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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엄마와 독수리 오형제가 다채롭게 펼쳐가는 삶, 지구끝 대륙 남아프리카에서 전하는 달콤쌉싸름한 이야기. 20여년의 정형화된 문화생활과 딱딱한 책상을 훌훌 털고 방목된 자유를 아름다운 빛깔, 무지개 나라의 사람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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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노이로제..남아공의 기러기엄마들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0-11-24 (수) 07:09:48

기러기 엄마들이 봉일까요? 요즘들어 아는 엄마들의 피해가 잇따라 마치 타겟이 되어 버린 듯한 착각이 듭니다.

저는 오늘 짐(헬스장)에 가서 또 실랑이를 벌이고 씩씩거리는 마음을 누르며 집에 왔습니다. 연회비를 내고 이용하던 짐에서 또한번의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휴가를 한국에서 보낸 탓에 이용 못한 1개월을 합치면 내년 2011년 1월이 되어야 일년 치가 끝나야 합니다. 그런데 12월도 아니고 3개월이 부족한 지난 10월에 끝났다는 것입니다.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일 주일 전부터 찾아가 그들과 실랑이를 해봐도 소용이 없길래 top-manager를 불러달라고 언성을 좀 높였습니다. 점잖은 대화도 한 두 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써 맞서 싸워야 한다는 지혜(知慧)를 경험으로 터득했기때문입니다.

외국인이라서 배려해주기는 커녕 도리어 어떻게 하면 한푼이라도 바가지를 씌울까, 그 돈으로 자기 주머니를 채우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 때문에 우리같은 약자가 타겟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울면서 겨자 먹는 심정이랄까요.

애들 다섯 명이 모두 운동을 하는데 한명 당, 적어도 일주일에 두 세 번 가라데 장이 있는 짐에 가야 합니다. 거의 매일 그 곳을 간다는 결론이 나오지요. 그 짐은 같은 가라데 도장 바로 옆에 있습니다.

 

어차피 매일 가다시피 하는 곳인만큼 남는 시간을 활용해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할 수 있고 차가 없이는 아무 곳도 갈 수가 없는 실정에서는 그나마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장소이기도 합니다.

남편 없이 혼자서 모든 업무, 가사 일을 병행(竝行)하는 기러기엄마들에게 이 같은 조건은 얼마나 큰 장점인지 모릅니다. 필자와 같은 의도로 짐을 이용하는 엄마들이 역시 적지 않더군요. 애들이 이 운동을 하는 이상 다른 곳은 엄두를 낼 수 없는 처지 입니다. 낙후된 시설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위로를 받습니다.

영어를 곧 잘하는 한 한국인 엄마가 있습니다. 스쿼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때문에 이 짐을 결정했는데 계약 당시 저와 함께 있었는데 표준가에 정규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계약이었습니다.

 

그런데 출입 할 수 있는 키를 받는 데에 만 2주가 소요 되었고 키를 받은 다음 날, 입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유인즉 "네가 납부한 금액은 제한된 시간에 사용 할 수 있는 특별 요금이라는 것"입니다. 보증금만 환불 받고 취소하든가, 아니면 추가금액을 더 내고 이용하라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행패였습니다.

그 엄마의 논리적인 육하원칙(六何原則)의 말에도 이미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나 없이 혼자 해결하려던 그 엄마는 유창한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것도 없는 저를 찾았습니다 그들이 "너는 영어로 대화가 안되니 친구인 저를 무조건 데리고 와서 그때 이야기 하자"고 무시하더랍니다.

결국, 제가 합석한 상태에서 서로 양보한 금액으로 조정을 하면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래, 일년간만 조용히 이용하자 라며 속 타는 마음을 달랬습니다. 일이 수습(收拾)되는 과정에서도 정말 입에 담기 어려운 흑인직원의 악담(惡談)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사건인지라 더 이상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한동안 필자는 그 가정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했습니다.

우체국부터 유치원,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도둑과 강도 등 강력범죄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납니다.

이때문에 업장에선 방탄창과 쇠창살은 기본이고 일반 가정도 방범창과 경보설비를 해놓은 집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조심을 해도 한국같으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이유로 일어나는 범죄도 있습니다.  

 

▲ 모든 상가가 쇠창살은 기본이다

남아공에 온지 오래된 또다른 엄마가, 한 기러기 엄마의 정착을 돕기 위하여 같이 은행에 동행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플랫트(아파트)의 게이트(문)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아주 짧은 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서 찾은 돈 모두를 털고 승용차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현금도 적지 않았지만 일주일 가까이 그 사건으로 몸 고생 마음 고생을 해야했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 강도가 은행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큰 돈을 찾아가는걸 보고 누군가 그 엄마가 어디 사는지 정보를 주어 강도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털어간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하면 정말 누구를 믿고 생활해야할지 소름이 끼칩니다.

설마 은행에서 그런 일을 하겠냐고 하시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게 현실입니다. 만만한 여자들만 당하는게 아닙니다.
남아공에서 10년 가까이 사업을 해 오신 분이 있습니다. 그 친척이 많은 돈을 찾기 위해 우람한 체구의 아는 남성을 보디가드겸 동행한채 은행에서 2만 랜드(약 3백만원)를 찾아서 나오는 길이였습니다. 각각의 돈 뭉치를 양 주머니에 넣고 조수석에 앉아서 이동을 했고 유치원 비를 납부하기 위해 차를 세웠습니다.
 

그때 권총을 든 흑인강도가 갑자기 들이닥쳐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것입니다. 그 일행을 계속 뒤 따라 온 것입니다. 남성이 돈 주기를 거부하자 강제로 주머니를 뒤져 한 뭉치의 돈과 새로 구입한 전자사전, 몇 가지 소지품이 들어 있던 선물로 받은 핸드백을 통째로 빼앗겼습니다. 다행히 나머지 돈 한 뭉치가 주머니 깊숙한 곳에 있어서 그나마 털리지 않은게 다행이었죠.

그런데 집에 와서 이 지폐 뭉치를 확인하니 100 랜드 뭉치의 돈 속에는 50 랜드와 더 작은 지폐들만 있었습니다. 피해를 당한 분이 영어가 유창한 동생을 대동하고 은행에 갔지만, 그 자리에서 확인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불할 수 없다고 해서 꼼짝없이 손해를 보고 말았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가짜로 섞어 준다는걸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뿐인가요? 한 엄마는 운전 중 잠시 신호를 받고 있는 동안에 갑자기 어떤 사람이 뛰어 들어와 조수석에 둔 핸드백을 들고 달아나는 피해도 당했습니다. 눈 뜨고 코 베어간다는 말을 남아공에서 써먹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범죄피해때문에 많은 가정이 ADT 알람을 설치하는데 알람이 울려도 도둑이 다 털고 달아나야 경찰이 온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경찰도 다치기가 싫다는 늑장 대응이지요. 심지어 경찰서조차 ADT 같은 보안 경비 시스템을 설치하는 웃지 못할 풍경(風景)이 벌어집니다.

 

▲ 경찰서조차 경비설비업체의 신세를 지고 있다

치안문제는 정말 남아공의 큰 골치거리입니다. 정말 상상하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이 순간에도 일어나는 아프리카의 갈 길이 참으로 멀고 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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