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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개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犬권과 人권을 혼동하지 말자. 개를 개답게 사랑하는 애견전문가의 솔(찮이)직(설적인)한 이야기. 대한독스포츠연맹 이사, MBC해설위원, 경기도교육청 집필위원, 대한경제연구소 연구원, BAB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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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너 정체가 뭐냐?..반인반수의 존재

글쓴이 : 최지용 날짜 : 2013-12-09 (월) 12:08:37

 

 

지금까지 칼럼을 많이 기고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새롭게 기고하기 시작하는 첫회분이었다. 독자층의 컬러도 잘 모르겠고, 편집자의 의도 또한 염두(念頭)에 두어야 하겠기에 몇 번 정도의 눈치를 보게 됨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게 머리를 굴리다가도 마감일이 다가오면 “명견이 짖어도 개소리요, 변견이 짖어도 개소린데,,,,” 그냥 허심탄회하게 어깨에 힘 빼고 기고하게 되듯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냥 ‘犬에 대한 소리’를 하게 된다.

 

 


 

개! 정체가 무엇이냐? 네발로 돌아다니는 우리 주변의 동물, 혹자는 음식이라고 하지만 우리집에서는 그릇 속에 담기지 않고 네발로 식탁에 올라가는 버릇없는 막내아이.

 

사람에게는 절대 충성을 맹세하는 충신이지만 동물중에 유일하게 자기 종족을 배반한 배반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만물중에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며, 인간 주변의 존재중 가장 동물적인 대상. 그래서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존재.

 

 

이 존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그들의 종류는 국내토종견인 진돗개, 삽살이, 풍산개, 동경이, 불개, 제주개 등과 이미 멸종된 바둑이, 쌀개, 발바리-요사이 발바리는 아주 못된 성폭행범을 지칭하지만 원래의 발바리는 작고 몸체에 비해 다리가 짧은 귀여운 개를 뜻함-를 비롯하여 각 나라별로 존재하는 1천 여종의 견종중에 세계애견연맹에서 인정한 공식견종은 400여종, 이중 우리나라에는 250여종의 개들이 반입되어 있다.

 

개들의 색은 흰색, 검은색, 노란색, 회색, 갈색, 적색, 청색, 점박이 등 수없이 많은 색을 지녔고, 작은 개는 1.5kg부터 커다란 60kg까지 견종별로 40배의 차이가 나고,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가정견인 ‘푸들, 말티즈, 요크셔 테리어, 치와와, 진돗개, 세퍼트’ 외에 몸에 털이 전혀 없는 ‘쇼로이츠 퀸틀리’, 머리와 꼬리만 털이 나는 ‘차이니스 크레스티드 독’, 걸어다니는 대걸레 ‘코몬돌’, 꼬리가 없이 태어나는 ‘웰시 코기 펨브록, 동경이’, 발에 물갈퀴가 있는 ‘뉴펀들랜드’, 암벽타기의 달인 발가락이 6개인 ‘룬데훈트’, 잘 짖지 않고 노래하는 개 ‘바센지’, 언제나 짖는 ‘비글’, 등부분의 털이 거꾸로 자라는 사자 사냥개 ‘로데지안 리지백’, 귀족의 늑대사냥개 ‘보르조이’, 경주마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그레이 하운드’, 혀가 파란 ‘차우차우’.

 

이젠 뭘 알아보지? 원산지로 알아볼까? 목적별로 알아볼까? 이렇게 복잡하게 알아봐야 개의 정체는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그렇다고 직업을 기준하면 경찰견, 군견, 인명구조견, 맹인안내견, 장애인보조견, 마약탐지견, 경비견, 경호견, 애완견, 가축몰이견, 투견 등이니 도대체 얘네들이 뭐하는 애들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학자들이 명명한 개의 학명을 살펴보면 ‘카니스 루퍼스 파밀리아리스(Canis lupus familiaris)’란다. 학명에 가족이라는 뜻이 들어갔다. 이렇게 학명을 붙인 것이 엊그제도 아니고 수십년전인데 현대의 개가 가족이 될지 어떻게 아시고 선견지명(先見之明)으로 이렇게도 학명을 적절하게 잘 지으셨을까. 어쨌든 결론은 개의 정체는 가족으로 판명난 것인가?

 

처음 인간에 의하여 길들여진 늑대는 우리들의 필요에 맞게 개량되고, 사육되어 왔다. 아직도 목적이 분명한 목적견이 있지만 우리들이 먹고 살만해지자 대부분의 개들은 귀여운 장난감처럼 키워지는 애완견(愛玩犬)으로 둔갑을 하게 되었고, 이제 사회가 각박해지고, 핵가족화, 이혼과 결혼등으로 가족 분할이 많아지자 대부분의 사람들의 외로움을 나누는 인생의 동반자격인 반려견(伴侶犬)으로까지 신분을 상승시켰다.

 

 

 


 

 

자식도 결혼하고 나가서 살면 주말이나 월말에 한번씩 보는 손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개가 자식의 자리를 턱하니 빼앗고 앉아서 가족이라고 폼을 잡는다. 물론 주인도 한소리 한다. ‘자식보다 나아 자식보다 낫다구’ 어린시절 내가 예쁘다고 물고 빨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주시던 부모님이 어디서 개 한 마리 들여 놓고는 나보다 개가 더 낫다고 하니 이거 억울해서 못산다. 그러나 어찌하오리. 부모말도 나보다 더 잘 듣고, 뜻도 잘 따르고, 밤이나 낮이나 부모님이 들어오시면 엉덩이를 미친듯이 흔들며 반기고, 사업자금 달라는 말도 안하고, 외박도 안하고, 술도 담배도 안하니 나보다 더 좋아할 수 밖에,,,,,

 

늙어서 쭈글쭈글한 부모님 얼굴을 여기저기 뽀뽀하라고 하면 과연 흔쾌히 내가 할까? 손에 옹이가 박히고, 손톱이 갈라진 나무뿌리 같은 부모님 손을 물고 빨라고 하면 나는 기쁜 마음에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가야 우리 밖에 나가자’ 하면 좋아서 폴짝 폴짝 뛸 수 있나? 이렇게 말하다 보니 얼마 전 부모님이 어디 좀 태워 달라는 요구에 ‘택시 타고 가세요’라고 한 내가 공연히 쥐구멍이 찾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한쪽에서는 개를 몸에 좋은 보신용이라고 먹는 사람들과, 한쪽에서는 키우는 개를 위해서 자신들의 아이를 갖지 않는 애견딩크족이 존재한다. 개들 입장에서 보면 천당과 지옥이 공존(共存)하는 신기한 나라. 대한민국!

 

앞으로 점점 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애견시장은 팽창하고, 증가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를 더 키우게 될 것이고, 키우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은 여전히 개를 키우지 않을 것이고, 키우는 사람들은 사람에게서 받지 못하는 사랑과 믿음을 개에게서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개가 인간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는 법, 그 시대, 그 환경에 맞는 애견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보편적인 애견문화는 존재하지만 개인마다 취향마다 문화의 해석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문화의 정도와 차이를 서로 존중하는 배려심이 바탕에 있다면 키우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 올바른 애견문화속에서 개와 함께 서로 잘 어울리며 살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번 칼럼이 솔직하고 재미있는 개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올바른 애견문화 정착(定着)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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