 것 자체가 전쟁을 합리화시키고 전쟁을 선동(煽動)하며 희생자들과 침략을 당한 나라에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우려를 가지고 한 질문에 상인은 그저 아마도 회사가 유대인들과 연관이 있어서 나치 물건만 그런 규제를 두는 것은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추정이 돌아왔다. 
 

 
 

책임자와 통화 해야겠다 싶어 날을 달리하여 전화를 했다. 그러나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회사규칙에 관한 부분이라 내가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처지다” 라는 앵무새 같은 답만 들었을 뿐이다.

홀로코스트를 모르는 서양인은 없다. 아시안들도 모두 그 단어를 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해서 만큼은 무지몽매할 정도로 모르는 미국인들이 많다. 겨우 아는 것은 진주만을 일본이 공격했다는 것과 미국이 핵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해서 전쟁이 끝났다는 것 정도다.


시간이 날 때마다 책방으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2차 대전 책들과 자료는 넘쳐났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에 관해서 기술한 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있는게 ‘unit 731’ 과 ‘난징 대학살’ 정도만이 눈에 띄었다. 어디에도 내 의구심과 갈급을 채워줄 자료는 없었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 피해를 당한 나라들의 책임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쳤다. 나치의 잔학성을 ‘홀로코스트’ 에 관해서 절대 제3국에서 시작해서 다룬 내용이 아니다. 유대인이 고발했고, 자료를 찾아냈으며 유대인이 독일로부터 사죄를 받아냈다.


기억하는가?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독일 수상이 1971년 폴란드의 전쟁희생자 묘역에서 1, 2차 대전 전범국가로서의 오명을 씻고 도덕적으로 복권을 시켜야 할 정치인의 의무를 가진 정치인으로서 ’독일이 저지른 죄를 사죄하고 용서를 빌던 무릎 꿇은 비 내리던 날의 흑백 사진을….
 

말로만의 값싼 사죄가 아닌, 나치 전범에 대해서는 준엄한 법 집행을 했으며 피해자와 희생자들에게 천문학적인 배상을 했으며 독일에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비와 기념물을 세워 후대에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가르치는 그들의 모습은 현재 일본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 이 책 표지에서 말하는 것은 'Rising Sun = Pacific War = War Crime= Japanese Militarism.'태평양 전쟁의 상징이 곧 '욱일기'라는 것.

‘억지다’ ‘증거를 대라’ ‘기만이고 한국의 조작이다’ ‘있었다면 왜 책에서 가르치지 않았겠는가? 그나마 조금 낫다는 내용이 ‘역사는 지나갔다’ 라며 과거를 가지고 들먹이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부였다. 개중엔 양식있는 몇몇 일본인들의 사죄와 참회를 보고 들었지만 그 일을 저지른 정부에서는 ‘침략당한 나라가 인정할 수 있는 사죄는 없었다. 한국에도, 중국에도 그 어느 나라에도 말이다.


한일 문제, 그중에서도 독도 문제나 욱일기 문제가 기사로 다뤄질 때마다 우익 일본인들은 조소와 비아냥에 얼굴에 철판을 깔고 공격적인 악플로 자판기로 도배를 하는 것이 내가 본 일본의 역사를 대하는 태도 전부였다.


 

정부는 어떤가? ‘우리가 모르는 일’ ‘그런 일 없다’ ‘윗 세대에서 한 일이다’ ‘돈 벌러 온 매춘부들’ 이라는 천박하고도 파렴치한 말로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70 여 년이 흐른 지금도 그 망언은 계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물의를 빚는 ‘아베 신조’ 총리는 자민당의 승리는 조선의 여성들을 성 착취로 강제 동원한 것을 인정했던 고노 요헤이 담화( 1993)의 내용을 전면 수정할 계획임을 비쳤다. 즉, 침략과 수탈, 착취, 학살 등에 걸쳐 왜곡된 교과서를 통해 후안무치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겠다는 결의로 밖엔 설명을 할 길이 없다.

 

▲ 스캔 받은 사진들은 '닥터 수스' (Dr.Seuss)의 책에서 발췌한 2차 대전의 전범기 즉, 나치 스와스티카와 일본의 욱일기가 동일한 전범의 상징이라는 것을 촌철살인 격의 만화를 통해서 1940년 도에 신문에 연재했던 만화 컬럼 들이다.

이 대목에서 하나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단어가 있다. ‘위안부(Comfort Women)’ 라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쓰는데 이것은 일본을 합리화 시키는 추잡한 속셈의 표현이다. 강제로 성을 유린해간 일이 어떻게 ‘위안’ 이란 단어를 쓸 수 있단 말인가?


