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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영화에 출연했어요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1-03-15 (화) 10:42:20

 

‘시장에서 그냥 왔다 갔다 하는 엑스트라일뿐인데…. 왜 그리 Cut 은 많은지….’

우리 가족이 팔자에 없던 영화촬영을 하게 된 것은 교회 주보에 실린 광고때문이었다. 아시아인이 많이 필요하다며 “엑스트라 모집. 사진 1매 발송 요망” 이라는 광고를 처음엔 무심히 넘기다가 2주 동안 계속되자 눈여겨 보게 되었다.

마감 이틀 전, 아이들이 “엄마, 우리도 사진만 보내보자. 되든지 안되든지 말이야” 라며 조른다. 거기에 한국서 전화통화하던 남편 역시, 애들에게는 이번 기회가 좋은 공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거기에 파격적인(?) 출연료를 준다니 구미(口味)가 당겼다.

사진을 보낸 지 이틀 뒤 회신이 왔다. 유령 회사나 사기 집단은 아닌지 염려가 되어 상세한 회사소개와 어떤 영화인지, 어떤 역을 맡아야 하는지 정보를 달라고 했지만 답변은 없이 사진만 더 보내 달라고 한다. 아니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

더구나 월요일 오전 6시에 케이프타운 공항에 집결하라는 것인데, 아무리 돈도, 영화배우도 좋지만 그 바쁜 시간에 애들 학교는 어떻게 하라고, 도저히 가당치 않은 일이다 싶어 포기하자고 애들을 설득했다.

그런데 직접 연락이 온 것이다. “사실은 어른 한 명과 어린애 두 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모두 다 공항에 나오라는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공항에는 나올 필요가 없고 내일 아침 시간을 다시 정해서 연락을 준다고 한다.

 

두어 번 시간이 변경이 되고 애들 학교 방과후 갈 수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Agent가 말한 장소로 오후 6시에 도착했다. 큰 딸은 중요한 시험기간 중이라 나머지 애들 4명만 데리고 갔다.

마침 한국인 다른 가정도 와 있었다. 하지만 그 엄마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 새벽까지 촬영하기 힘들다고 돌려보냈다. 우리 애들 역시 다 필요하진 않다며 수빈, 지현만 선택이 되었다.

그런데 막내 상연이가 너무 귀엽다고 같이 촬영하자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항으로 갔다가 바람만 맞고 왔다가 또 여기까지 와서 허탕을 치고 가는 가정도 있었고 사진을 보냈는데 돌려 보낸 가정도 있었다고 한다.

   
▲ 촬영에 앞서 셋팅을 하고 있다.

어른 한 명과 애들 두 명이 필요 하다면서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공항으로 나오라고 했는지 알다가 모를 일이다. 연기가 이런 것이고…, 영화가 이런 것인가…?

워낙 요지경(瑤池鏡) 세상이다 보니 행여 사기를 당하고 있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어 유심히 지켜봤다. 발 빠른 스탭들의 행동과 실제 홍콩배우의 촬영 대기,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면서 서서히 안도감(安堵感)이 들었다.

  

▲ 영화촬영장의 의상실 컨테이너

의상실 차량만 해도 두 대가 동원이 되었고 촬영 내내 공급할 음식 차량 한대, 스탭들을 위한 개인의 방이 두 칸씩 있는 차량 여섯 대, 분장실 차량 한 대, 가전제품 등이 있는 차량 한 대. 이렇게 잘 준비된 곳에서 설마 개런티 3,000랜드(50만원)를 떼먹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협조하게 되었다.

  
▲ 셋팅장소에서 박수빈 박상연 신지현이 포즈를 취했다.

작은 딸 수빈이는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옴직한 촌스러운 옷을 입었건만 그다지 보기 싫지는 않았다. 지현이 역시 무난히 주어진 옷을 소화했다. 내 평생 영화 출연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먼 세상의 이야기이기에, 단지 애들 보호자로 있을 뿐 나 자신 연기를 한다는 것은 잊고 있었다.

 

다과와 음료는 촬영하는 동안 계속 공급이 되었고 저녁 식사도 아주 훌륭하게 잘 나와서 항상 뭔가 부족한듯 여겨진 남아공의 일상 서비스를 잊고 잠시 딴 나라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솔직히 엑스트라 역이라 해도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다. 유년 시절에 항상 집에서 제일 못났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내가 지금 영화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어깨를 같이 한다니 말이다. 스스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 영화에 출연한 엑스트라 배우들

이곳 아프리카는 대낮에는 그렇게 뜨거울 수가 없는데 밤에는 왜 그렇게 추운지, 촬영 중에도 잠시만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쇼울을 뒤집어 쓰든가, 모두 붙어 앉아 수다를 떨었다. 이틀간 촬영을 하면서 참, 재미있게 사람도 많이 사귀고 얽힌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다.

촬영장에서 만난 여섯명의 멤버들은 앞으로 ‘엑스트라 팀’으로 모임을 정하고 집도 돌아가며 만나기로 했다. 항상 우리는 같은 방에서도 쉬기도 하고 식사도 같이 했는데 한 엄마로 인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앨리라는 이름의 칼라 엄마가 어찌나 장난스럽고 재미있었는지 처음엔 어색했던 나도 한데 어울려 지낼 수가 있었다.

 

▲ 막 결성된 엑스트라 팀. 기념으로 한판 찰칵.

영화 제목은 “STRIKE BACK 2”로 홍콩배우 쿠엔틴 청(Quentin Praou Chong)과 영국배우 폴 허프셔(Paul Haupshire)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 영국의 Strike Back Production(PTY) Ltd.. 와 남아공 회사가 합작하는 작품인데 6월이나 7월에 영국에서 개봉한다고 한다.

 

▲ 딸 수빈이 홍콩 영화 배우 Quentin "Praou" chong과 Paul Haupshire와 함께 했다.

우리가 촬영한 장면은 말레이시아의 한 야시장에서 벌어지는 액션 신이었다. 습도높은 말레이시아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건조한 아프리카의 밤에 수시로 물을 뿌려대는 바람에 얼마나 추웠는지 모른다.

사실 영화 전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참 재미있게, 이틀간 고생을 하면서 경험해 본 영화 촬영이니만큼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영화속 우리 모습을 보면 그 기분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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