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6강을 결정짓는 나이지리아 전을 앞두고 케이프타운의 한인들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 ‘한국식 단체응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치안 문제로 길거리 응원을 생각할 수는 없구요. 공공장소에서도 사람들이 많지 않으면 위험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의 유럽’이라는 별명답게 상당히 쾌적한 환경에 범죄율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지난 22일 약 100여명의 한인들이 케이프 타운의 대형쇼핑몰 ‘센추리시티’에 모여서 응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경기와 함께 아르헨티나-그리스전도 관심사였기 때문에 한인회에서 미리 쇼핑몰의 매니저에게 부탁을 해서 큰 TV 한 대와 작은 TV 한 대를 각각 설치해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현지인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아르헨티나전을 대형 TV로 보고 작은 TV로 한국-나이지리아 전이 될까 걱정을 햇는데. 다행히도 우리 경기를 대형 TV로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고개만 돌려서 양쪽을 확인하고 바쁘게 왔다갔다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
처음에는 아무래도 한국같지 않아서 주변 눈치를 보며 조용하게 관전하는가 싶었는데 점점 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거듭되니까 너도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지르고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응원을 시작하게 되더군요.
그러자 주변에 있던 현지인 및 외국인들은 마치 창경원의 원숭이를 보듯 바깥을 둘러 싼 채 우리를 신기하게 보는 듯 했습니다.
경기보다 우리 응원에 더 흥미를 갖고 보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붉은 악마의 현지 버전을 보는 듯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 옆 자리에 5~ 6명의 나이지리아인들이 응원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의 기세에 눌려 눈치를 보면서 응원 하는 모습이 약간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도 역시 많지 않은 100여명 정도가 모였지만 골을 넣을 때마다 얼마나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는지 천지가 진동하는 것 같았어요. 정말 조국 대한민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모두 하나 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마침내 경기가 끝나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서로 얼싸앉는 모습들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정말 외국 생활을 하면서 같은 민족애를 느끼고 서로 힘이 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사상 원정 경기 최초 16강이라니... 그 역사가 여기 남아공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 정말 행복하고...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함을 느낍니다.
16강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에 또 갈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버스로 10시간 거리인지라 잘 될까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이 기필코 우루과이를 꺾고 8강의 도약을 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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