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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뉴욕시 공립학교 최초의 한국인 학부모 조정관, 뉴욕한인학부모회장 4대 역임, 세계여성연합회장, 요코이야기 공립학교 퇴출운동, 일본해표기 교과서 동해로 정정표기, 뉴욕공립학교 설날 공휴일 제정 캠페인, 한국의 스승의날을 뉴욕주법으로 2008년 제정케 하는등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앞장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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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헤롤드백화점의 공짜 점심

글쓴이 : 최윤희 날짜 : 2010-06-05 (토) 07:20:25




내가 근무하는 뉴욕의 공립학교는 4월에 봄방학(Spring Recess)이 2주일간 있다. 이 기간을 이용해 여행을 했다.


큰딸 사라가 6월 10일이면 런던 세인마틴 아트칼리지에서 베이직 코스를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오기때문에 그전에 가까운 파리와 밀라노를 다녀오려는 계획을 했다.


딸아이도 밀라노는 가 본적 없으므로 함께 패션의 중심인 밀라노를 보고 오는 것이 나중에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됐을 경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지금은 학교에서 일하지만 평생을 보석 디자이너(Jewelry designer)로 지내서 항상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패션의 중심지에 꼭 가보고 싶었다.


거의 몇 달간을 뉴욕과 런던 왕복의 가장 저렴한 비행기와 유럽 내에서 운항하는 모든 저렴한 비행기 요금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쥐 잡듯이 검색했다. 뉴욕-런던 왕복 비행기는 영국항공(British Air Ways)이 가장 저렴하고 항공기의 출발시간이 많아서 선택했고, 런던-밀라노와, 런던-파리 행은 주로 유럽내에서 운항하는 이지젯닷컴(Easyjet.com)이라는 아주 저렴한 항공을 이용했다.


돈 많이 들고 럭셔리 한 여행 하려고 돈 모으다보면 시기를 다 놓치므로 런던에서는 딸 기숙사에서 한 침대에서 자고, 밀라노와 파리의 숙박은 배낭족같이 인터넷을 뒤져서 하룻밤에 20유로 하는 아침과 저녁을 한국음식으로 제공 하는 한국인 민박들을 예약을 했다.


떠나기 전에 파리와 밀라노에 대한 책을 사서 읽고 인터넷에서 지리상의 위치 확인과 사전 지식을 얻기 위해 틈만 나면 바쁜 중에도 공부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밀라노는 초행이었다. '튜브'로 불리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런던 남쪽에 위치한 딸의 기숙사에서 가까운 투팅 브로드웨이 역에서 4시간 전에 출발 했다. 하지만 딸과 처음가는 밀라노 여행에 마음이 들떠서 실수로 공항 반대편 튜브를 타고 가다가 다시 내려서 빅토리아 라인을 타야 했다.


빅토리아 역에서 공항 가는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야 하는데 그날 따라 문제가 생겨서 거의 45분간을 역에서 기다렸다가 공항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생전 처음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원래는 런던의 갯츠윅 공항 에서 타고 밀라노 시내 가까운 리나떼 공항으로 도착 할 예정 이었지만 오후 1시 20분에 타려던 비행기를 오후 6시50분에 탑승하고 그것도 밀라노 시내에서 먼 말페사 공항에 내리면서 벌금까지 조금 물었다.


도착하니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중앙역에 들어가니 역앞에서는 콘서트가 열려서 소리가 굉장했다. 민박집에 전화하니 가까우니 택시타고 오라고 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구수한 찌게에 밥을 먹고 나니 피로가 몰려와 곯아 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니 아름다운 밀라노가 눈 앞에 펼쳐졌다. 밀라노에는 우리가 어렸을 때나 보던 전차들이 다녔고 길을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책에서 읽은 대로 우선 유럽 어디를 가나 첫인사만 잘 하면 그다음은 아주 쉬웠다. "본 조르노!" "익스쿠자!" 이렇게 시작 하면 만사형통이고 그 다음에는 자기들이 먼저 영어로 대화를 했다.


밀라노의 가장 유명한 건물인 피아짜 도우모 성당에 가려고 버스에 올라타고는 "본 조르노" 하고 인사하고 얼마냐니까 그냥 들어 가라고 해서 두오모 성당까지 타고 갔다.


