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대학생 7 ~ 8명이 빙 둘러서서 가운데를 쳐다보고 있고, 가운데에는 두명이 앉은 채로 무엇인가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도 학생들은 정신이 팔려 하던 일을 계속했다. 궁금한나머지 “너희들 여기서 뭐하고 있니?” 라고 묻자 고개를 돌려 학생들은 “안녕하세요 교수님!”하고 인사하더니 “저희들, 교배(交配)하고 있는데요” 하고 말한다.
가운데 앉은 학생 한명은 ‘미니어쳐 슈나우져’ 암컷을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다른 한명은 암컷 등위에 올라간 수컷을 번식시간에 배운 기술(?)을 사용하여 도와주고 있었으며 다른 학우들은 두 학생의 실습을 견학하고 있는 아주 바람직한 자리였다.
물론 본인은 “떼끼 이놈들 교배를 너희가 하냐? 누가 물어보면 교배 시킨다고 해야지, 그리고 벌건 대낮에 여러명이 뭐하는 거야, 교배시킬 필요가 있다면 다른과 학생들도 오고가는 그런 곳이 아니라 우리과 실습실에 들어가서 시켜야지, 구석진데서 이러고 있으니까 저 개들이 하는 일이 꼭 필요한 번식행위가 아니라 잘못된 행위처럼 보이잖니?”라고 했다.
그 이후 수업시간에 개의 번식을 위한 교배도 중요하지만 교배장소, 타인들에 대한 배려, 그리고 교배에 관련된 표현방법을 집중 강의를 해주었다.
몇 년전 서울 충무로 애견거리에 있는 한 애견센터에 간 일이 있었다.
그 애견센터에 들어서자 종업원이 상냥하게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강아지 구경하시겠어요?” 아가씨의 인사에 “저는 김사장님 뵈러 왔는데 아무개라고 합니다. 약속이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사장님 어디 가셨나요?” 라는 물음에 그 아가씨는 해맑은 웃음으로 대답했다.
“아 그러세요? 지금 사장님 2층에서 교배하고 계신데요 불러 드릴까요?”
세상에 사장님이 교배하고 계시다고 말하는 여직원이 어디 있으며, 또 사장님이 정말로 교배(?)하고 계신데 부른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결례(缺禮)일 것이다.
장난기가 발동했다. “누구랑 같이 하시나요?”라고 묻자 여직원은 당연한 듯이 “아니요 혼자서 하시고 계신데요”라고 하였다.
환갑이 다된 양반이 벌건 대낮에 가게 2층에서 혼자 하시다니 그렇게 급하셨나?
그래서 “알았습니다. 부르지 마세요 제가 올라가서 뵙지요” 라고 말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문제의 사장님은 당시 인기절정이었던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 암수 한쌍을 교배시켜 놓고 쉬고 있었다.
“사장님! 여직원이 사장님 혼자서 교배하고 계시다는데 이제 나이도 생각하셔야죠”
둘이서 실컷 웃고, 여직원은 약간의 꾸지람을 들었는데 말은 조심하고 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