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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엄마와 독수리 오형제가 다채롭게 펼쳐가는 삶, 지구끝 대륙 남아프리카에서 전하는 달콤쌉싸름한 이야기. 20여년의 정형화된 문화생활과 딱딱한 책상을 훌훌 털고 방목된 자유를 아름다운 빛깔, 무지개 나라의 사람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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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사는 즐거움(上) 죽기전에 꼭 봐야할 케이프타운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1-03-02 (수) 12:46:45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다섯 도시 중에 하나가, ‘작은 유럽의 도시’로 불리는 케이프타운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 많기도 하고 가볼 만한 곳도 많은 남아프리카입니다.

남편과 함께 했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여기 케이프타운을 한국으로 옮길 수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케이프타운만 한국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대한민국의 가치가 올라갈까 하구요. 정말 욕심이 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 테이블마운틴에서 바라본 케이프타운 전경 www.wikipedia.com

하지만 그 아름다움도, 한국식으로 살아가기엔 불편하고 척박(瘠薄)한 곳임에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고국에서 입고 즐기던 것들이 널려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서든지 쉽게 맛볼 수 있는 호떡과 떡볶기, 라면을 파는 가게가 거리마다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여기서 살려면 자급자족을 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 역시 신참 이민자들에게는 만만찮은 일입니다. 하지만 기러기 엄마 3~4년 차가 되니 먹을거리와 한국음식 못지 않은 요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들이지도 않고 가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조개, 멍게, 해삼, 다시마, 파래 등 해산물도 즐비합니다. 또 마음만 먹으면 랍스타, 전복도 쉬이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신나던지요.

 

▲ 집에서 말리는 다시마

 

▲ 바다가 열렸을 때 채취할 수 있는 해초류

깻잎, 배추는 남아공에서 생산 판매가 되지 않아 신참 이민자들이라면 누구나가 그리워함직한 그리움의 상징입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아니, 선교하시는 분들이 약간이나마 깻잎, 배추, 열무, 부추, 고추, 가지 등 농산물을 재배해서 입맛의 향수를 달래주기도 합니다. 배추, 두부도 간간히 shop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 집 앞마당에는 관상용 식물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깻잎, 가지, 토마토, 고추가 탐스럽게 익어가며 우리 가족의 행복한 밥상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 음식이 비싸서 그렇지, 된장, 순대, 오뎅, 각종 떡 등 웬만한 것은 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도시 촌사람이라서 그런지, 라이센스(종류별로 얼마를 잡을 수 있다는 허가증)를 갖고도 한번도 조개를 채취해본 적이 없습니다. 남편과 전 가족이 함께 table bay에 갔지만,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고 남편 역시 서울 태생이라서 조개 채취는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오는 길에 중국인이 잡은 것을 사려고 기웃거린 기억이 납니다.

교회 구역예배 모임에서 조개를 잡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제서야 잡는 요령(要領)을 터득하고 처음으로 조개잡이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큰 조개를 18개 잡았는데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이 나라는 정말 먹을거리도 풍부해서 너무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바로 잡아서 그 자리에서 회로 먹고 남은 조개를 푹 끓여서 우러난 국물 맛은 또 얼마나 진국이었는지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이후로는 중독이 되어 기회만 닿으면 가보고 싶은 충동을 뿌리칠 수가 없습니다. 많이 잡는 사람은 조개 젓을 담을 정도로 잡아서 두고두고 먹고 팔기도 합니다.

 
www.wikipedia.com

케이프타운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이 있습니다. 식탁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지어진 테이블 마운틴은 바로 케이프타운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테이블 마운틴은 케이프타운을 보호라도 하는 양 끼고 한 가운데 장군 산처럼 우뚝 솟아 버티고 있습니다. 그 아래, Sea Point에는 월드컵을 멋지게 치른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Green point Studium)이 펼쳐져 있습니다.

 

▲ 바닷가에서 바라본 테이블 마운틴 www.wlkipedia.com 

테이블 마운틴 주위엔 이름난 해변이 즐비한데요. 온화한 바람과 파도로 넘실대며 그림같은 비치가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조차 닿지 않은듯한 조용하고 아늑한 백사장은 또 다른 유혹의 대상입니다. 이 장소만큼은 나만 알고 있을꺼야 라고 할 정도로 수줍은 새색시의 미소를 품고 있는 해변가도 있습니다.

 

 

▲ 테이블 베이 해변에서 즐기는 사람들

이렇게 멋진 해변과 함께 세계 7대 식물원의 하나인 거대한 커스텐 보쉬공원(Kirstenbosh Park)이 테이블 마운틴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테이블 마운틴 동쪽 경사면에 자리잡은 이 식물원은 1913년에 개원이 되었고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야생식물원입니다. 남아프리카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만 모아 전시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주에, 약간의 농산물을 얻기 위해 김초자 권사님이 운영하는 농장에 가는 길에 table bay에 들러서 다시마와 파래 등 해초류를 따서 왔습니다. 동행한 한 엄마가 이렇게 채취(採取)한 것들은 일년치의 육수와 간식으로 먹을 수 있고 밥반찬으로도 그만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부추김치에 다시마 육수를 넣어 보았는데 바다 맛이 약간 나는 듯 시원하면서 제법 맛있더군요. 피를 맑게 하고 피부에도 좋다고 하니 앞으로도 많이 먹어야겠습니다.

목적지인 농장에 가서 깻잎을 주섬주섬 따는데 아들이 좋아하는 고추를 따자며 손을 잡아 당기더군요. 약간의 욕심을 부려서 넉넉하게 따왔습니다.

 

 

덤으로 주는 무는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국도 끓여 먹고 단무지처럼 새콤달콤한 맛으로 고기와 싸먹으면 정말 환상입니다. 이때만큼은 고국이 그립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 많은 것을 권사님은 공짜로 주셨습니다. 지난번에 한국에 갔다 오면서 씨를 사다 드렸거든요. 선교하시는 분에게 돈으로 받기도 기꺼이 드렸는데 이렇게 또 받는 복을 누리게 됐습니다. 그날 맛본 행복감은 쾌청한 하늘만큼 넓고 높게 퍼져갔습니다.

 

남아프리카는 날씨가 뜨거우면서도 너무 좋기로 유명합니다. 남아공 관광 협회에서 내건 슬로건이 ‘남아프리카- 세계를 품은 나라’인데 그만큼 다양한 자연환경을 칭하는 것입니다. 한국과는 반대로 겨울이 우기이고, 현재 여름인 지금은 강력한 태양빛을 받아 2~3주 때부터 열무가 다 자란다고 합니다.

한국의 태양초 고춧가루가 좋다고는 하나, 필자의 소견에는 진정 태양초 고춧가루는 정말로 지글 지글 끓는 태양아래에서 뜨겁게 건조된 바람이 불어와 말린 이 아프리카에서 나는 것이 오리지날 태양초 고춧가루가 아닐까 라고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문득 남아프리카의 태양초 고춧가루를 역수출(逆輸出)하면 어떨까하는 상인(商人)의 정신이 발동합니다.

<중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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