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는 어머니로부터 맹추나 ‘똑똑바보’라는 말씀을 여러번 들으면서 컸다. 무슨 일을 잘하는 것 같으나 어떤 때는 정말 중요한 것은 빼먹고 심부름 잘 하려고 열심히 콧노래 부르면서 갔지만 막상 가서 보면 그 서류를 두고 오던, 정말 중요한 것은 잊어버려서 어머니께 꾸중을 많이 들었다.
이런 나의 결점이 나를 메모광으로 만들었다. 지금도 내 주위에는 크고 작은 각종 사이즈의 노트북들, 메모지, 노트패드, 포스트잇, 리글패드 등 눈을 돌리는 곳마다 메모 종이들로 가득하고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해야 할 일들, 잊어버리면 안될 일들을 메모한 것으로 둘러싸여 있다.
교육국에서 근무한 후부터 알게된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라는 집중력이 부족한 증상은 상상력이 끝이 없이 뻗어 나가는 나무가지처럼 새로운 생각으로 이어져서 창조적인 성공한 사람들 중에도 많이 볼 수 있다.
나에게도 그런 경향이 있어서 새로운 상상력이 솟아나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은 반면에 다른 일을 하다가 또 다른 착상(着想)이 많이 떠올라서 먼저 하던 것을 맘 가라앉히고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항상 생각나는 좋은 아이디어는 다 메모를 해 놓는다.
학부모협회나 여러 단체에서 세미나와 워크샵들을 열어서 학부모들에게 미리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는 것은 예방주사를 맞는 것과 같다. 미리 상황에 대한 정보나 대처 방법을 알게 되서 불의의 사고나 위험에 빠지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에게는 절대 그런 일이 안 생길 것이라는 철저한 과신(過信)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때부터 아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자녀를 돕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특히 학교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교사나 직원들과 안면을 익히는 것은 자녀들에게 자신감과 학교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학교 안에서 자녀들이 중심 인물로 부각되는데 꼭 필요한 원동력이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남보다 비싼 옷을 사주는 것도 좋지만 학교에 방문해 부모가 교사를 비롯한 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은 학교에 대한 친근감과 자신감을 갖게 한다.
조승희군 사건도 있었지만 한인 청소년들이 학교를 폭발시키겠다고 위협하는 뉴스는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물론 정신적인 결함이 있었겠지만 소외감(疏外感)으로 인한 극도의 불안이 빗나간 외골수를 만들기도 한다.
가끔 한국 청소년들이 글이나 아니면 그림으로 폭력적인 표현을 하는 것을 보는데 이것은 단체 생활에서 오는 차별과 불만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학교에서 기를 펴도록 우리부터 주류사회의 가장 기초인 학교 일에 적극 참여하여 자신만만한 아이들로 키우자. 하나는 알고 둘은 몰라서 내 것, 내 자식만 챙기서 우리라는 거대한 에너지의 창출을 놓치는 똑똑바보의 행동을 버리자.
중국 부모나 인도의 부모들이 학교와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해서 학교의 최신 정보와 지식을 구하는데 우리 학부모들은 귀동냥으로 다른 부모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을 본다. 그것이 편하다해도 이제는 이별해야 하는 낙후된 구습(舊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