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쿡 노마드 D+38. 7월 21일.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돌아간다.
4,500km 빠께(밖에) 안된다.
두 번째 가는거라멀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지상에서 가장 어려운 레이싱이라는 다카르 랠리(ASO Dakar Rally)는 편도 5,000km, 왕복10,000km가 넘는다.
우리의 미국 대륙 자동차 일주 여행 총 거리는 15,000km가 넘는다.
그러나 드라이빙은 그냥 좀 밍밍했다.
앞으로 남은 4,500km는 색다르게 해보기로했다.
여행은 미쳐야 찐 맛이다.
최고는 도전이다.
최단 시간 최장 거리 레이싱 신기록 수립에 도전하기로 했다.
4일 동안 4,500km의 랠리를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남자야 남자~
아주 상남자야~ ㅎㅎㅎㅎㅎ
아무리 강한 넘도 즐기는 넘 못당혀~
어깨뽕이 잔뜩 들었다.
우리만의 아메리카 랠리를 시작하기로했다.
짜릿함을 위하여~
출발 하자마자 무박 2일로 무려1572마일(2515km)을 왔다.
절반 거리를 훌쩍 넘어 버렸다.
이거 너무한거 아님?
텍사스의 에머릴로에서 고기를 꾸어 먹고 푸우욱~ 쉬어주었다.
이틀 만에 더운 물로 샤워하고 침대에 등짝을 대니 포근하다.
85달러 짜리 Atrea Inn이 스위트 홈 같다.
조식 까지준다.
아침 8시에 숙소를 출발해서 서쪽으로 가고 있다.

뉴 멕시코주를 지나 아리조나주를 앞두고 있다.
서쪽으로 가면서 1시간씩 뒤로 늦어진다.
1시간씩 나이가 어려진다.ㅎ
당번 운전자 옆에서 비번이 기절한듯 잔다.
나는 뒷자리에서 커피 마시며 포스팅을 한다.
클라이슬러 밴은 이동하는 카페고 쉼터다.
생각보단 힘들지 않다.
오히려 여유가 있다.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여친들(여행 친구) 덕분에 누리는 재미다.
너무 빨리 달려온것 같다.
남은 길은 좀 쉬엄쉬엄 가야겠다.
PS. 이 글을 보고 고종 황제같은 말 씀 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우려된다.
이방인들이 테니스 치는걸 보고 한 말씀했단다. "저렇게 힘든 짓을 하인들 시키면 되지 왜 저렇게 고생하는고?"
(답변)
It's my pleasure.
I enjoy it a lot.
(통역) 지금 안하면 다시는 이런 미친짓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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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세스 Success ~>
- 미쿡 노마드 D+40. 7월 23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3박 4일 동안 4,500km를 말아버렸다.
도장 깨기 성공이다.
7월 20일 11시 워싱턴을 출발했다.
7월 23일 22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83시간의 아메리카 횡단 랠리를 무사히 마친거다.
달리면서 생각했다.
미국은 미쳤다.
땅덩어리 사이즈와 스케일이 미쳤다.
하늘이 미쳤다.

팁이 미쳤다.
우리도 여행에 미쳤다.
남들과 똑같다면 보편적인 행복을 누릴것이다.
제대로 미치면 특별한 해피 바이러스 감염자가 된다.
한번도 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박 3일을 지내고 거시기는 먼저 귀국한다.
여기서 미국 대륙 자동차 일주 여행의 1막을 내린다.
커튼 콜 따위는 없다. ㅎㅎ
거시기를 보내고나서 두 사람은 남아서 여행 2막을 시작한다.
1막과는 완전 다른 컨셉으로 여행하려고한다.
디테일한 계획이 없다.
마음 끌리는대로 간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다.
천천히 간다.
진정한 미쿡 노마드를 시작하려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않을수 있는 자유,
꿈꾸는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기로했다.

석양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순식간이다.
찰라일 뿐이다.
7만 년을 산 내 인생의 마지막 미친짓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최고로 멋진 Journey가 되리라 믿는다.
부디 염려나 걱정의 댓글은 참아주기 바란다.
나의 로맨스를 불륜이라 비하하고 질책하는거랑 똑같은거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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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바꿔 여행을 다 바꿔 >
- 미쿡 노마드 D+42. 7월 25일.
내일 거시기가 귀국한다.
공항에서 작별하고 바로 새 랜트카를 받는다.
미쿡 노마드 1부 끝이다.
43일이 휘리릭 지나갔다.
바로 2부를 시작한다.

