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발간되는 한 경제 주간지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경제가 무너지자 많은 사람들이, 궁여지책(窮餘之策) 내지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소개한 글이었다.
5% 에 달하는 미국 부유층 노인들은 철새처럼 국내외로 11월에서 3월까지 따뜻한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나 멕시코 같은 경우는 미국 휴양지에서 지내는 것보다 생활비가 싸게 먹히고 영어로 소통을 하는 이점이 있어 매우 인기가 있다.
국내 휴양지로는 플로리다를 들었는데 그곳에서 ‘베이비부머’를 상대로 돈을 버는 이색직종을 소개한 것이다.
으리으리한 집들이 숲속에 가려 있고, 동네 앞에는 ‘24시간 파킹 금지’라는 사인이 붙어 외부에서 이방인이 잠시라도 머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무성한 야자수 위에는 아름다운 새들이 작은 소리로 노래하고 멋지게 펼쳐진 숲길에서, 건강한 몸매에 비싼 운동복을 입고 걷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뒤로는 멀리서 한 리무진이 조용히 따르고 있다. 리무진에는 2-3 명의 남성들이 컴퓨터 노트북을 무릎에 놓은 채 앞서 걷고 있는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
차안에 있는 이들은 걷거나 뛰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일종의 성인 베이비시터들이다.
걷고 있는 사람들은 팽팽한 얼굴과 얼핏 건강해 보이지만 거액을 들여 성형한 얼굴과 몸에 스킨 그래프트를 해서 만들어진 팽팽한 팔 다리를 가졌을뿐 실은 나이가 많고 모두 치매(癡呆)에 걸린 사람들이다.
이들은 운동을 하거나 걷다가 어디를 가고 있는지 잊어버리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은 치매를 앓고 있는 고객들을 도와주고 제법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돈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치매 증상이 언제 어느 때 유발될지 자신도 예측 할 수가 없어 항시 집을 나설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들을 따르게 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다.
노인학을 전공하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치매(Dimentia)는 질병이 아니고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한 제반 증상이다'라고 정의를 내린다.
치매와 정신적인 노화 현상(Aging)이 흔히 혼동되고 있으나 정상적인 노화현상은 그 속도가 일반적으로 더 느리게 나타난다.(전화번호를 잊는다거나. 행주를 쓰다가 어디다 놓았는데 나중에 보니 냉장고에 있었다거나,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바로 옆집 사람이었다든지…)
치매의 원인은 여러가지로 들 수 있으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 질병’에서 오는 갑작스런 변화이고 뇌졸중(腦卒中)으로 인해 나타나는 예도 흔하다.
심해지면 식사를 할때 수저를 집지 않는다거나 화장실 사용법을 잊어먹고 자기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급기야는 음식을 씹어서 삼키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이민자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증상으로는 일생활에 관심이 없어지고 취미생활도 하지않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며 주위 사람 및 가족에 대한 의심이 심해지는 등의 ‘정서 장애(情緖障碍)’를 꼽을 수 있다.
뜬금없는 얘기같지만 동포사회엔 어떠한 치매보다 안타까운 치매가 있다. 지난해 가을 한인타운이 위치한 뉴욕의 한 지역구 선거결과에서 나타났듯 많은 1세대 한인 베이비부머들은 선거만 되면 이상한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우리끼리 뭉치지 않고 그 작은 표밭을 배분한 결과가 어떠했나? 훌륭한 젊은 한인 후보들이 와르르 소리를 내고 무너져 버렸다.
최근 플러싱 공영주차장 재개발로 한인상권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에 처했지만 중국커뮤니티는 중국계 시의원의 노골적인 지지속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곳에 한인시의원이 있었다면 가당키나 한 일일까?
얼마나 쓸모없는 논쟁이 초래한 결말인가? “누구를 밀던 개인의 자유와 권한이다” 라는 어설픈 변론은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모국 옆에 있는 중국에 당한 조선의 500년 역사는 아니더라도, 불과 반세기 조금 넘은 시대에 우리가 어떠한 일을 당했는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급할 때면 ‘아시안끼리 뭉치자’며 중국인들이 던져주는 조그만 과자 부스러기를 먹고 달콤해하는 베이비부머도 있었다. 우리 민족의 이상한 치매증상이다. 우리만이 우리를 지키고 우리 서로가 돕는 길만이 이 땅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