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에서 보름을 지냈다.
그 중에 카오산 로드에서 닷새를 뭉갰다.
카오산 로드는 방콕 프라나콘 방람푸 지역에 있는 짧은 거리 이름이다.
불과 300m의 거리다.
카오산은 '가공된 쌀'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강변에 있는 쌀거래의 중심지였다.
시내에서 멀다.
지상철이나 지하철이 연결되지 않는다.
버스가 있지만 쪼깨 불편하다.
짜오프라야 강의 페리 보트를 타는게 그나마 가기 편하다.
전 세계 가난한 배낭 여행자들의 집합소다.
청춘들의 해방구(解放區)다.
동남아 여행의 관문이자 베이스 캠프다.

1년 전에는 이 거리에서 우연히 교장으로 퇴직한 페친 쌤을 만났었다.
그는 히말라야 등반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며칠 쉬려고 왔었다.
우연히도 내 숙소 바로 옆 호텔에서 묵었다.
며칠 동안 매일 저녁에 만나 즐겁게 지냈었다.
히말라야 매니아인 그를 언젠가 여기서 다시 만날수도 있을것 같다.
난 18년 전에 처음 갔었다.
지금도 그 거리 그 식당이 그대로다.
방콕 시내의 아속, 통로, 시암, 스쿰빗 등의 화려한 변신과는 대조가 된다.

밤과 낮이 180도 다르다. 다양하다.
낮에는 졸음이 덜깬 거리 같다.
밤이 되면 활기가 넘친다.
국적, 인종, 피부색, 언어, 나이 따위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흥에 겨워 잘 노는 자가 위너다.
7만 살 청춘으로 지구별을 유랑중이다.
이제 고달픈 여행은 노땡큐다.
편하고 재미나게 즐기기로 했다.
나에게 카오산은 글램핑장 같은 곳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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