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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 조지에서 생긴 일…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1-07-31 (일) 00:12:41

오늘 아침, 조지 호스텔에서 바로 내 옆에서 잠자고 있던 흑인 아이. 어제 저녁에 그렇게 명랑, 발랄하게 웃었던 그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기 위해 깨웠을 때만 해도 멀쩡했던 아이였다.

 

이부자리를 개고 있는데 갑자기 나의 등 뒤에서 꿍하고 떨어지면서 경기와 온 몸이 떨면서 쓰러진 것이다.

동공(瞳孔)은 크게 떠 있지만 허공만 바라 볼 뿐 이였다. 마치 누군가가 몸을 조정하는 듯, 그 아이의 팔이 마구 흔들리고 다리와 몸도 심하게 떠는 것을 반복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매니저를 불렀고 한명 한명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전화로 누군가에게 응급조치로 지시를 받고 아이의 몸을 옆으로 뉘였다가 꽉 조이는 옷들을 벗겼다. 그리고 창문을 열고 식은땀을 닦아 주었다.

한 중년의 백인 여성이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그 아이를 향해 계속적으로 무언가를 중얼대며 기도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나무 바닥이 자주색이어서인지, 그 아이의 입에서 피와 유사한 색깔이 물처럼 흥건하게 흘러 나왔다. 등 뒤는 물론 머리 쪽으로도 흥건히 젖었다. 마치 발병하다가 죽어 버린 아이처럼 말이다.

어젯밤, 그 아이는 엄마 없이 와 있던 모습이 안쓰러웠고 그 추운 겨울에 구멍 난 양말에 외투도 변변히 걸치지 않은 모습에 연민(憐愍)의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잠자기 전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하던 그 아름다운 모습이 한시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쓰러진 아이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 백인과 함께 나 역시 어느새 함께 울면서 그 아이의 다리를 붙잡고 기도를 했다. 그 아이를 위하여….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말이다.

“의사가 올겁니다.” 매니저의 말이었다. 그러자 나와 함께 기도하던 백인이 막아서면서 말을 했다. “지금 나갔어요. 곧 깨어날거에요.” 방금, 마귀가 나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다. 어제 밤에 잠잘 때 그 아이의 몸속에 귀신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기도를 할 때 그 아이의 입에서 계속 물같은 액체가 나오고, 밑으로 다 쏟아내면서 버티다가 결국 귀신이 아이에게서 나가버렸어요.”

 

조금 시간이 흐르자 아이의 정신이 돌아 온 것처럼 보였다. 상체의 옷이 벗겨져 겨울의 추위를 느낀 아이를 위해 이불을 덮어 주었다. 나중에는 멀쩡하게 걸어서 방을 나올 수가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정신이 돌아온 것인지 믿기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싶어 병원으로 가 보았는데, 다행히 이상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흑인 아이는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체스 두 번째 게임을 두고 있다.

마치 내가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성경책에서나 보던 “귀신들린 아이가 예수님 이름으로 부르기만 하면 낫는다”는 말씀이 내 눈으로 확인된 것인가?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게 흘렀던 오전 시간이었다. 아들과 나는 식사를 거른 것도 잊고 있었다. 어제 밤은 그 아이의 생일이었다고 한다. 몰랐던 내가 괜히 미안하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마침 한국에서 가져온 젤리가 있어서 생일 선물로 주었다. 생일 맞은 주인공이 그 무슨 변고(變故)람.

어찌되었던 그 아이, Liam이 다시 정상아로 돌아와 다행이었다.

 

같이 합숙하고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오후에는 또 다른 아이가 럭비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실려 갔다. 그래서 반드시 어디를 가게 되면 가입 보험회사 전화번호와 주치의를 왜 기록해야 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와 있는 곳은 조지에 있는 Outeniqua 학교이다. 체스 선수로 출전한 막내 상연이가 웨스터프로빈스 대표를 결정하는 학교 마지막 대항전에 출전하고 있다. 케이프타운에서 이곳에 오는데만 7시간 30분이 걸렸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체력싸움이 결국 최후 승리를 좌우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여기 오는 동안, 멀미로 식사를 제대로 못한 아이들은 30분도 쉬지 못하고 바로 시합에 임한다. 시차 적응도 힘든 국가간 경기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다.

 

▲ 체스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상연이

차에서 오는 동안 다시는 이런 긴 여정을 거치는 대회는 참가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금새 마음을 고쳐 먹었다. 글을 쓰려면 양념 재료가 많아야 하는데.. 좀처럼 움직이기 싫어하는 성격에 어디서 그 많은 재료를 구하나 싶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안전하고 쉽게, 또 저렴하게 전국을 누비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 상연이가 고마워지기 까지 한다.

 

이번 시합이 주는 메리트는 크다. 전국 학교 대항전의 마지막 시합이고 1박 2일을 해야 할 정도의 먼 외지에서 이뤄지는 대회라 전 일정 코스를 매니저가 담당해주었기에 나 같은 외국인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2011년 12월에 요하네스버그에서 국가대표 개인 체스 선발전은 10일간 시합을 치르게 되는데 버스, 호스텔, 식사 모두 개인이 해야 한다고 한다. 하루도 힘들어서 죽을 지경인데 10일간 낯선 곳에서 숙박과 식사를 혼자서 다 해결을 해야 한다면 도저히 엄두가 안날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조지(George)라는 도시를 간략하나마 소개하고 싶다. 아름다운 웨스턴 케이프 중에 위치한 조지(George)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6번째로 오래된 도시이며 남부 케이프의 수도이다.


 

가든 루트의 케이프 타운과 포트 엘리자베스와 센터 사이에 있는데 아름다운 경이로움을 탐험하기엔 이상적이다. 북쪽에 웅장한 우테니 쿠마 마운틴과 남쪽의 인도양 사이 10Km 고원에 위치하고 있다.

해양기후에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를 갖춘 아름다운 도시이다. 특히 12월의 겨울(남반구인 이곳에선 여름)은 평화롭고 따사로운 날씨에 휴양을 보내기엔 더없이 좋다.
 

주민이 20만 3,253명이 있고 행정 및 상업 중심지역이기도 하다. 담이 낮거나 아예 없는 주택이 많은 것으로 보아 치안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붕 위에는 굴뚝새가 몇 마리씩 보이는 집도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조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코스는 가든 루트가 있다. 명소들도 많이 있지만 그 중에 유명한 조지 에드워드 건축의 최고봉으로 전해지는 킹 에드바르트 VII도서관 건물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관광을 따로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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