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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선교사, 시인으로 가족과 함께 몽골에 살고 있다. <시인>이란 명칭이 더욱 마음에 드는 이유는 "깃털 같은 가벼움, 맑은 개울물의 낭랑함, 그리고 바람 같은 자유로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저 매일 반복되는 몽골생활의 희노애락과 몽골인들의 이야기로 글벗을 만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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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과 ‘왕십이’처럼 풍월을 읊으며

글쓴이 : 황선국 날짜 : 2012-03-15 (목) 23:52:49

몽골에 온 관광객이라면 필히 말을 타 볼 일이다. 아니 말 타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몽골 하면 승마(乘馬)가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말을 타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할 수 있겠지만 한번쯤은 말 등에서 인생과 사업을 돌이켜 봄도 흥미로울 것 같다.

이젠 현대문명의 이기(利器)로 말의 용도를 찾기 힘들게 되었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말은 우리 인간들과 동고동락 하며 갖은 풍상(風霜)을 겪던 동물이다. 그러기에 말(馬)과 관계되거나 ‘말’(馬)이란 글자가 들어가 있는 교훈들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먼저 죽마고우(竹馬故友). 이 한자성어는 아련한 어린 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어린 시절의 친구’라는 뜻을 지닌 이 말 대신 남자들은 흔히 ‘불알친구’란 말을 즐겨 쓰곤 한다. 그러나 이 말에는 우정을 배신한 친구 이야기가 얽혀 있으니 친구도 친구다워야 친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국 진(晉)나라 때 ‘환온’과 ‘은호’라는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환온은 일찍이 출세하여 승승장구하고 있었던 반면 은호는 환온의 힘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간문제에게 등용되었다. 이후 둘은 서로 앙숙이 되었다. 그러나 은호는 중원정벌의 출정에서 낙마(落馬)하는 바람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하게 된다. 그러자 환온은 은호를 규탄하는 소를 올려 그를 귀양보내며 이렇게 말했다 한다; “은호는 어려서 나와 죽마를 타고 놀던 친구였는데 내가 싫증이 나서 죽마를 버리면 은호가 가져가곤 했다. 그러니 그는 내 밑에 앉는 것이 당연하다.”

마이동풍(馬耳東風)이란 말도 있다. 이는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거나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 구절은 당나라의 시인 ‘이백’과 그의 친구 ‘왕십이’가 시를 주고 받으며 쓴 시에 나온 구절로 이백이 지은 ‘답왕십이한야독작유회’(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의 한 구절이다. 여기서는 세상사람들이 시인의 시를 듣고도 알아듣지 못함을 개탄하는 뜻으로 씌어 있다. 말하자면 시인의 풍류와 고결함을 박대하는 세태와 속물인간들에 대한 풍자라 할 수 있겠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시적 유희와 풍류를 모르는 속물인간들과는 상종치 않는게 심신수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 함이다.

노마지지(老馬之智). 이는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이다. 제(齊)나라 환공의 재상 ‘관중’이 어느 날 ‘고죽’이란 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환공을 따라 길을 떠났다. 전쟁 중 그들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그러자 관중은 “이런 때에는 늙은 말의 지혜를 사용해야 합니다” 라고 말하고는 말을 풀어 그 뒤를 따라감으로써 위기에서 탈출했다고 한다. 이 말은 배움을 받는데 있어서는 하찮은 동물이나 미물에게서도 겸손히 배울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풍마우(風馬牛). ‘암내 낸 말과 소’란 뜻을 지닌 이 말은 ‘서로 관계 없다. 내 알 바 아니다’란 의미로 사용된다. 한번은 제(齊)나라 환공이 채(蔡)나라를 치고 나서 초(楚)나라의 국경이 되는 ‘소능’이란 곳에 군사를 주둔시켰다. 싸움이 불리해진 초나라의 ‘성왕’은 환공에게 사자를 보내어 이렇게 질문했다. “임금은 북해에 계시고 나는 남해에 있어 풍마우(風馬牛)도 서로 미치지 못하는데 무슨 일로 이 땅까지 오셨습니까?” 이렇게 해서 마침내는 두 나라가 서로 동맹을 맺게 되었다. 풍마우(風馬牛)란 말은 이렇게 서로 미치지 못하고 관계가 없어 오히려 편안하고 안전함을 암시하는 말이다. 한번 돌려서 말하자면, ‘서로 관계가 없고 영향을 주고받을 것이 없는 것이 오히려 좋은 사람’도 있다는 말이 될 수 있으리라.

새옹지마(塞翁之馬). ‘변방 늙은이의 말’이란 뜻의 이 말은 인생의 길흉화복은 예측할 수 없으니 재앙이나 횡재도 크게 슬퍼하거나 기뻐할 일이 못된다는 의미가 있다. 그 유래는 이러하다. 중국 북방 변경에 점을 잘 치는 노인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말이 오랑캐의 땅으로 달아나 버렸다. 사람들이 이 일로 위로하자 그는 말하길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 했다. 몇 달이 지나자 달아났던 그 말은 오랑캐의 준마를 데리고 돌아왔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를 축하하였다. 그러나 노인은 “이 일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말타기를 좋아하던 그의 아들이 준마를 타고 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게 되었다. 마을사람들이 이 일로 위로하자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그로부터 1년 후 오랑캐가 침입하여 장정들은 모두 전쟁터로 불려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다리가 부러진 노인의 아들은 전쟁터에 불려나가지 않았다. 과연 인생만사(人生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이니 초연한 마음으로 살 것이다. 두려움 없이.....

천고마비(天高馬肥)는 몽골과 관련된 고사성어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가을’을 이르는 말이다. 흉노(匈奴)족이라 불리우던 몽골족은 고대중국의 골칫거리이자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여 중국인들은 만리장성을 쌓고 미인(美人)을 주면서 이들을 회유하려 하였으나 이들의 침략과 약탈은 끊이지 않았다. 사실 몽골에 와서 살다보니 흉노족의 심정을 이해할 만도 하다. 겨울이 길고 추운 몽골에서는 가을에 미리 식량이나 생필품을 확보해야만 겨울을 무사히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중국에서는 겨울이 오기 전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이 되면 북방 오랑캐인 흉노족의 침략과 횡포를 근심하게 되었는데, 이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라는 의미로 유통되기도 하니 역시 상황이란 것이 일차적으로 의식에 영향을 미침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라! 미리 닥쳐올 환란을 대비하고 있어야 함이다. 인생이란 그냥 사니 사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미리 예상하고 예측하여야 환란을 면할 수 있으니 몽골의 초원에서 말등에 올라탈 때마다 기억해 봄직하지 않을까? 또한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초연한 마음으로,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자세로, 해악스런 인간들과는 풍마우(風馬牛)의 지혜를 발휘하며, 죽마고우(竹馬故友)의 정을 기억하되 배신도 염두에 두고서리, 속물인간들이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박대할지라도 ‘이백’과 ‘왕십이’처럼 풍월을 읊으며 살아봄이 어떠하실런지....

  


말 등에 올라


말 등에 오르니 초원이 발아래라

달리면 천리도 갈 듯하고

적토마의 여포가 된 듯도 한데

이놈의 말과 호흡이 잘 안맞네 그랴

말 등에 오르니 눈물이 난다

서부영화 건맨처럼 폼나게 달려도

박수쳐 주는 이 없는 것이

어째 이리 인생길 같을까!

말 등에 오르니 친구가 따로 없어라

묵묵부답 듬직한 것이

어릴 적 업힌 형아 등 같기도 한 것이

어찌 이리도 편안하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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