내리면서 "그라찌에, 미 아모레!" 하고 내리니 버스 기사의 얼굴에 웃음이 함박꽃처럼 핀다. 두오모 광장에 오니 아코디온을 비롯한 7인조 밴드가 광장이 떠나가라 큰소리로 신나는 민속음악을 연주해 내 마음은 하늘로 붕 뜨는둣 했다.


실컷 밀라노 시내를 골목골목 돌아 다니다가 발이 너무 아파서 10 유로 주고 오픈 투어 버스를 타고 밀라노 시내를 영어 설명과 칸쵸네가 섞인 아주 듣기 좋은 목소리로 하는 설명을 이어폰을 끼고 자세하게 들었다.


런던으로 돌아와 딸은 학교가고 다이아나 공주의 시아버지가 될뻔 했던 사람이 소유한 세계 최고급 헤롤드 백화점에서 아이(Eye) 쇼핑하러 갔다. 과연 물건들이 디스플레이도 잘 돼 있고 특히 여자 화장실마다 관리원이 있어서 아주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점심 때도 됐고 해서 지하에 위치한 카페에서 샐러드와 티라도 한잔 마실려고 가니 입구에 ‘Please wait to be seated.’(자리안내를 기다리시오!)라고 써 있어서 잠시 두리번 거리며 기다리니 오른쪽 구석의 카운터에 있던 남자가 입구 앞에 테이블에 앉으라고 손짓을 해서 앉았다.


잠시 후 영국 여성 두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내가 들어 올 때는 구석에서 손짓으로만 앉으라고 하던 아까 그 남자가 쏜살같이 입구로 와서 정중하게 안쪽 자리에 안내하고 그들에게 메뉴를 갖다 주었다.


이어 세 명의 영국 여성들이 들어오니 바쁘게 오가며 자리를 안내하고 메뉴를 갖다 주며, “마담” 과 “탱큐”를 연발한다.


그래서 그를 조용히 불렀다.

“지금 카페 입구에 대문짝만하게 ‘자리 안내를 기다리시오! ’라고 써있는데 당신은 내가 들어 왔을때는 안쪽에서 나오지도 않고 손짓으로 앉으라고 했고 메뉴도 내게 가져 오지 않았다. 그런데 저 영국 여성들이 들어 오니 마담!, 마담! 하면서 서브를 하니 내가 동양인이라서 그러느냐? 세계 최고 백화점이라는 런던 한복판의 해롤드에서 아시아의 경제 파워 신장으로 많은 아시안들이 여행을 하고 있는데 차별을 하는거냐?”


그리고나서 펜을 꺼내 그 남자 가슴에 달린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매니지먼트에 가서 불평신고 하겠다”고. 남자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매니저를 불러 올테니 마담! 잠깐만 기다리시라”고 아주 공손하기가 그지 없다.


조금 기다렸지만 아무도 안와서 그냥 나오려는데 수츠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매니저라는 사람이 왔다. 사연을 설명해주니 “정말 너무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드린다’는 소리를 거듭 한다.


그래서 “왜 계속 미안하다고 반복하느냐? 내 주소를 적든지 해야 나중에 사과의 편지라도 보내지 않겠냐?”고 하니, 그것보다는 지금 당장 사과을 할 기회를 달란다.


“당신이 나에게 사과의 표시로 뭐를 해 주고 싶냐?”고 물으니 이층에 숙녀복 매장 옆에 있는 더 좋은 레스트랑에서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고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심정으로, "Is it free of charge?"(무료입니까?) 하고 물으니 “물론입니다!” 한다.


덕분에 ‘Food section(식품코너)’의 전체 매니저인 그의 극진한 안내를 받으며 점심을 먹게 됐다. 이왕 대접 받는김에 제일 비싼 26 파운드나 하는 맛있는 랍스터(바다가재) 샐러드와 티를 마시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


딸아이에게 얘기하니 믿을수 없다며 놀란다.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피해를 당하지만 상황 판단을 잘해서 용기있게 대응하면 세계 어디를 가든지 당당하고 지혜롭게 살아 갈 수 있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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