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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나의 두번째 남편(下)-흑인들의 자가용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0-08-22 (일) 01:28:21

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남아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부터 학교 등하교는 물론, 동네의 슈퍼마켓까지…. 모든 일상생활이 차가 발이 되어 움직이기때문에 자가용이 필수입니다. 
 
물론, 대중교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중교통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골든 애로우(golden arrlow)라는 대형버스와 함께 택시라는 미니버스가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의 택시가 아닙니다.

 

정원은 열두명이지만 얼마나 많이 비집고 타는지 그 수를 헤아리지 못합니다. 운전(運轉)은 또 얼마나 포악(暴惡)하게 하는지. 타고 내리는 곳은 아무곳이나 정류장이고…. 접촉 사고를 내고도 되레 큰소리 치고 도망 가 기러기 엄마를 가슴 아프게 만든 사연도 있습니다. 

또 다른 교통으로는 전철이 있는데 일하는 흑인들이 많이 이용하다 보니 철도길은 아침 8시~10시30분, 오후 5시~6시15분까지는 아예 차량이 통제(統制)되어 브릿지가 있는 도로는 혼잡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이런 대중 교통은 흑인들이 많이 이용(利用)하고 안전(安全) 문제로 백인들은 러시아워 때 가끔 이용하는 정도이고 아시아인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한 한국인 학생이 미니택시를 타고 가다가 돈과 핸드폰을 뺏겼다는 이야기도 가끔 들립니다. 골든 애로우 옆에 작은 글씨로 ‘bus for us’라고 되어 있는데 마치 ‘우리를 위한 버스다’라고 흑인들이 말하는 듯 합니다.

한번은 앞뒤에 버스가 있어 샌드위치 상태에서 신호를 받고 있는데,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에 땅이 흔들려 무슨 일인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버스 안에서  이상한 악기 같은 것을 들고 모두 일어나 노래와 춤으로 한껏 흥이 나 있는 것입니다. 그 육중한 무게들을 감내하는 버스가 덩달아 흔들릴 수 밖에요. 말 그대로 ‘우리를 위한 버스야!’라고 외치는 듯 했습니다.
  
여기 남아공에서는 특이한 것 중 하나가, 자동차 보험에 ‘엑세스 피(Excess Fee)’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보험가입자는 차를 찾을 때 반드시 내야 합니다. 게라지(차 정비소)에 엑세스 피를 지불해야 하는데 보험내용에 따라 적게는 900~3,000 랜드(50만원 정도) 지불합니다.

내가 사고를 당했어도 나중에 받을지 못 받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억울한 보험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차를 찾아야 하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납부를 합니다만, 약간의 모순이 아닐수 없습니다. 

우선 납부를 했다가 나중에 가해자로부터 돌려 받는 시스템인데, 못 받는 경우도 다반사 입니다. 주위에 엑세스 피(2~3,000 랜드)를 못 받고 떠난 몇 가정이 있기도 하거니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못 받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만 해도 두 번이나 있습니다.

석양이 지는 무렵에 차로 다니다 보면 도로로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전철 정거장에서, 버스 정거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차량 질주에도 건너겠다고 달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 내릴 때도 있지만…그렇게 살아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자면… 한편으로 씁쓸한 아픔을 느끼기도 합니다.

 

버스비 10랜드(1천5백원)에  일을 끝내고 미니택시에 몸을 싣고 가는 그들은 그래도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찌그러진 차 한쪽에, 화물칸이라도 구걸해서 타고 가는 이들은 또 그나마 행복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없이 짐 보따리를 매고, 이고 어디까지 걸어가는지.. 1km, 2km…를 마냥 걸어가는 흑인들을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땅끝 나라,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도, 삶의 고달픔이 젖어있는 짐 보따리 수레속에서 그들의 한숨은 깊어집니다.

인종차별정책이 철폐되었다고 하지만 빈부차이(貧富差異)가 너무나도 큰 남아공 사람들. 그들의 문제(問題)는 아직도 극복해야 숙제로 남아 있음을 일상의 풍경에서 찾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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