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만남 김응수선배님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어제 도착했다.
하루 쉬고 오늘 처음 보러 간 곳은 30만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키베라 빈민촌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연주씨랑 둘이서 여길 먼저 보기로했다.
나랑 여행 코드가 같다.
외국인들만 가면 위험하다고 해서 키베라 출신 가이드를 섭외해서 함께 갔다.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키베라의 구석구석을 돌아 보았다.


방 한칸에 4식구가 사는 월세 집을 구경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다가 중간에 나와 버렸다.
가슴이 먹먹해서 더 들을수가 없었다.
월세 3만원을 내지 못해 쫓겨나는 사람들 이야기를 도저히 감당할수가 없다.
끝까지 있다가 나온 연주씨의 얼굴 표정이 금새 눈물을 쏟아낼것 같다.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봤던 톤도 빈민촌과 어쩜 이리 똑같을까?
브라질의 리우에서 봤던 파벨라의 슬픔과 어쩜 이리 판박이일까?
세계 3대 빈민촌인 파벨라와 톤도 그리고 키베라의 모습은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규모가 줄어 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기만한다.
키베라는 포스팅하기가 참 힘들다


지금 케냐는 밤 4시다.
오늘 아침 일찍 출발하는 3일간의 사파리 투어를 예약해 두었다.
알람을 6시로 맞춰 두었는데 도대체 잠을 이룰수가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주절댈 의욕이 나질 않는다.
아이들 세대에는 나아지길 희망하며
그냥 사진 몇 장으로 끝맺음하기로 한다.
페친들이 헤아려서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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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만남
머나먼 아프리카 땅 케냐에서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뜻밖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나이로비의 둘쨋날 키베라 빈민촌을 다녀와서 조금 우울해 있었다.
그런데 존경하던 선배님을 만났으니 그 반가움과 기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할수가 없다.
우울감이 행복감으로 바뀌었다.
시절 인연 덕분이다.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리우는
케냐에서14년이란 긴 세월을 봉사하며 살고 계신 김응수 선배님은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한국에 계신 김선배님의 동기생인 이문호 장군님이 페북을 통해 내가 케냐에 간다는걸 아시고 중간에서 연결을 해주셨다.
변함없는 애정과 배려에 감사한다.
나는 다음날 마사이 마라 사파리 투어를 떠났다가 바로 뭄바사로 가야하기 때문에 전화로 인사만 드리려했다.
김선배님은 무슨 소리냐? 그럼 지금 당장 그 곳으로 가겠단다.
2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오셨다.
시티 센터에 자바 커피숍이 여러개 있는줄 모르고 위치를 알려 드렸는데 물어물어서 찾아 오셨다.
케냐 커피가 유명하니 커피나 한잔 마시며 회포를 나눌 생각이었다.
김선배님은 저녁 먹으며 꼭 쏘주 한잔 사줘서 보내시겠단다.
한국인이 하는 일식집으로 자리를 옮겨 늦게 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내가 아는 분 중에 은퇴하고 가장 멋지고 보람있게 사시는 분이다.
이역만리에서 우연히 만나서 기쁘다.
더 기쁜건 여전히 봉사하며 현역으로 사시는 찐으로 존경할만한 롤 모델 선배를 만나는 행운을 누린 것이다.
역시 최고의 여행은 사람 여행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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