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Grade 2)인 아들이 집에 와서 한참 숙제(宿題)를 하더니, 주방에서 저녁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와서 질문을 한다.
“엄마, 만델라 죄수(罪囚) 번호가 몇번 인줄 아세요?”
‘내가 우리나라 김대중 대통령의 죄수번호도 모르는데, 남의 나라 만델라 죄수 번호를 알아야 하나?!’라는 마음이 울컥 들었지만 부드러운 표정으로.. “글쎄? 몇 번일까?” 라며 되물었다.
“엄마는 모르죠. 저는 알고 있어요. 오늘 학교에서 배웠어요, 죄수 번호는 46664이야! 그리고 이번 주 일요일, 7월 18일이 만델라 92번째 생신이예요, 오늘 만델라 그림도 그렸어요!”
자기가 그린 만델라 그림이 학교에 붙여져 있다고 자랑을 늘어 놓는 아이의 얼굴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그분을 향한 굉장한 공경심을 엿볼 수가 있었다.
▲ 만델라의 옷을 색칠한 Grade 2의 상연이 작품
그의 민주활동에 몸 바친 인생의 깊은 주름살의 역사를, 국민 2세들이 교과서와 선생님의 가르침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고 온 것이다. 살아 있는 전설(傳說)이자 신화(神話)인 만델라. 유엔(UN)에서는 그의 박애주의(博愛主義) 정신을 기념하여 ‘만델라 데이’를 지정, 어려운 이웃에 봉사하는 나눔의 날로 공식적으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
그의 일생을 간략히 소개 한다면…
1918년 7월 18일 트란스케이 움타타에서 탬부족 족장의 아들로 출생.
1940년 포토헤어 대학재학중 시위를 주동하다 퇴학.
1944년 아프리카 민족회의(ANC) 청년연맹 창설.
1952년 요하네스버그 법률상담소 개설해 아파르트 헤이트(Aparthied:인종격리정책을 뜻하는 아프리칸스어) 반대운동에 앞장. 본격적인 흑인 운동 가담. 두 차례 체포.
1960년 샤프빌 흑인 학생 학살사건을 계기로 평화시위운동 중단.
1962년 다시 체포되어 5년 형 선고.
1963년 ~ 1964년 범죄혐의 추가로 재판을 받고 종신형 선고.
1990년 2월 27년의 형기를 살고 석방.
1991년 아프리카 민족회의 의장 추대.
1993년 노벨 평화상 수상.
1994년 5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취임.
▲ 만델라가 수감됐던 로빈 아일랜드에서 촬영한 사진
이번 주는 파운데이션 만델라 데이로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만델라 기념상도 요하네스버그에 많이 있다지요. 기회가 닿으면 한번 가보고 싶지만, 만델라가 갇혀 있던, 로빈 아일랜드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신 위안을 해봅니다.
만델라는 흑인들에게는 영웅으로 통하고 ‘환타스틱’으로 표현합니다. 백인들도 역시 아주 좋은 인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1960년대에 만델라와 같은 위대한 흑인 지도자이자 ANC 일원이었던 앨버트 루툴리(Albert Luthuli) 역시 노벨평화상 수상입니다. 만약, 이분이 타계하지 않았다면 최초의 남아공 흑인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그 다음해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탄생했고 1964년에 만델라가 포함된 ANC 멤버 8인에게 반역죄(反逆罪)를 묻는 ‘리버니아 재판’에서 종신형(終身刑)이 내려집니다. 1990년에는 만델라를 비롯해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을 위해 싸우다 투옥된 ‘리보니아 재판’ 당사자들이 석방이 됩니다.
1991년에 클레르크 대통령이 인종차별정책의 근간법(根幹法)들을 폐지하게 됩니다. 1994년도 4월에 남아프리카 최초의 민주 선거를 통해 만델라가 같은 해 5월에 대통령 취임(就任)을 합니다.
▲ 워터프런트에 있는 넬슨 만델라 동상
전 세계적으로 민주활동을 하신 분들을 꼽자면 대표적으로 미얀마에는 아웅산 수치가 있고 인도에는 마하트마 간디가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만델라가 있습니다.
한국의 만델라라면 당연히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말할 수가 있습니다. 남아공은 아홉 명의 노벨 문학, 생리학, 의학 수상자를 탄생시킨 나라이고 노벨 평화상 부분만 네 명을 배출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불인정하며 항의를 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자기가 수상을 받은 양 기뻐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분을 일부에서 “돈으로 매수했네..” 운운하며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로 가슴이 아프고 낯 뜨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국가적으로 봐서는 엄청난 손해이고 그 같은 행동이 누워서 침 뱉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 만델라의 생일을 축하하며 아이들이 색칠한 그림들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얼굴로 그의 삶을 배우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미래의 초침이 되어서 방향을 제시하고 옳은 일을 위해서 싸울 줄 아는 용감한 아이,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남의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배우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