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하는 벗님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십니까.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100만 명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사망자도 6만명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동북부 3개 주도 확진자 40만 명에 사망자 3만 명을 바라봅니다. 다행히 이 지역 증가속도가 정상에서 완만하게 하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7월 말쯤이면 의료체계가 정상으로 돌아갈 정도로 수습(收拾)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의료체계가 정상화된다는 의미는 병원에서 다른 질병의 환자도 받을 수 있는 여유가 된다는 뜻입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당장 제가 사는 낫소 카운티가 큰일입니다. 인구 135만 카운티에 확진자가 3만3천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대부분 병실을 차지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코로나 확진자라도 경증일 경우 입원이나 격리가 불가능합니다. 대부분 집에서 몇 주씩 앓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점염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미국 국립의학연구소(NIH) 전염병센터 소장 앤서니 파우시 박사(DR. Anthony Fauci)는 미국과 세계가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을철 독감계절과 겹치면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1918년 세계 5천만 명 넘는 사람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도 봄에 벌어진 1차 유행보다는 가을의 2차 유행이 더 치명적이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가 변이되며 더욱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도 여름에 잦아들었다가 가을에 더 강한 바이러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며칠 전 뉴욕주가 주민 3천명을 무작위로 코로나19 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13.9%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이 수치를 인구에 대비하면 약 270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현재 파악된 숫자의 10배에 해당합니다.
일본의 임상전문가도 정부발표보다 코로나 감염자가 12배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확하게 양성판정 받지 않은 사람, 검사받지 않은 경증상자, 무증상자 비율을 토대로 추산(推算)한 것입니다. 그의 추산이 맞는다면 일본 총 확진자도 15만 명에 달하는 셈입니다. 이는 코로나 검사자체가 인구비례로 따져 한국에 비해 훨씬 적은 탓입니다.
한국은 인구의 1.2%가 넘는 60만 명 이상 검사했지만 미국, 일본은 인구에 대비하면 한국의 10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코로나 대처 모범국으로 부상한 것은 코로나에 조금이라도 노출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공격적으로 검사하고 확진자들의 이동경로와 접촉자를 찾아내 적극적으로 대처(對處)한 것이 주효한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확진자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누구와 접촉했는지 알 수도 없고 묻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여러 가지입니다. 모르긴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이 시련이 끝나도 계속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적 관행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위생관념도 더욱 철저해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류는 한 가족’으로 이러한 세계적 위기에는 서로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서로 패권 경쟁하던 중국이 미국에 지원물자를 보내고 한국이 세계 대부분 나라에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이러한 연대의식의 발로입니다.
또 시리아, 예멘, 요르단 등 중동지역과 대부분 분쟁지역에서도 총성(銃聲)이 멎었습니다. 만일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세계적 연대정신이 높아져 인류가 한 공동체임을 깨닫고 모든 지역에서 분쟁과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정착될 수만 있다면 성서가 예언한 인류 최대의 소망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야 2.4)는 평화의 세계가 도래(到來)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이런 세상을 만들라고 인류에게 하소연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벗님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2020년 4월26일
뉴욕에서 장기풍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