 

2007년 미국 하원을 통과했고 지난 해 3월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의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모든 공식 문서에는 위안부라는 단어가 아닌 일본군의 ‘강제 성 노예(Enforced Sex Slaves) ‘로 표기가 되도록 지시했다. 우리가 바로잡지 못한 단어를 미국을 빌어서 하는 아쉬움은 잊지만 이제라도 위안부라는 단어는 쓰지 말아야 할 그 피해를 당한 분들을 욕되게 하는 단어가 그 표현이기 때문이다.


 

 

▲ 닥터 수스는 정치적인 풍자 만화 뿐만이 아닌 동심의 만화와 영화도 제작하여 지금도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준 사랑받는 만화가로 남아있다. 만화를 이해하기엔 당시의 정치를 알아야 하지만 시각적으로 알수 있는것 하나는 '나치 스와스티카'와 '일본 욱일기' 가 같은 전범의 상징물이라는 것이다.

더 기가 막힌 일본인 두사람이 있다. “일본군이 강제 연행했다는 문서도 없을 뿐이거니와 옛 일본군의 증인은 없다’ 라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도쿄도 도지사라는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우익은 ‘가난한 시대에 매춘은 이익이 많이 남는 장사’라며 희생자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망언을 여전히 하고 있다. 이 무슨 통분할 일인가 말이다.


 

스무살 남짓의 나이에 순박한 조선의 처녀들이 자그마치 20만 명이 넘는 숫자가 거짓에 끌려가 강제로 성을 짓밟히고 유린을 당한 사실이 숨겨지고 감춰질 수 있을까? 20 만명의 여성들의 원혼

(冤魂)들이 달래질까? 세치 혀로 분탕질을 쳐 댈수록 그 악취는 더 사방팔방으로 진동할 것이며 ‘진실의 힘’은 그만큼의 탄성을 받아 튕겨 오를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믿는다.

‘일본의 평화적인 법치주의’를 주장하던 일본 총리의 유엔 연설이 얼마전에 있었는데 내용인즉, 일본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독도를 찾기 위해 이렇듯 국제 사회에 호응과 도움을 바란다는 그 연설은 ‘강도가 강도 당했다’고 역으로 나가 떠들고 다니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며칠 전 1936년 일본제국주의 정부에서 제작한 ‘지도구역 일람도’ 가 복원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검은색 선으로 명확하게 그어진 그 나라의 구획에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 땅임을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심판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우경화를 부추기며 군국주의적, 제국주의적 속성을 드러내며 거짓으로 기만 당하면서 살고 있는 개중의 선량한 일본인들을 생각하면 통탄할 노릇이다.

일본의 ‘100번 우기면 진실이 된다’(100番 主張すればになる) 라는 속담처럼 ‘삼인성호 (三人成虎)’ 라는 말도 있다. 셋이 모이면 호랑이도 지어낸다 라는 뜻으로 여럿이 거짓말을 하면 사실로 알아듣는다는 것으로 계속 우기는 거짓이 진짜처럼 들릴 수 있다는 말인데… 과연 그래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 이고 ‘깨진 독의 물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일본인들이 세 치의 혀로 감추려고 무마하려고 악을 쓸수록 진실의 힘이 삐져나올 수밖에 없으며 사필귀정으로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 진실의 힘이다. 이제부터라도 ‘20만 강제 성노예’를 만방에 알리자. 이것이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켜낼 수 있는 해법이기 때문이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는 법이니까. 나는 ‘진실의 힘’을 믿는다. ‘Truth will out.’

 

훗날 일본은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자손대대로 수치스럽고 죄스러운 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거짓을 남발할수록, 왜곡된 교과서로 일본 청소년들을 무지몽매한 성인으로 우익으로 키워낼수록 악취가 날 것이다. 그들이 끌고간 ‘20만의 성노예’를 부정할수록, 해괴한 말장난으로 국제사회를 기만할수록, 그런 분탕질을 해댈수록 일본의 죄상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세계는 부릅뜨고 그 역사를 지켜 볼 것이다.

 

관점을 달리 해서 경매 사이트를 바라보기로 했다. 규제없이 일본의 전쟁 물건들을 전 세계로 팔아 댈수록 그 잇속을 챙길수록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망령을 실어 나르는 일이고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악취를 실어 나르는 일이 될 것이며 언젠가는 물건들을 통해서 일본이 전쟁국가임을 증거하고 증명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어쩌면 나치와 일본을 차등해서 자꾸 팔아대도록 부추기는 일에 감사해야 할 일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 크로키 제목/ Figure Croquis 종이에 물감 2012 설명/종군 위안부(Comfort Women) 이란 표현은 당치 않다. 일본의 거짓에 속아 끌려간 조선의 처녀들은 태평양 전쟁 당시 'Rising Sun Flag(욱일기)' 아래 일본군 강제 성노예들(Enforced Sex Slaves) 로 짓밟히며 유린당했다. 그 피해자는 자그만치 200,000 명이 넘었다.

<中편 계속>


kimchikimnyc@gmail.com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12-02 09:51:09 뉴스로.com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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