7월 26일 ~8월28일(34일)
내일 부터는 여행의 컨셉과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다.
바꿔 바꿔~
여행을 다 바꿔~
지금까지는 열심히 채웠다.
미친(미쿡과 친해지는) 여행이었다.
내일 부터는 비우고 내려 놓고 버리는 여행을 한다.
감성 여행이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흘러흘러 가보기로했다.
일단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가야겠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고 싶다.
산타 바바라, 말리브, 산타 모니카, 솔뱅 ~
아~쒸~
이름이 웰케 예쁜거야?
매혹적인 네이밍이다.
순진한 나를 유혹한다.
설레이게한다.
기꺼이 유혹(誘惑)에 빠져보고 싶다.
'미영 리오 가리오 비치'도 가보고 싶다.
일단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고 까지 1번 국도 로드 트립만 확정이다.
그 다음은 끌리는대로 가보려한다.

지금은 이틀 째 달콤한 꿀휴식을 빨고있다.
1부는 참 빡세게 돌았다.
2만 km를 주행했다.
바쁘게 계획을 쫒아서 다닌 여행이었다.
2부는 슬로우 슬로우, 두리번 두리번 해보려한다.
무계획 여행이다.

영화도 전편과 비슷한 후편은 재미없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다른 컨셉의 노마드가 되보는거다 뭐.
이제 도전, 용기, 성취, 속도는 떠나 보낸다.
대신 설레임, 여유, 힐링, 기쁨과 함께하려고 한다.
최고의 여행은 자기를 바꾸는 법을 터득하고 실행하는 여행이다.
세상을 바꿀수는 없다.
나를 바꾸고 나의 여행을 바꾸면 다른 세상과 감동을 만날거라고 믿는다.
나! 철시로 돌아 갈래! (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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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지 말아주삼>
- 미쿡 노마드 D+43. 7월 26일.
거시기가 귀국했다.
예정된 이별이지만 많이 아쉽다.
새 직장에 잘 적응하리라 믿는다.
함께 점심을 먹고 공항 작별~
우버를 불러서 알라모 렌트카 사무실로 갔다.
Sky train도 있지만 차에 실을 짐이 많아서 손을 떨면서 우버 콜을 했다.
짧은 거리인데 37달러다.
토요타 LAV4 SUV를 인수했다.
우선 가까운 국제 마트로 갔다.
각종 먹거리를 잔뜩 샀다.
카트로 2개가 가득이다.
개스는 풀이고
부식도 빵빵하다.
어디든 갈 수 있다.

태평양을 바라보며 해안길을 달렸다.
나의 로망이었다.
비록 꿈 꾸었던 빨간색 오픈카는 아니다.
옆자리에 스카프를 바람에 휘날리는 미녀도 없다.
고래도 기분이 트더진다.
가슴이 툭 트인다.
절벽과 파도와 수평선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팔딱댄다.
내가 용띄라 그런가?
뷰 포인트에서 만난 미국인이 Happy fourth!라고 인사를 한다.
Have a wonderful trip by car!
미쿡은 역쒸 자동차 여행이 찐 맛이다.
뷰 포인트 마다 차를 세우고 혼자서 영화를 찍었다.
겨우 half moon bay 까지 왔다.
165km 달렸다.
가장 짧은 주행 기록이다.
숙소를 찾아야한다.
폭풍 검색~
해안가의 호텔들은 요금이 후덜덜이다.

미련없이 포기다.
운좋게 산 호세 근교의 미친 가격 모텔 득탬~
1시간 반 거리다.
리뷰 평은 형편 무인지경이라 뜬다.
그러면 어때.
가격만 착하면 됐지.
바로 차를 돌렸다.
73달러다.
미국 노마드 46일 만에 최저가다.
역시나 방은 꼬졌다.
방 문을 열자마자 싸구려 방향제 냄새가 확 풍긴다.
요런거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즉각 훈련소 내무반 추억을 소환했다.
바로 5성급 호텔급으로 느낌이 반전된다. ㅋ
환기만 시키면 오케이다.
요 방도 땡큐다.
한국 마트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만찬을 즐겼다.
화려한 밥상이다.
연어회, 불고기 잡곡밥, 갈비 흰쌀밥, 열무 김치, 썰은 김치다.
소확행이다.
손톱 밑에 때는 꼈어도 가슴엔 낭만(浪漫)을 품고 사는 남자다.
지갑은 얇아도 낭만은 가득한 남자다.
푸하하하
아무래도 허파에 바람 든것 같다.
누구든 말리지 말아주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